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꽃이 없는 계절,통도사에서

nami2 2025. 11. 20. 22:20

아직은 추위가 닥쳐올 시기는 아니건만 어제 만큼이나 오늘 추위도 만만치 않았다.
12월도 아닌, 만추의 계절에 날씨가 추우면 얼마나 추울 것이냐 반문을 하면서도
이제는 추위를 가볍게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칠 나이가 되었으므로
춘추용 얇은 내복을 껴입은채, 초하룻날에 절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러 갔었다.

하는 것도 없이 시간만 축내는 것은 나혼자만의 일은 절대로 아니지만
그래도 한달이라는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 것인지?
음력 9월 초하룻날이 엊그제인 것 같았는데, 어느새 또 10월 초하룻날이 되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인지, 푸르기만 했던 거리의 은행나무들은 제법 노란 모습이었고,

일찍부터 단풍이 물들었던 벚나무들은

어느새 단풍잎을 떨군채, 바람이 불 때마다 거리에 뒹구는 서글픈 낙엽들이 되어 있었다.

지나간 날의 음력 9월 초하루에는 아직 피지 않았던 국화꽃들이 엄청 전시 되었는데...
그 많은 국화꽃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렸는지?
통도사 경내에는 꽃이라고는 단 한송이도 찾아볼 수 없는, 진짜 말그대로
휑하게 찬바람이 불면서 낙엽이 지는, 삭막한 만추의 고즈넉한 절집 풍경밖에 없었다.

날씨가 춥거나말거나
음력 10월 초하룻날이라서인지
통도사를 향해 걷는 발걸음들은
끊임없이 많았으나
단풍 보다는 앙상한 나무들이 더 많은
겨울 초입의 통도사 숲길은 쓸쓸하게 보여졌다.

일주문을 향해 걷다보니 꽃이라고는
몇송이의 빨간 코스모스꽃이
그나마 쓸쓸함을 메꿔주는 것 같았다.

이맘때의 절집이나 암자에는
꽃보다는 익어가는 감들이 많이 보였다.
겨울새들의 먹거리였으므로
말랑말랑 해져도 절대로 감은 따지 않았다.

초하룻날인 오늘은
유난히 다른 날 보다 하늘이 맑은 것 같았다.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가에
잘 펼쳐놓은 것 같은 감들이 예뻐보였다.

하나씩 둘씩 홍시가 되어가는

감을 쳐다보며 눈요기 하는 것도

꽤나 힐링되는 것 같았다.

요사채 담장 너머에
빨간 산수유 열매가 다닥다닥이었다.
이  먹음직스런 열매도 새들 몫이다.

억지로 끼어 있는 것 같은
앙상한 나무에 걸린듯한 모과는
짙은 향기가 코를 참 즐겁게 해줬다.

꽃이 없는 이맘때
절 집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은
한폭의 그림같은

아름다운 감나무뿐이었다.

요사채 담장 옆에 감나무가 없었다면...
참으로 쓸쓸하지 않았을까
감나무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봄날에 담장 옆에 화사하게 핀
영산홍 같은 모습은
가을 날의 붉은 단풍, 멋스런 풍경이었다.

통도사 장독대

통도사 개울가에는
단풍잎이 모두 떨어져서 앙상한 나무뿐인데
이곳 요사채 앞에서라도

만추를 느끼게 해줄 만큼 단풍이 예뻤다.

암자로 가는 길의 데크 길에서
바라봤던 영축산이 보일듯 말듯인데

그래도 풍경은 아름답기만 했다.

 

개울가를 따라 윗쪽으로 올라가보니

아직은 단풍이 남아 있어서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통도사 일주문 옆 개울가의 나무들은
어느새 앙상한 나목이 되어 있었다.
그 울창했던 나무들의
예쁜 단풍잎은 어디로 갔는가 했었더니
모두 개울가에 떨어져서

낙엽이 된채 겨울 마중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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