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봄비가 내리는데 천둥 번개가 친다.
세상이 어수선하니까 봄비가 내리는데 요란하게 내린다.
어처구니없게 세상을 놀라게 만드는 사람들에게 벼락을 선물하려고 그러는것인지 계속 고함을친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빈대떡을 부쳐야 하지만, 대충 있는 재료를 가지고 '김치전'을 만들어 먹었다.
'김치전'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조카아이가 생각난다.
생일케익 대신 김치전을 잔뜩 부쳐서 그위에다 촛불을 꽂고 생일잔치를 하던, 8살 꼬맹이가
지금은 고3이 되었다. 공부하느라고 바빠서 못본지 꽤 오래된 것 같다.
비가와서 김치전이 먹고싶었고, 조카 수빈이도 보고싶어서 반죽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일을 벌려놓으니까 귀찮은 생각도 든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끄집어내보니 제법 많이 나왔다.
애호박,감자. 굴, 오징어, 양파,팽이버섯,표고버섯~그냥 있는대로 주섬 주섬....
묵은지를 가늘게 썰고, 대파도 가늘게 썰었다.
호박과 감자 ,김치....등 준비한 것을 몽땅 넣고 전 부칠 준비를 했다.
기왕이면 막걸리도 있었으면 했지만, 비가 오는데 아파트 상가에 가려니 그것도 귀찮아서 마음으로 한잔~~
어째튼 맛있는 냄새가 나면서 김치전이 구수하게 익어간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한~잔 할 수 있는 친구 불러서 '날궂이'를 하면 좋으련만...
반죽은 김치전 10쪽 분량이지만, 딱 두장만 부쳐서 거시기하고 한장씩 나눠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