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사라진 가을을 찾으러 가고싶었으나 앞으로 열흘만 있으면
24절기 중 '입동(立冬)이라는 것이 버티고 있으니까 그럴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전국적인 10월 추위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어이가 없었지만 그것도 그냥 패스 할 수밖에 없었음은 자연이라는 것이
지맘대로 저지르는 행위에 나약한 인간의 힘이란...그것도 아예 방법은 없었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 오늘 아침 기온은 6도였고 한낮 기온은15도에 머물렀다.
첫추위라서 그런지 은근히 춥다는 생각이 간절했음도 할말을 잊게 했다.
그냥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에 몸을 싣고 어쩔수없이 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텃밭에서 해야 할 일은 꼭 해야겠기에 찬이슬 흠뻑 내려앉은 밭에서
따사롭다기 보다는 약간 추운 햇볕을 받으면서 시금치 씨를 뿌려야 했었다.
시금치 씨를 뿌리기는 했었으나, 예쁘게 크면 고라니밥이 될 것이 뻔한일인데...
내가 왜 고라니 겨울 먹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 한심스럽기도 했었으나
그래도 한겨울 추위속에서 뜯어먹는 시금치의 단맛을 잊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엊그제 다녀온 통도사 숲길에서 만난 가을 야생화들은
지금도 여전히 예쁘게 피고 있을테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꾸만 추워진다는 것은
겨울이 아주 가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애써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고 싶어졌다.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이 되다보니
자연의 힘이란 한치의 어김도 없는 것 같았다.
절집 주변에 유난히 많이 심겨져 있는
녹차나무에서 하얀꽃이 피기 시작했다.
차나무꽃은 지금 부터 12월 까지 꽃이 핀다.

차나무가 남부지방에서 재배 되는 이유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차나무는 희말라야 산맥, 동남아,
중국 동남부가 원산지인 상록교목이다.
차나무 꽃말은 '추억'이다.

숲길에서 옅은 분홍꽃을 만났다.
희귀한 꽃이라고 생각했더니 다름아닌
큰꿩의 비름' 꽃이 퇴색되는 모습이었다.
꽃이 연분홍색으로 예쁘게 피어서
점점 홍자색을 띄다가
가을이 깊어가면서 옅은 분홍색으로 변한다.
꿩의비름꽃 꽃말은 '희망, 생명'이다.

숲속에서 예쁜꽃을 만났을때
잎은 쑥부쟁이 였는데
색깔이 유난히 고와서 궁금했었다.
검색을 해보니 '청화쑥부쟁이'라는 꽃이었다.

청화쑥부쟁이는 일본에서 도입된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까실쑥부쟁이와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리기 쉬운 쑥부쟁이와는 사촌지간이다.
꽃말은 '기다림, 인내, 변치않는 사랑'이다.

아직은 덜익은 모과였으나
절집 담장가에
앙증맞게 매달린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수하게 떨어진 모과들을 줍고 싶었으나
장소가 부처님 계신 절집이라서
그냥 사진만 찍으면서 아쉬움을 뒤로 했다.

숲속에서 화사하지도 않은 꽃이
그냥 시선을 사로잡았다.
골등골나물 꽃이었다.
특이하게 생긴 모습이 은근히 예뻐보였다.

햇볕이 잘드는 저지대 습지에서 자라는
골등골나물은
전국의 산과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말은 '주저, 망설임'이다.

요즘 생태를 파괴하는 서양 미역취를 보다가
숲속에서 예쁜 '미역취'를 만나니까
은근한 아름다움에 황송하기 까지 했다.
미역취는 산속의 풀밭 또는 낙엽 밑에서
자생하며 꽃을 피우는데
일본 중국 사할린 등에 분포한다.
미역취 꽃말은 '경계 ,예방'이다.

요즘 숲속이나 산속에서
가장 많이 피는 꽃은
이고들빼기의 노란 꽃이다.

이고들빼기는 고들빼기 보다는
더욱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데
산지의 숲이나
암벽 틈새에서도 자생하며 잘 자라고 있다.

이고들빼기의 꽃말은 '순박함, 모정'이다.

숲 주변 습한 곳에서
향유꽃이 무리를 지어서 꽃이 피고 있었다.
향유 꽃말은 '가을의 향기'였다.

향유는 꿀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아시아 온대에서 유럽에 걸쳐 분포한다.
관상용 약용으로 고루 쓰이고
목욕탕의 향료로도 쓰인다.

꽃이 별로 없는 계절에
피라칸타(피라칸사스) 열매가 한몫을 한다.
꽃보다는 더 예쁜 화사함이다.

새들이 무척 좋아한다는 피라칸타 열매는
겨울 중반 쯤 되면 단 한개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새들의 겨울 양식이 되는 것 같다.

사랑의 열매를 닮은 백당나무 열매는
언제 보더라도 예쁘고 멋져보였다.
앵두 처럼 예쁘고 먹음직스러웠으나
먹을 수 없는 열매...그것이 한계였다.

숲길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올해는 덜꿩나무 빨간 열매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도 비가 많이 내린 가을날이어서
열매를 맺고, 빨갛게 익는 것도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이맘때면 흔하게 보이는 것이 덜꿩나무 열매인데...
눈을 크게 뜨고 숲길 곳곳을 찾아 헤멨으나
겨우 한개~~!!
아주 귀한 덜꿩나무 열매를 찾아냈다.
보석보다 더 귀한 예쁜 열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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