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겨울 수선화 피는 묘관음사

nami2 2026. 2. 13. 22:45

겨울이라서 걷기운동 할만한 곳이 마땅하게 없다보니 지겹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문득 생각해낸 것이 겨울 해수욕장을 걷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집앞에서 버스를 타면 20분~30분 소요되는 거리에 몇개의 해수욕장이 있었다.
우선 도심쪽으로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이 있었고
한적한 어촌이라고 일컫는 곳으로는 일광해수욕장과 임랑해수욕장이 있었다.

그래서 마음 내키는대로 찾아간 곳이

집 앞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동해남부 임랑해수욕장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버스를 타고 가다가 하차한 곳은 임랑리 묘관음사 앞이었다.
좌측으로는 묘관음사 였고, 우측으로는 임랑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이었기에
어찌할 것인가, 순간적으로 알 수 없는 갈등이 생겼다.
불자가 되어서 묘관음사 정류소에서 하차한 후 그냥 바다로 가려니까
내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발걸음이 묘관음사로 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마음보다 발걸음이 부처님을 뵈러간다는 것이구나 하면서 그냥 픽~웃어봤다.

묘관음사는 일반사찰이라기보다는 스님들의 수행선원으로 더 잘알려진 곳이다.
이곳 사찰과 인연이 닿은 것은 벌써 20여년이 되었다.
예전에 나의 일터가 묘관음사 주변에 있었기에 무던히도 착실하게 다녔던 사찰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다녔던 절집을 외면한채

버스에서 내린 후 바다로 먼저 간다는 것은 발걸음이 용납할 수 없었나 생각되기도 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에 위치한
묘관음사는 일주문이 따로 없었다.
몇년전만 해도 묘관음사로 들어가는 길은
동해남부선 철길을 건너서 가야 했는데...

어느 해인가 동해선 전철이 개통되면서
철길은 없어지고
머리 위로 동해선 철길이 지나가는데
본의아니게 철로 밑에 터널이 생겨났다.
결국은 그것이 일주문이 된듯했다.

몇년전 부터 겨울에 묘관음사에 가면
겨울 수선화가 눈에 띄었다.
제주에서 흔한 금잔옥대 겨울 수선화가
묘관음사에서는 1월에도 꽃을 보았었는데
올해는 경내 곳곳에서 수선화가 보였다.

아마도 1월 부터 꽃이 피었는지
지는 꽃도 있었고, 이제 피는 것도 있었으며
꽃이 피었다가 널부러진 꽃들도 눈에 띄었다.

대웅전 뒷쪽으로는 온통 동백나무숲인데
울창한 동백나무숲은
아직 동백꽃 봉오리도 보이지 않았다.

고창 선운사 뒷곁의 동백나무숲 처럼
이곳에도 3월에 꽃이 필 것 같았다.
물론 애기동백이 아니라
홑동백나무(토종동백)이기 때문이다.

묘관음사 대웅전 앞에는
다른 사찰과는 다른점은
종려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어서

이국적인 풍경이 특이하기도 했다.

 

법당에서 부처님을 뵙고 나오는데
커다란 목탁이 눈에 띄었다.
새벽 3시 도량석 할때 사용하는 목탁인데
추운 새벽,
도량석 하시는 스님 모습이 떠올랐다.

*도량석은 사찰에서 새벽 예불 전에
도량을 청정하게 하기위해 행하는 불교의식

법당을 나와서 문을 닫는데
벽에 붙어있는 글귀가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당부
고양이가 들어가서 좌복(방석)에
오줌을 쌉니다
문 열리지 않게 잘 닫아 주세요

꽃이 없는 계절 겨울에
묘관음사 스님들은
요사채 뜰앞에 광대나물을 심어 놓으셨다.
잡초가 예쁜 꽃밭이 되어 있었다.

광대나물 꽃말은 '봄맞이' 였다.

대웅전 뜰앞에는
서향(천리향)나무 꽃봉오리가 다닥다닥이다.

아마도 설명절이 지나면
서향(천리향)꽃이 활짝 필 것 같았다.
서향 꽃말은 '불멸, 명예'이다.

묘관음사 경내에는 곳곳에서
겨울 수선화가 피고 있었다.

관음전 언덕으로 오르는데
겨울 내내 피고 있었던 차나무 꽃이
이제는 거의 사그러들고 있었다.

관음전 앞에는커다란 유카나무가 있었다.
늦가을에는
하얀 유카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을텐데...
볼수 없었음이 생각할수록 아쉽기만 했었다.
왜냐하면 유카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삼성각 앞에서 바라본
임랑 앞 바다가 너무 멋진 모습이었다.

관음전에서 계단을 내려오니
동백나무 숲에는 아직 꽃봉오리가 없었다.
3월에 작고 귀여운 동박새가 찾아올때
다닥다닥 예쁜 홑동백이 피지 않을까?

예전에는 이곳이 길상선원이었는데
지금은 스님들의 요사채인듯 했다.
그때는 앞쪽에 툇마루도 있었으나
지금은 툇마루는 옆쪽에만 있다.

동백나무 숲 밑에는
초가을에 꽃무릇이 피는 곳인데
이곳에 겨울 수선화도 피고 있었다.

겨울 수선화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아마도 혹독한 겨울에 꽃을 피우면서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긴 담장의 묘관음사 선원인듯 했다.

묘관음사는 우리나라 근현대의
경허스님과 혜월스님의 법맥을 이어받아
1943년  운봉선사에 의해 창건된 이후
수행도량으로 자리매김 했는데...

암울하고 불행한 시기인 일제강점기에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일환으로

묘관음사가 창건 되었다고 하며

창건을 한 후 수제자인 향곡스님께서

중창을 하였다고 한다.

 

또한 묘관음사는

성철스님, 청담스님, 서옹스님, 월산스님.. 등

당대의 선지식 큰스님들이 처절하게

수행정진하던 장소로 한국불교사의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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