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추운 겨울날, 암자 주변에서

nami2 2026. 1. 6. 22:33

소한(小寒)이 지난 계절은 영하의 기온이 아니더라도 춥기만 했었다.
겨울 한복판에 머무는 계절이라서인지

스치듯 불어대는 싸늘한 바람도 꽤나 차겁다는 느낌의 겨울바람이었다.
이제는 거역할 수 없는 혹한의 겨울인듯...
걷기운동을 하더라도 두툼한 겨울복장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요즘은 바다가 아니면 어디를 가더라도 이렇다할 풍경을 볼 수 없는 계절인데
엊그제 암자에 다녀오면서 산골짜기 암자 주변에는
그래도 뭔가 사진 찍을만한 것들이 남아 있었음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쓸쓸한 암자이면서도 암자 주변의 풍경은...
자연이 전해주는 흔적이 겨울에도 계속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었다.

많이 춥고,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씨가 되었어도 절대로 하얀눈이 내리지 않는...

멋없는 이곳의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지만
어떤때는 주변에서 보물찾기 해서 봐줄만한 것들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삭막한 겨울날의 아름다운 것들이 되어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었다.

암자가 올려다보이는 나무숲 언저리에
잠시 쉬었다가 암자에 올라가라고 하는듯
나무로 만든 평상이 두개나 있었다.

아주 높은 산꼭대기에 암자가 있었고

근처에도 암자가 있었기에

긴 숲길을 25분 동안 걸어가서 도착하면
누구나 그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게 되는데...
배낭속의 따끈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바라다 보이는 암자는 그림 처럼 아름다웠다.

암자는 아무도 찾는이 없는듯...
작은 개 한마리가
벌써 7년째 그곳을 지키고 있는 것을 봤다.

 

그곳 암자 주변 숲속에
우리집 아저씨가 머물고 있었으므로
그 숲으로 가면서 암자를 지날 때마다
암자를 지키는 작은 개는 7년째 만나게 되었다.

스님 혼자 계시는 암자 앞의 감나무는
겨울이 깊어가도록 따먹는 사람은 없었고
새들만이 독차지 하는 것 같았다.

야생 감나무는 셀 수 없이 꽤 많았고
그 나무를 지키는 것은 사람이 아니고
겨울 숲에 살고 있는 새들이었다.

암자로 들어가는 입구는
떨어진 감들 때문에
질척거렸고, 미끄럽기 까지 했다.

 

감으로 도배를 해놓은 암자 입구 길바닥...
이런 광경도 참 드문일이어서 황당했었다.

신발바닥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잘익은 감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화단가에 아그배나무 열매도
완전 쭈글쭈글인데
왜 새들이 먹지 않을까?  의문이었다.

 

야생 감나무 덕분에 배가고프지 않은 새들

팔자 늘어진 암자의 새들은 행복해 보였다.

 

암자 저쪽의 감나무에는
엄청 많은 새들이 시끌법석이었다.
까치, 참새 ,까마귀, 딱새, 직박구리...등등

손을 뻗어서 딸 수 있는 감이라면
나역시 따먹을 수 있을텐데...
감나무는 너무 높기만 했다.

도저히 사람들은 따먹을 수 없는...
야생감나무는 너무 높다는 것이 이유였다.

소원등이 예쁘게 매달린 암자입구

암자 마당가에는
미니사과들이 꽃 핀 것 처럼 예뻤는데
왜 새들은 먹지 않을까?

역시 궁금했으나 이유는 단 한가지
주변에 야생 감나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미니사과의 맛은 어떨까 궁금했으나
한개 따서 입에 넣는 것을 잊은채
사진만 열심히 찍었을뿐이다.

누군가 장만해놓은 장작더미가
추운 겨울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숲길에서 노란 개나리꽃을 봤다.
철을 모르는 개나리꽃에게
날짜 잘못 짚었다면서 핀잔을 주었다.

겨울 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노박덩굴 열매였으나
암자로 가는 숲길에서는
그것도 흔하지 않았음이 아쉽기만 했었다.

노박덩굴나무는 낙엽활엽 덩굴성인데
열매는 9~10월에  노랗게 익어서
3갈래로 터지면
그 안에서 붉고 매끈한 씨앗(열매)이 보인다.

암자를 혼자서 지키고 있는 작은개는
벌써 7년째 만나는 녀석인데
강아지는 아닌듯...
나이가 제법 있는 키가 작은 개 같았다.

 

얼마나 심심했으면 암자를 찾는 사람들의

누구나에게 따라다니면서 놀아달라고 하건만

갈길이 바쁜 길손들이

쓸쓸한 그녀석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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