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착실하게 다니던 곳에 발길이 끊어졌음은
모두가 코로나 때문이라고 변명을 하게 되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 된듯 했다.
대중교통을 세번씩이나 환승을 해서라도, 몇번씩이고 다녀오고 싶었던 금정산 범어사였지만
올해는 '사회적거리'라는 부담스런 문자메세지가 사람을 참으로 많이 주눅을 들게 했던 것 같았다.
조심하면서 다녀와도 되겠지만, 언제부터 내가 말 잘듣는 모범어른이 되었던 것인지...
이해 안되는 행동에는 기저질환이라는 새로운 성인병의 대명사가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마스크가 백신보다 더 훌륭한 역활을 한다는 소리에 마스크 잘쓰고,오랫만에 범어사에 다녀왔다.
꽃무릇이 피는 시간이 꽤 지났기에
설마 하고 찾아갔던, 9월24일에 범어사 입구의 꽃무릇은 제법 예쁘게 피어 있었다.
늘 내생일에는 특별한 이벤트로 나를 웃게 했던, 우리집 아저씨가 저쪽 세상으로 떠난후
두번째 맞이하는 내생일날에 그냥 범어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지하철을 탔다.
다른 어떤 사람들의 축하메세지보다, 단 한마디라도 생일축하 한다는 소리를
우리집 아저씨께 듣고 싶었지만,
요즘 같은 통신발달이 잘된 세상에, 그쪽 세상에서와의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냥 서글펐다.
범어사 일주문 앞의 꽃무릇
범어사에 다녀온지 열흘이 넘었으니까
지금쯤은 퇴색되어서 헝클어진 꽃만 남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우연히 갔던 범어사에서 모처럼의 꽃무릇을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서글프고 허전한 마음에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생일날에 만난 꽃다발 같은 범어사 일주문앞의 꽃무릇이 이날 만큼은 참으로 예뻐보였다.
꽃무릇의 아름다움은 늘 감탄사가 튀어나오게 한다.
올해는 어쩌다가 찾아간 범어사에서도 활짝 핀 꽃무릇을 보았고
한달에 한번씩 찾아가는 통도사에서도 활짝 핀 꽃무릇을 볼 수 있었다.
먼곳으로 일부러 꽃무릇을 보기위해, 찾아다니던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우연이라는 것이 맞닥드려서 기쁨을 줄때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범어사 천왕문 앞의 하늘이 멋져보인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내로 들어섰다.
범어사에 가면 독성각의 예쁜 문살에 늘 눈에 들어온다.
오랫만에 독성님께 문안인사 여쭙고 꽃문살을 사진찍어 보았다.
범어사 약사전 옆의 다알리아꽃이 올해도 예쁜 모습으로 피어 있었다.
범어사에 가면 늘 걷고싶고, 사진을 찍고 싶은 곳인데
꽃무릇이 피는 시기에는 아무런 꽃이 없어서 조금은 삭막했다.
오히려 겨울날에는 붉게 익어가는 감들이 제법 멋진 풍경을 만들건만
여름꽃도 사라지고, 가을꽃은 아직이고, 감도 푸른색깔이고....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던 이곳에도 사람의 기척이 없을때도 있다싶어서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돌아섰다.
코로나가 참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현실에 할말을 잊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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