며칠째 계속되는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날씨는 한마디로 기기막혔다.
미쳐서 날뛰는 바다는 약간은 잠잠해졌지만, 코발트빛 예쁜 색깔은 어디로 사라지고
하늘과 바다는 우중충했고, 기온은 11월초쯤 된듯, 몹씨 추웠다.
동해남부 해안가에 살면서 겪게되는 태풍의 직 간접인 영향에 어떤 느낌이냐고...
해안가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친구 같은 지인에게 물었더니
지긋지긋하다는 표현보다는, 그냥 마음을 비우고 살아온 세월이라서 무감각이라고 했다.
매주 주말에 이틀씩 꼭 다녀와야 하는, 이번 주 해안가 풍경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었지만
갯바위 마다 피어있는 해국꽃이 예쁜 모습이 위안이 되어주는것 같았다.
날씨가 좋아지면, 해국을 만나기위해 해안가 산책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범어사 경내에서 금강암으로 가는길은 금정산성 북문을 향해 산을 올라가다보면
산 중턱쯤에 자리잡고 있다.
범어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이며, 금강암은 범어사 산내암자이다.
다른곳에서는 '물봉선'이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곳 금강암으로 가는 길에는 물봉선의 군락지가 제법 있었다.
금강암 입구의 현판은 한글이라는 것에 시선이 멈춰졌다.
보통 절집의 현판과 주련은 한문이 대부분인데
금강암의 특징은 전각마다 현판과 주련이 한글이어서 주련에 쓰여진 좋은 글귀를 읽어볼수 있었다.
스님들께서 수행정진하는 요사채 '자혜전'
금강암에는 약사전 위에 나한전이 있는듯 보여졌으나
약사전과 나한전은 출입구가 확실하게 구분이 되어 있었다.
금강암에 몇번씩이나 갔었지만, 한번도 출입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약사전이 동굴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혼자 갔을때는 괜한 두려움이 있어서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동행이 있었기에 참배를 할 수 있었다.
약사전 내부
금강암에서 바라본 금정산 계명봉 중턱의 '계명암'
금강암 대자비전
기록에 의하면, 금강암은 1803년(순조3년)에 범어사산내암자인 대성암과 함께
취규대사에 의해 중창 되었다고 한다.
1899년 승려 오성월이 범어사 금강암에 처음으로 선원을 개설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당시 금강암이 선풍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가막살나무 열매
누군가 주워놓은 도토리는 다람쥐를 위한 간식인 것 같았다.
산길을 걸으면서 툭 툭 떨어지는 도토리가 예뻐서 주워오려고 하니까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다람쥐 녀석들의 간식을 빼앗는 것 같아서 그냥 눈요기만 하고 왔다.
도토리 종류도 제법 많았다.
길쭉한것, 작으마한것, 동그란것 ,알밤같은 상수리도 제법 있었으나
몇개 주워서 주머니에 넣어보는 재미만 느껴본후, 다시 다람쥐 녀석들에게 반환을 할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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