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12월 20일)이 음력 초하루였고, 일요일은 음력 초이튿날이었다.
그러나 주말 알바를 빼먹을 수 없다보니 어쩔수없이
초하루와 초이튿날을 건너뛴채 음력 초3일인 월요일에 통도사를 가게 되었는데....
가는 날이 장난인듯 공교롭게도, 그날이 2025년 동짓날이었다.
음력 초3일과 동짓날...
통도사에 간 목적은 음력 초3일이라서 부처님 진신사리탑에 참배하는 것이었는데
날씨가 춥거나말거나 동짓날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통도사 산문을 들어선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놀랍기도 했었다.
왜냐하면 한달에 한번 초하룻날에만 꼬박꼬박 통도사를 찾는 내게는
진짜 처음 보게되는 동짓날의 그 많은 인파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의 진풍경이었다.
동짓날에 절에 가면 팥죽을 먹게된다는
단순했던 의미로 생각했던 것이 낯 뜨거울 만큼,한편으로는 부끄럽기 까지 했었다.
겨울풍경이 짙은 고즈넉한 통도사 였으나 동짓날에 엄청난 인파는 그것만으로도
통도사는 겨울이어도 절대 쓸쓸하지 않는 그런 아름다운 사찰임을 인정해봤다.

산문으로 들어서는 곳을 출입통제 시킨 후
개울가 옆으로 돌아가라고 해서
어쩐 일인가 했더니
동짓날에 통도사를 찾은 후
집으로 돌아가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2026년 달력을 2개씩 나눠주고 있었다.
덕분에 나역시
집으로 돌아갈 때 달력을 2개나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개울가 이쪽에서 바라본 저쪽 길에는
통도사에서 볼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인파도 만만치 않았다.

개울가 이쪽에서 바라본 일주문...
앙상한 겨울나무 틈새로 바라보는 것도
참으로 괜찮아 보였다.

기온이 많이 떨어진 추운 동짓날인데
추위 정도는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들이
너무 당당하고, 불심이 깊은 것 같았다.

거의 곶감이 되어가고 있는
감나무 꼭대기 위의 쪼글쪼글한 감들이
진짜 맛있을 것 처럼 보여졌다.

겨울이 깊어지니까
탱글탱글 하던 붉은 산수유 열매도
쪼글쪼글 되어서 새들의 먹거리로 적당했다.

꽃이 없는 삭막한 계절이기에
붉은 빛이 감도는 산수유 열매도
꽃 처럼 예뻐보이는 것으로 한몫을 했다.

2026년 새해의 소원을 적는 소원지가
석탑(보물)에 하나 둘 매달리고 있었다.
저마다의 염원을 적어놓은 소원지는
2026년 정월 대보름에 불태워진다고 했다.

낮 12시쯤 통도사에는
떡 줄과 팥죽 줄이 아주 길게 늘어서 있었다.
팥죽은 집에도 끓여 놓은 것이 있어서
떡 줄에 가서 서있었는데...
줄서서 20분을 기다리는 동안
떡이 소진되었다며 긴 줄은 그냥 무산 되었다.
그냥 포기하고 돌아서 가려는데
떡줄에서 20분 기다린 것이 너무 억울해서
다시 팥죽 줄에 가서 서있었다.
그래도 팥죽 줄에 가서 서있은지 15분만에
따끈따끈한 팥죽 한그릇을 먹게 되었다.
부처님이 계신 경내에서 먹는 팥죽..맛있었다.

통도사 개울물에
삼성반월교 다리가 두개가 되었다.
물 위에 비친 다리도 아름답기만 했었다.

울창하기만 했던 통도사 개울가 나무들이
나목이 되어서
개울물에 아름다운 반영이 되어주었다.
이런 것도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날씨는 약간 추웠으나
취운암 까지 한바퀴 돌게되는
숲 둘레길을 개울물 소리 들으며 걸었다.
마지막 남은 단풍이 귀하게 여겨졌다.

취운암 담장 옆에 애기동백꽃이
아주 예쁜 모습으로 길손들을 반겼다.

빨간 애기동백꽃 모습이
더 예뻐 보이는 것은
겨울풍경들이 너무 적막했기 때문이었다.

숲길의 낙엽 위에서
보라빛 꽃들이 애잔한 모습으로 눈에 띄였다.
가을 날에는 아주 흔했던 쑥부쟁이꽃인데
겨울에는 진짜 귀한 모습이었다.

개울길을 따라 숲길을 걸어서
취운암에서 다시 되돌아 데크 길을 걷고...
겨울 가뭄인데도
쉴새없이 흐르는 개울물 소리는 듣기 좋았다.
맑은 개울물을 들여다보니
시원하면서 마음속 까지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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