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국화 향기가 그윽한 통도사

nami2 2025. 10. 27. 22:36

시간이 한참 지나고나서 10월을 생각해본다면 늘 비가 내렸던 계절일 것이다.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비가 내려서 사람 마음을 심란스럽게 했던 계절인데
그 10월도 이제는 끝자락에 머무는가 했더니 갑자기 겨울이 된듯했다.

깊어가는 가을, 이맘때의 정상적인 가을옷을 입고 걷기운동을 나가봤더니
으스스 한기가 들면서 바람이 아주 서늘하다못해 차겁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다른 지방에는 첫서리가 내리고, 기가막힌 한파가 찾아왔다고 하건만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기에 낮기온 16도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사라진 "초가을은 어쩔것이냐"고 한심스러움으로 중얼거려봤다.

사라진 초가을날에 옷방에서 햇볕도 못본채 고스란히 대기하고 있다가
결국에는 옷장과 서랍속으로 다시 들어가버린 얇은 옷들을 정리하면서
그냥 씁쓸한 미소를 지었을뿐...

그 어떤 이유도 생각나지는 않아서 뭔가의 불만을 품은채 겨울옷을 꺼내놨다.

지난주 화요일 "음력 9월 초하룻날"에 통도사를 다녀오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개산대제 행사가 한참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시간이 흘러서 내일모레는 '중앙절'로 음력 9월9일이 된다.
이맘때는 산과 들에 하얀 들국화가 절정으로 피고 있어서 예쁘기만 했는데...
음력 9월 9일 쯤에는 약효가 가장 빼어나다고 해서
그 하얀 들국화는 구절초(九節草)라는 고상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구절초는 아홉번 꺽어진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있었다.

 

산꼭대기 바위틈에 핀 구절초 꽃을 보려면
금정산성 북문으로 가서
금정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가야만 했다.
지금쯤 산구절초꽃이 곳곳에서 하얗게 피건만
시간과 체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통도사 숲길의 야산에서 구절초 꽃을 찾아내서

그냥 아쉬움을 달래보려고 했었다.

구절초는 처음 개화 할 때는

약간은 옅은 분홍색이지만 점점 흰색으로 변한다.

통도사 숲길에서 어렵게 찾아낸 구절초꽃이
무척 반가웠으나 개체수가
몇개 안된다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구절초는 국화과의 산국속에 속하는 식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산과 들에서
널리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구절초 꽃말은 '순수, 어머니의 사랑'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통도사에도
잦은 비 때문인지
그다지 예쁘게 단풍은 물들지 않고 있었다.
아주 멀리 산중턱의 작은 암자가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멋진 통도사 개울가이다.

음력 9월9일을 기준으로
개산대재가 열리고 있는 통도사에는
해마다 그랬듯이 국화전시회가 진행중이다.

개산대재 행사로 일주문 안에는
오색 연등이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개산(開山)은 산문(山門)을 여는 일

즉 절의 창건을 의미하고

대재(大齋)란

이를 기념하여 여는 큰 법회를 말한다.

*통도사 개산조(開山祖)는

신라 대국통 자장율사 스님이시다.

 

영산전과 3층 석탑( 보물) 주변에는
엄청난 국화꽃 화분으로 장식되었는데...

 

올해도 변함 없이 이름표를 빽빽하게

매달고 있는 국화 화분들 앞에서
그냥 쓴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어봤다.

그래도 이름표가 없는 곳도 있다는 것이
꽤나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해봤다.

요사채 대문 앞의 아기 부처님은
장엄등으로 어둠이 깃들면
훤하게 불이 밝혀질 것 같았다.

약사전 뒷곁의 국화 화분들에는
단 한개의 이름표도 없었다.

 

연꽃 장엄등에 불이 켜지면

더욱 예쁜 모습이라고 생각해봤다.

 

이름표가 매달리지 않은 곳만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다보니
요사채 주변만 얼쩡거렸다.

약사전 앞의 작은 연못

9층 석탑이 국화로 장식 되었으나
국화꽃이 활짝 피려면 아마도
다음달(음력 10월 초하루)쯤 될 것 같았다.

음력 초하루에 통도사에 가면
내가 늘 기도하는 곳, 명부전이다.
돌아가신 분의 극락왕생을 빌어보는 전각이다.

장식된 국화 화분에
아직은 활짝 핀 꽃이 미완성이라서
아쉽다는 생각뿐인데...

이곳 통도사에도 흐린 날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을 것이다.

날씨가 쬐끔만 더 좋았다면
아주 멋진 가을날의 산사풍경일텐데...
날씨는 여전히 우중충이었다.

통도사 삼성반월교 모습이다.
늘 일주문 주변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 만큼은 개울 건너 반대 방향에서
사진을 찍어봤더니
일주문이 다리에 가려졌다는 것이다.

삼성반월교(三星半月橋)는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마음의 다리" 라고 한다.

이 다리는

1930년대 당시 주지였던 경봉스님께서 만들었는데

한개의 홍예를 반월(半月)로 보고

반월을 다시 별로 상정하여 별이 세개 있다고 하여

삼성반월교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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