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 부터 서글픈 인연으로 자주 찾아다니는 천년고찰 장안사에서 국화축제가 열렸다.
부모님들이 꽃을 좋아하셔서 어린시절의 집 안팍에는 온통 꽃이었다.
특히 국화를 좋아 하시는 아버지는 가을에 국화꽃을 보기위해, 정말 봄 부터 국화에 대해 온갖 정성을 다하셨다.
각종 국화는 물론 야생 들국화 까지 가을날의 집 마당은 국화 전시회장 못지않게 화사했었다.
어린시절 부터 국화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웬만한 국화전시회는 모두 찾아 다녔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마음이 변한 것인지, 언제부터인가 국화전시회가 시시해지기 시작했다.
농업학교 학생들이 1년동안 국화를 키워서 전시회에 내놓던 그런 정성을 볼 수 없기 때문이었는지
아버지가 1년동안 정성을 다해서 키워내던 그런 국화가 아닌 ,온통 상업적으로 키운 국화 때문인지
요즘 이곳 저곳에서 국화전시회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지나치면서 눈여겨봐도 별 감흥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볼일이 있어서 장안사에 들렸더니 마침 국화전시회 첫날이었다.
한바퀴 둘러보았지만 '혹시'가 '역시'로 바뀌었던 국화축제라는 현수막이 민망하게 보였다.
장안사 입구
꽃집에서 가져온 화분을 그냥 진열했다는 느낌이다.
주변의 물들어가는 가을색깔이 더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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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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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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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에 통도사에서 보았던 국화전시회가 생각났다.
그때는 감탄사가 나올만큼 괜찮은 볼거리였었다.
온통 꽃이 피지 않은 분재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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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전시회라는 것보다, 가을색으로 짙어가는 불광산 자락이 더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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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전 현판식을 봉행하는 날이어서 경내는 더 어수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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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개성도 없고, 정성을 들여서 키운 특색도 없고.....
이곳저곳의 꽃집에서 꽃을 싣고 오는 트럭들이 더 눈쌀을 찌뿌리게 했다.
국화전시회가 아니고, 꽃집에서 가져오는 국화들로 장식을 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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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국화전시회라고 찾아 갔었다면 억울할뻔 했었다.
낙엽이 떨어지는 쓸쓸한 숲길을 걸어서
그리운 사람이 쉬고 있는 곳에 가다가, 잠시 들렸을뿐이었는데 정말 재미없는 꽃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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