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산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집 주변에서 버스를 타고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천년고찰 '장안사'이다.
코 끝이 시리고,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만큼 추운날에 볼일이 있어서 장안사로 가는 길은 참으로 추웠다.
버스에서 하차한 후 20분 정도 걸어가는데, 바람소리만 모질게 들릴뿐....
오랫만에 겨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매화가 피는 남쪽지방의 겨울은 정말 짜증날 만큼 겨울내내 춥지 않았는데
텃밭에서 잘자라던 상추가 새까만 모습으로 땅위로 내려앉은 것을 보고 추위를 짐작했지만
산사를 향해 산바람을 맞으며, 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 길은 으스스 한기를 느낄 만큼 많이 추웠다.
한낮인데, 인적이 끊긴 겨울산사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커다란 은행나무 위로 조그맣게 만들어진 까치집도 쓸쓸하게 보여진다.
대웅전 옆 담너머로 바라보이는 겨울나무가 멋스럽게 보인다.
대웅전 뜰앞, 목련나무의 꽃봉오리가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노루 꼬리 만큼 짧은 겨울 햇살에 절집 마당은 눈이 부시다.
산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문이 닫힌 찻집 마당에 토종 동백꽃이 얼굴을 내민다.
애기 동백꽃
따사로운 양지쪽 ,동백꽃잎 속으로 꿀벌이 날아들어 왔다.
추운 겨울에 꽃을 찾아 날아든 벌의 건강이 염려된다.
앙증맞고 작은 꽃 '개불알풀꽃(일명 봄까치꽃)'
개불알풀꽃은 귀화식물로 열매가 개불알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꽃이름이 너무 쑥스럽고, 봄소식을 빨리 전해준다고 하여 '봄까치꽃'이라고도 한다.
늦가을에는 제법 많은 감이 매달려 있었는데, 겨울 끝자락에 감은 남아 있지 않았다.
얼음이 얼은 계곡에서 물소리는 춥다기보다는 ,시원하게 들렸다.
20분 정도를 산길을 걸어 내려와서, 또다시 20분 정도 마을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겨울산사에 다녀오는 길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빠르게 많이 걷다보면, 추웠던 몸에 탄력이 붙어서인지 추위도 잊을 수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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