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보름달이 뜬 바닷가에서

nami2 2025. 9. 8. 22:33

살아온 날들이 어느 정도 된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소멸의 날이 가까워져 오는 것이라서 그리 좋은 일은 아니건만...

음력 7월 초하루라고 해서 엊그제 절집에 다녀온 것  같은데
어영부영 하다보니 어느새 음력 7월 보름달이 바다위에 둥그렇게 뜨고 있었다.
더위에 지쳐서 앞 뒤도 분간 못하는 사이에 벌써 15일이 지나갔건만
끝도없이 뜨거워진 불볕기온은 여전히 식을줄 모른채 사람을 잡는 것 같았다.

그래도 가을 같지 않은 가을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아파트 주변의 많은 벚나무들은 하루 하루 단풍을 만들면서 낙엽되어 땅에 뒹굴고
아파트 후문 앞의 은행나무들은 벌써 노란 은행알을 떨구고 있다는 것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가을은 많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인데
식을줄 모르는 뜨거운 열기는 언제쯤 식어가고 있을런지 궁금하기만 했다.

주말에 해안가에서 알바를 하다보니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에 보여준 자연의 행태가 신기하기만 했었다.
토요일에는 생각치도 않았던 커다란 무지개가 수평선 위로 떴었고
그날, 오후 6시30분 쯤에는 바다 위에 둥그런 달이 훤하게 뜨기도 했었다.
오늘이 보름인가, 내일이 보름인가 궁금하여 달력을 봤더니 오늘이 보름이었다.
그러나 일요일에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의 습도 높은 무더위와 천둥, 번개, 소낙비 까지...
이틀간의 변화무쌍한 자연의 조화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었음에 심심치는 않았다.

비도 내리지 않았고 해무도 끼지 않은
아주 멀쩡한 날에
바다 수평선 위로 무지개가 예쁘게 떴다.
찰나의 순간 처럼...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진 무지개는
해안가에서 알바를 한지
10여년만에 딱 두번째 보게된 무지개였다.

 

한참 바쁘게 일하는 시간이라서 마당 끝으로 나가지 않고

뜰앞에서 무지개 사진을 찍었더니

여러갈래의 전깃줄이 무법자 처럼 훼방을 놓았다.

 

무지개가 뜨던 날 오후
잠시 봤던 무지개가 너무 아쉬워서
퇴근을 하며 바라본 하늘에는
어느새 둥근 달이 뜨고 있었다.

오늘이 보름인가?, 내일이 보름인가?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지나친 시간들은
무더위 때문에 정신이 살짝 나간듯 했다.

수평선 위로 달은 둥그렇게 떴으나
부채로 부칠 정도로 해안가는 무덥기만 했다.
오후 6시 35분 쯤의 해안가 풍경이다.

요즘은 해가 많이 짧아진 것 같았다
일몰 시간은 6시 40분이었기 때문인지
마을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금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6시35분 쯤의 포구는 평화스러웠다.

마을버스에서 하차후
집으로 가는 들길에서 만난 보름달은
음력 7월 15일의 밝은 달이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글귀가 갑자기 생각나는 저녁이었다.

사과나무에 두개의 사과는 매달렸으나
나뭇잎은 어느새 가을이 되고 있었다.
곧 낙엽이 지지 않을까 아쉽기만 했다.

늦여름 부터 초가을 까지 꽃이 핀다는
설악초가 아주 예쁜 모습이었다.

설악초는 꽃보다는 하얀 무늬가 있는
잎과 줄기가 관상 포인트라고 했다.

설악초는 어떤 것이 꽃인지, 잎인지
분간 못할 정도로 예쁜 모습인데
자세하게 들여다보니 하얀꽃이 눈에 띄였다.

설악초는 대극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인데
북아메리카 온대지역
특히 캐나다 동부에서 미국 남서부 까지
넓게 분포한다고 했다.

식물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정결한 느낌을 주는 식물로서
잎이나 줄기와 꽃까지 관상할 수 있다고 한다

 

잎과 줄기가

포인트라고 해서 꽃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설악초의 하얀꽃도 무시못할 만큼 예뻤다.
설악초의 꽃말은 '환영,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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