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초가을날의 통도사에서

nami2 2020. 9. 22. 23:38

우리나라와는 상관이 없다고 하는, 제12호 태풍 돌핀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이곳 해안가는 며칠째 창문을 꼭 닫아놓고 살고있다.

방바닥에 보일러를 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으스스 한기가 드는 기온은 감기들기 딱이다.

지난 21일 오후 3시에 발생했다는 태풍 돌핀은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에서 동북동진 하고 있다는데

태풍영향권이 아닌데도 간접적인 민폐를 끼쳐야 하는것인가 하면서도

태풍이 우리나라 부산 방향으로 경로를 바꿀까봐 또 조바심이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시원한 날씨는 선선함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쌀쌀한 날씨가 된듯,

24절기상 '추분'의 날씨치고는, 몸의 컨디션마져 꽝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아서 괜히 짜증스럽다.

매일같이 해야하는 운동도 오늘은 절반 정도 밖에 못했음이 아쉬움이 된다.

 

 엊그제 음력 8월 초하루날(9월17일)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었다.

 통도사 산령각 담장너머로 바라보이는

 요사채의 배롱나무꽃이 통도사에서는 보기드문 분홍색이라서 더 예뻐보이는듯 했다.

  

구룡지의 수련꽃은 지난 5월부터 피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화사하게 피고 있다.

언제까지 필 것인가 , 한달에 한번씩갈때마다 사진을 찍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늦가을에도 꽃이 피어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약사전 뒷곁의 능소화도 여전했다.

 통도사 경내는 가을날의 국화꽃전시회 준비로 한창인데, 여름꽃 능소화는 사라질줄을 모른다.

 

 초가을날의 통도사  울창한 숲은 아직 가을색깔이 보이지 않는다.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들은 흔적 간곳 없고, 빈 의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커피 한잔 하면서 잠시잠깐 휴식을 하는 사람들도, 코로나로 인해 발길이 뜸하다는 것이 눈으로 볼 수 있었다.

 

 통도사 경내의 울창한 나무 숲속에는 언제쯤 가을이 오려는지?

 

 초가을이 되니까  더욱더 예뻐지는 배롱나무꽃이다.

 

                         물양귀비

 

 담장 옆에서 비를 맞고 서있는 향기 짙은 '꽃치자'꽃도 계절의 늦둥이가 되었다.

 6월에 피는 꽃인데....

 

        굉장히 큰버섯인데, 카메라로 줌인을 할 만큼의  숲속 한가운데 있는 버섯이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별로 커보이지 않았다.

 

        야생버섯도 야생화를 만난 것 처럼 신기함에 자꾸 사진을 찍게된다.

 

         어린버섯은 식용가능한 '먹물버섯'이다.

 

 통도사 소나무 숲길을 걸어나오면서 '물봉선'이 무리를 지어서 핀 곳을 발견했다.

 

                                             물봉선

 

 물봉선을 봤으니 이제 여름을 떠나보내도 아쉬움이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았다.

 역마살이 끼었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이곳저곳을 많이 헤매고 다녔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 통도사 다녀오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 였었고

 덕분에 여름 야생화였던 '물봉선'도 보게 되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해본다.

 

숲길의 개울가에  '물봉선꽃의 군락지가 있었음을 새삼 감사해 했다.

비가 내리는 숲길에서 보물찾기하듯, 열심히 하다보니 나무 숲속을 지나서 개울가에서 만나게 되었다.

야생화가 무엇인지, 물봉선의 존재가 무엇인지

따지고 들면 할말을 없겠지만, 그 모든 것이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갇혀 있던 시간들에 대해서

그냥 보상 받고 싶어서 안깐힘을 썼다고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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