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도 요란하고 기온은 서늘해서 좋기는 했으나
곧 요란한 폭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심해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재미없는 태풍 영향이라는 것인데
어떤식으로 어떻게 곤혹을 치르게 할지 그저 마음속으로 그러려니 해본다.
가을에 꼭 한번쯤은 휩쓸고 가는 것을 즐기는 것 같은 태풍이지만
그래도 예쁘게 잘크고 있는 텃밭의 가을채소를 생각하면
걱정이 안된다는 것도 헛소리가 될 것 같은, 은근히 긴장은 하게 된다.
태풍 영향일지라도 본격적으로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니까 좋기는 했으나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이
덩달아서 심해지다보니 괜한 말로 "진짜 살맛 안난다는" 생각을 자꾸 해본다.
해마다 이맘때면 겪어야 하는 연중행사라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한다면서도
그것이 쉬운일만은 아니라는 것이 답답하고 진짜 죽을맛이라는 것이 우습다.
흐르는 콧물과 코막힘 그리고 재채기...
알레르기 비염이라는 몹쓸 것은 일단 밤잠을 못자게 훼방 놓고 있다는 것과
수면부족이 되다보니 입맛이 아예 사라졌다는 것도 할짓은 아닌 것 같았다.
전생에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어서 남들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비염이란 것이
평생을 괴롭히는 것인지?
생각할수록 화가 나기도 하고, 기가막히다는 것도 그냥 유감스러울뿐이다.
그래도 추석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날짜를 하루 하루 체크하는 것도 힐짓은 아닌 것 같다.

초하룻날에 통도사 숲길을 걷다가
암자로 오르는 돌계단 앞에 멈춰섰다.
통도사 경내에는 이렇다할 꽃들이 없었지만
암자는 언제가봐도 꽃이 있었음에
큰 기대는 아니더라도 그냥 올라가봤다.

담장 앞의 작은 화단은
꽃무릇이 제법 피고 있었으며
다른 꽃들 까지도 어우러져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예쁘다는 생각이었다.

여름 부터 계속해서 꽃이피는
플록스꽃도 암자에서는 일품이었다.
플록스라는 꽃 이름은
그리스어의 불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였고
플록스의 꽃말은
내가슴도 정열에 불타고 있습니다" 였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과는
언제쯤 노랗게 익으려는지?
아마도 11월 쯤이면 예쁠 것 같았다.

노랗게 익어서 떨어진 은행열매를
주워보고 싶었으나
은행열매의 지독한 냄새 때문에 못본체 했다.

다른 어떤 곳에서 피고 있는 봉숭화 꽃보다
더 많이 예쁜 이유는
이곳이 암자였기 때문이었다.

뜰 앞 작은 화단에는
빨간 색깔의 봉숭화꽃이 제법 많았으나
촌스럽지 않은 소박함이 보기좋았다.

암자 마당가에는 제멋대로 피고 있는
코스모스꽃도 예뻐보였다.

지난달 쯤에는 옅은 주홍빛도 예뻤는데
한달 후에는 보석처럼 예쁜 열매가 되었다.

백당나무 열매를 흔히
사랑의 열매라고 불린다고 했다.

백당나무는 전국의 산에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떨기나무이다.
꽃은 5~6월에 피며, 꽃 가장자리에는 중성화꽃이 달린다.
백당나무 열매는 9월 부터 빨갛게 익기 시작하는데
예쁘고 귀엽게 생겼으나 새들이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강한 쓴맛과 신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열매에는 사포닌과 같은 약한 독성 포함 되고 있으나
사람이 먹을 때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소화불량 정도이지만
새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먹이는 일단 피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겨울철에 서리가 내린 후 열매가 숙성 되면서
쓴맛보다는 당도가 높아지다보니
새들은 겨울철에 정말 먹이가 없을때에
비로소 백당나무 열매를 찾아서 먹기 시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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