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번씩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안되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거늘
어찌하여 그렇게 하루도 빼먹지 않은채 20일 넘게 비가 내리는 것인지?
그렇다고 많은 비가 내리는 것도 아닌 찔끔찔끔 내리는 비...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주 오랫만에 모처럼 숲길을 향해 길을 떠나면서 일기예보를 봤었더니
흐린 날씨 후, 한낮에는 햇볕 쨍쨍이었다.
그래도 미심쩍어서 우산과 비옷을 배낭속에 넣고, 마을버스를 타러 갔다.
추석 명절 전에는 이런저런 일로 바쁘기도 했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렸다.
추적거리며 내리는 빗속의 숲길을 간다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 시간을 기다렸더니
추석 명절 당일에는 찾아드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이튿날에는 알바를 갔었으며...
그 이튿날에는 입술이 부르틀 만큼 몸살이 찾아와서, 하루 꼬박 휴식이었다.
그러다보니 시간은 자꾸 흘러갔고
추석 명절이 며칠 지난 후, 우리집 아저씨의 늦은 성묘를 하기위해 길을 나섰는데
오늘은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또 내린다는 것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40분 정도 걷는 숲길에서 혹시 또 비를 만나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었다.
따뜻한 보리차와 커피가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는 모르나 그냥 걸어갔다.
숲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갈때, 20분 정도 비가 내렸지만 다행스럽게도
버스에서 내렸을 때는 비는 멈췄으나 언제 어느때 또 내릴지 계속 긴장은 되었다.
날씨만 화창했더라면 우산과 비옷이 들어있지 않은 배낭이 좀 가벼웠을텐데...
비가 내리지 않으니까 배낭속의 우산과 비옷이 부담스러울 만큼 버거웠다.
그래도 왕복 1시간 20분 정도 숲길을 걸으면서 비가 내리지 않았음이
모처럼의 성묘길에 도움을 준 것인가, 그 감사함을 어딘가에 메세지로 보내봤다.
하늘 높은 곳으로 보낸, 나의 간절한 메세지 덕에
숲길에서 야생화 찾느라고 헤맸어도 더이상의 비는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그 숲속으로 가려면
일단 장안사를 지나가야 했다.
장안사 숲길 끝나는 지점에서
산길로 접어들면
그 곳, 숲속에 우리집 아저씨가 머물고 있다.
장안사로 가는 초입의 산길에서
도깨비가지꽃을 만나게 되었다.
도깨비가지꽃은 꼭 가지꽃을 닮았으나
잎 전체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무시무시한 식물이지만 꽃은 예뻤다.
도깨비가지의 꽃말은 '믿을수 없음'이다.

어느새 가을이 찾아든 장안사 경내이다.
비록 화분속의 국화였지만
국화향기가 스며드는 장안사 대웅전 앞이다.

올해는 윤달이 있었기 때문인지
10월이라고 해도 푸른빛뿐이다.
아직은 음력 8월이니까 단풍들려면
한달은 꼬박 있어야만 멋진 모습일 것 같다.

개울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곳에
물봉선꽃이 아주 예쁘게 피어 있었다.

숲길 초입에 제법 많이 피어 있는 꽃은
나비나물이었다.
이맘때면 잊지않고 꼭 피는 꽃이다.

나비나물은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으로
꽃말은 '말너울'이다.

숲길 곳곳에 노란꽃이 지천이었다.
8월~9월에 꽃이 피는 '이고들빼기'였다.

숲길에서 만난 이고들빼기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순박함' 이다.

숲이었기에 만날 수 있는
꽃들을 보니까 반갑기만 했다.
앙증맞은 '새콩꽃'이다.

새콩은 덩굴성 한해살이 풀로
새콩이라는 이름은 콩을 닮아서 비슷하지만
품질이 낫거나, 모양이 다르거나 할 때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새콩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다.

추석 때 쯤이면 숲길에서
꼭 만나게 되는 단풍취꽃을
올해도 어김없이 만나게 되었다.

단풍취는 잎이 단풍잎 처럼 생겼다 하여
단풍취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7월 ~9월에 흰꽃이 피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단풍취 꽃말은 '순진, 감사'이다.

우리집 아저씨가 머무는 그 숲속으로 가는 길이다.
비가 내려서인지, 낙엽이 제법 쌓여 있었다.
혼자 가는 성묘길이 약간은 쓸쓸했었다.
저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우리집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혼자서 암자로 오르는 사람의 뒷모습이
참으로 쓸쓸해 보여지는 숲길에는
앞쪽의 그녀와 나 외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다.
비록 스쳐 지나치는 그런 관계였어도
인기척 없는 숲길에서는 꽤 위로가 된다.
그러면서도 혼자 걷는 숲길은
너무 호젓해서 걷는 발길이 가벼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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