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폭염과 잦은비, 그리고 몇차례 찾아온 태풍 영향.....
해안가 부근에 살면서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어 먹는다는 것은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았다.
가뭄과 폭염은 전국적으로 누구나 겪는 것이니까 그러려니 하겠지만
해안가라는 이유로 20일이 넘게 비가 내렸던 9월,그리고 10월에 찾아온 강한 태풍의 위력앞에서는
아무런 대책없이 그냥 감당을 해야 했다.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였지만, 우리집 텃밭의 성적은 하위권이다.
텃밭농사 4년차에 어쩔수없이 요소비료라는 것을 두번이나 배추에게 먹였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보니, 벌써 돌산갓을 뽑아서 김치를 담갔다고 하면서
내일은 달랑무우를 뽑는다고 했다.
물론 북쪽과 남쪽의 차이점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집 텃밭의 달랑무우는 아직 냉이 수준이었다.
돌산 갓도 11월 한달동안 밭에 있어야만 김치를 담글수 있을 것 같은 좋지 않은 성적인데
괜히 짜증스러워 졌다.
텃밭에 가지꽃이 예쁘게 피었다.
10월초에 찾아온 태풍 때문에 가지나무가 억울하게 수난을 당했다.
예쁘게 열매를 주렁주렁 맺던 가지나무가 뿌리째 뽑혀서 내동댕이 쳐졌다.
바람의 힘이 그렇게 강했다.
너무 안쓰러워서 가지나무를 다시 잘 심어 주었더니 , 꽃을 피우고 밑에서 새순이 자라고 있었다.
아직은 시기적으로 밭에서 더 살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뿌리째 뽑힌 세포기의 가지나무를 다독거려서 심어놨더니, 꽃이피고 열매가 맺혔다.
고구마 넝쿨에서 메뚜기가 쉬고 있었다.
통통해진 메뚜기인데, 이 가을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안타깝다.
우리 텃밭에서 마지막 딸 수 있는 풋호박이다.
4개 정도 딸 수 있었는데, 태풍이 3개는 데리고 가버렸다.
텃밭에서 수확한 올가을의 마지막 열매들이다.
마지막으로 수확한 열매들과 올가을에 처음 뜯은 치커리 잎이다.
태풍이 휩쓸고 가면서 통통 여물어가던 들깨를 뿌리째 뽑아놔서 내동이 쳐놨었다.
들깨송이는 모두 땅에 떨어졌고,엉망이 되어서 뽑혀버린 빈 자리에 유채씨를 뿌려놓았다.
초가을에도 몇번이나 나물을 해먹었던 '쑥부쟁이'는 텃밭에서 가장 피해가 적었다.
콩나물 처럼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1평 정도의 밭에 몽땅 쑥부쟁이를 심었다.
봄과 여름동안 게속 나물로 뜯어 먹었더니 가을에 꽃이 예쁘게 피었다.
씨가 떨어지면 내년에는 더 많은 쑥부쟁이 어린녀석들이 생겨날 것 같다.
.
올해는 가뭄과 폭염 때문에 부지깽이 나물은 별로 뜯어먹지 못했다.
그래도 결실의 계절이라고, 가을이 되니까 예쁜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방풍과 참나물과 참취는 여름의 폭염에 모두 사라졌기에 올해는 꽃을 볼 수 없었다.
이웃집 호박넝쿨이 우리밭으로 넘어들어와서 호박이 자랐다.
우리호박은 아니지만, 태풍을 견디고 늙어가고 있음이 대견했다.
가을에 가장 예쁘게 꽃을 피우는 것은 '돼지감자꽃'이다.
언뜻 보면 외국에서 들어온 '루드베키아' 꽃이라고 착각할 것 같지만
한번 심어 놓으면, 텃밭의 골치덩이가 되어가는 '돼지감자'꽃이다.
사람들이 당뇨에 좋다고 해서 멋모르고 텃밭에 심어 놓으면 우후죽순 처럼 끊임없이 번식하는 ....
돼지감자를 텃밭에서 추방시키면, 추방시킨 밭뚝에서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운다.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비가 흠뻑 내린 텃밭풍경 (0) | 2018.11.11 |
---|---|
엉망이 되어버린 가을채소 (0) | 2018.10.24 |
가을 텃밭에 심은 여러가지 채소들 (0) | 2018.09.16 |
건강에 좋다는 '여주' (0) | 2018.09.14 |
텃밭에 핀 하얀 부추꽃 (0) | 2018.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