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적하거나 아니면 간절한 기도를 하고 싶을 때는 꼭 가고 싶은 사찰이 있다.
이렇게 저렇게 가노라면 2시간 남짓 걸려서 절에 도착하게된다.
20년전 부터 무슨 이유가 있을 때는 금정산 범어사를 찾아가게 된다.
2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1시간도 더 걸리는 산길을 걸어 갔던 20년전에 비하면 지금은
아주 쉽게 범어사를 갈 수 있다.
마침 범어사를 갔던 날에는 하루종일 가을 비가 내렸었다.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는 단풍색이 너무 곱기 때문이고, 범어사의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는 곱디 고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울창한 숲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비가 오는날 우산을 받쳐들고, 고즈넉한 산사의 산문을 들어서는기분은
그냥 마음이 편안하다.
아직은 낙엽이 지는 늦가을은 아니지만, 비에 젖은 낙엽들이 너무도 쓸쓸해보인다.
멀리 금정산 '계명봉' 산 기슭에는 물안개가 흰구름되어 걸려있다.
비가 내려야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스님들의 수행공간이다.
출임금지 팻말에다가 '죄송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면서 '살짝' 사진을 찍었다.
범어사에 꼭 어울릴것 같은 '산국'도 비에젖어 그 향기가 산꼭대기 구름위에 걸려있는것 같다.
국화꽃의 일종인 '만수국'이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물을 흠뻑 마신 꽃이 가련해보인다.
담쟁이 넝쿨이 가득한 돌담길을 걸어서 저 문을 나가면 '금정산'으로 오를수 있다.
사찰內에 있는 이런 골목길을 걸어가며 느껴지는 것은 역시 어린시절 부모님 계셨을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는것이다.
고향을 생각나게하는 시골집 골목길 같은 정겨운 돌담길이다.
붉게 물든 담쟁이 넝쿨에서 산사의 가을풍경도 이렇게 멋스러움으로 장식할 수 있어서 좋다.
금빛 나는 물고기 한 마리가 오색 구름을 타고, 범천에서 내려와 그 속에서 놀았다하여 '금샘'이라 불렀으며
한자로는 금정 (金井)이라 하였다.
하늘에서 내려온 물고기가 사는 우물이라서 아무리 큰 가뭄이 들어도 항상 물이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범어사는 그런 금정산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범어사 의 범어(梵魚)는 '하늘나라의 고기'라는 뜻이다.
범어사의 나무들이 서서히 아름다움으로 바뀌어 가고있다.
단풍색의 선명함이 가을임을 말해주는듯하다.
이 길 ,저 길, 그 길, 뒷 길, 골목길 .....범어사는 절집안에서도 분위기 있는 아름다운 길이 많이도 있다.
몇 백년이 지났을것 같은 나무가 수호신 되어 범어사를 지켜주고 있는것 같다.
휴일이지만 비가 와서 너무 고즈넉한 산사에 그래도 사람들은 부처님을 뵈러 계속해서 일주문을 들어선다.
이런 날 차를 타지 않고, 우산을 쓰고, 걷고 싶었던 호젓한 숲길을 걸어보는것도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부처님 전에 3배 올리고, 돌아서 나오는 길도 마음 편안한 푸근한 길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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