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범어사 산내암자 '청련암'에서

nami2 2019. 9. 25. 23:27

            범어사 지장전에 기도를 하러 갈때는 다른 암자는  다음 기회로 미루더라도 , 청련암에는 꼭 다녀온다.

            호젓한 숲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청련암이 지장기도 도량이기 때문이다.

            마침 찾아 갔을때는 누군가의 재를 올리는 중이었는지

            암자 도량에 울려퍼지는  스님의 경 읽는 소리와 목탁소리가 듣기좋아서 한참동안 경내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아주 멀리 떠나간 사람이 생각날때는 언제나 범어사로 가는 지하철을 타게 된다.

            범어사 지장전에는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떠나간 사람들을 위한 극락왕생기도를  제법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두시간 정도는 염주를 굴리면서 기도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찾아가는 곳이  청련암이다.

                        평소에는 그저 그렇게 보게 되는 노랑코스모스가 

                        암자 입구에서 만나게 될때는 왜 그렇게 예뻐보이는 것인지?

                    청련암 돌계단을 오르기 전에 피어 있는 '꽃범의 꼬리'도  참으로 예뻐 보였다.

                    마음이 울적했기 때문인것인지?     

                 꽃무릇이 이제서 피기 시작하는데, 모두 활짝 피면 암자로 들어가는 입구가 더 화사해질 것 같다.        

                           누군가 꽃꽂이를 해놓은듯..... 꽃다발처럼 피어 있는 꽃무릇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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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임없이 피고지는   청련암 뜰앞의 수련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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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뜰 앞  화단에 '이삭여뀌'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산속이기 때문에 암자 뜰앞에도 야생화가 지천으로 핀 것 같다.

                      청련암에서  계명암으로 가는 숲길에 '은꿩의 다리' 군락지가 있었다.

                      숲 전체가 은꿩의다리 꽃으로 뒤덮인 모습은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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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성묘길에 우리아저씨 계신 곳에서는 딱 한송이가 신비롭게 피어 있는 것을  난생 처음보았다고 했는데

                이곳 암자 숲길에서는  숲 전체가 은꿩의 다리꽃이 피어 있었다.

                                              덜꿩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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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련암 경내에서 바라본, 금정산 계명봉과 맞닿은 하늘이 참으로 푸르게 보였다. 

           25년전에 어린조카를 떠나보냈을때 ,처음으로 범어사 지장전에 올라가서 극락왕생 기도를 했었다.

           그후로 어머니가 떠났을때는 수시로 드나들었고, 그리고 절친 했던 지인부부가 함께 떠났을때도 

           참담한 심정으로  범어사 지장전을 찾았다.

           초하룻날에 양산 통도사로 가는 마음과는 확실하게 다른 범어사 가는 길은 언제나 마음이 짠했다.

             

           3년전에 절친의 발인때, 영락공원 까지 갈 수가 없어서 범어사 지장전에서 기도를 하면서 하루를 보냈었다.

           그리고는....

           우리집 아저씨 49재를 지냈던 장안사보다  더 자주 찾아가는 범어사가 되었다.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머리속을 하얗게 만들때는,  범어사로 가는 지하철을  타게 된다.

           같은 아픔과 그리움을 가진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하는  범어사 지장전이 내게는 무척 편안 곳이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