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범어사 금강암 주변에서

nami2 2025. 12. 4. 23:10

어쩌다보니 11월의 늦가을이 지나서 초겨울이라고 하는 12월 초순에
가족과 함께 제주여행을 하려고 가족들이 살고 있는 서울에 왔었는데...
부산에서 겨울 내복도 입지 않고 오랜 세월을 살다보니 부산 사람으로 적응된듯
영하1도 기온에서 영하 9도의 추운 곳으로 발걸음을 하려니까
여러가지 뒤따르는 장애가 사람을 환장하게 했다.
일단 추위를 극복하려는 옷차림과 겪어보지 않은 추위에 대한 버거움이 있었으나
태어나서 부터 40년 가까이 추위에 적응하고 살았던 뇌가 그것을 잊지 않았는지?
영하 9도에서 영하 13도 까지 더 내려가더라도 지나고 나니까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난해 11월 중순에 서울에 왔었을 때 폭설의 첫눈을 만났기에 웬 횡재인가?
좋아했던 것이 엊그제 같았었건만...그런 횡재가 올해 또다시 찾아온듯 했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일주일 늦게 서울에 왔었는데 오늘 또 첫눈을 만나게 되었다.
부산에 살면서 10여년 동안 눈 구경을 못하고 살았음에 대한 크나큰 보상이었나?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서울에서 첫눈을 만나게 된 것이 축복받는 느낌이었다.

강화 전등사에 다녀오면서 만난 첫눈은 초저녁 내내 눈이 내려서
아마도 내일 아침에는 멋진 설경 사진을 찍어보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해본다.

아직 제주로 떠나기 전이라서 찍어놨던 사진들을 뒤적거리다가
11월의 잔재 같은 암자산행이 아직 남아 있어서 정리를 할겸 메모해본다.

산길을 오르면서 때아닌 때에
예쁜 꽃이 피었는줄 알았는데
그것은 꽃이 아니고
누리장나무라고 하는 열매였다.

누리장나무는 식용이 가능한 낙엽관목으로
7월에 어린 잎을 따서 나물로 먹는다.
잎과 줄기에서 누린내가 난다고 하여서
누리장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범어사 산내암자 금강암으로 오르는 길은
다른 암자보다는 돌무더기들이 많아서
오르는 것이 약간은 버거웠으나
가끔씩 금정산과 금강암에
다녔으므로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금강암으로 가는 길은
금정산성 북문으로 가기도 하고
금정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여서
꽤나 익숙한 길이기도 하다.

금강암으로 오르기 전에
원효암 가는 길도 있었으나
이번 만큼은 옆길로 빠져야겠기에
원효암 가는 길은 생략하기로 했다.

산이 깊어갈수록 낙엽은 많이 쌓였는데
그 낙엽 속에서
거의 사그러질듯한 참취꽃을 만났다.
금정산에서는 아마도 마지막 꽃이었다.

현판이 한글로 되어 있는
고즈넉한 금강암 입구였다.

금강암 대자비전 앞

금강암에서 바라본
멀리 계명봉 산자락에
계명암이 가물가물 눈에 들어왔다.

빨간 담쟁이 넝쿨이
기와지붕과 잘 어울리는 만추 풍경이다.

이런 단풍...
고즈넉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금강암에서 하산하며
바라보는 풍경들은 진짜 형형색색이었다.
이것이 가을산의 아름다움인듯...

산을 내려오면서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산철쭉을 만났다.
곧 영하의 추운 겨울일텐데...
할말이 없어졌다.

산철쭉도 피어 있었고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진달래꽃도 피었다.

산 밑 계곡 옆에서
붉은 병꽃도 피고 있었다.

곧 추운 겨울일텐데
이래도 되는 것이냐고 묻고 싶어졌다.
그러나 꽃이니까 무조건 예뻤다.

산을 내려와서 저쪽 산자락
계명봉  밑 계명암으로 오르려고
발길을 옮겨 계명암 입구에 섰다.

계속해서 20분 가량 오르막으로
계명암에 오르게 되는데
암자산행 다섯 군데를 다니다보니
시계가 오후 4시를 넘기고 있었다.

금정산 자락의 암자산행은
안양암 대성암 금강암 청련암 내원암이었는데
계명암은 오후에 멧돼지를 만난적이 있어서
다음 기회에 가려고
망설임 없이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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