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제주 구좌읍 숨비소리길 해변

nami2 2025. 2. 19. 22:37

꽃샘 추위가 또다시 시작된듯, 하루종일 추위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더구나 바람이 심한 해안가의 2월 추위는 영하 3~4도 라고 했으나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가 넘는 것 같았다.

엊그제 이곳 저곳 기웃거리면서 눈도장을 찍어뒀던 매화의 꽃망울들은
영상 12도였던 지난주 기온이라면 벌써 만개했을 것인데...
또다시 세찬 바람까지 동반한 강추위가 찾아오니까
아직도 "그대로 멈춰라" 주문을 외우듯 꽃 필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엄동설한에 꽃이 핀다는 매화가 진짜 맞는 것인가?
영하 3~4도의 날씨건만, 꽃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이 야속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지난해 11월 중순에 제주를 다녀오면서 찍어두었던 사진들이
사진첩에 저장된채 2개월이 다 되어 가도록 방치된 상태였는데
요즘 추운 겨울이라고 해서 마땅히 나갈 곳도 없고, 찍을 사진들이 없어서
은근 슬쩍 밀린 숙제라는 이름으로 방치했던 여행사진들을 끄집어내서
며칠 동안 사진을 올려봤더니 어느새 여행기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다.

 

다음 주 부터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

본격적으로 이른 봄날의 꽃소식을 계속 전할 수 있을 것이기에
여행의 밀린 숙제를 완전하게 끝을 낼 수 있었음에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세화해변이다.
한라산 동쪽 끝 해안가였었고
이곳 주변의 바닷물이 옥색이라서 예쁘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씨가 흐리다보니 바닷물 색깔은 그다지 예뻐보이지 않았다.

바닷물 색깔이 예뻐서 조금이나마
걸어보려고 했었지만
제주 특유의 심한 바람 때문에
너무 추워서 사진 찍는 것도 버거웠다.

구좌읍 하도리 주변의 바닷물 색깔은
이곳 동해남부 바닷물과
비교가 안될 만큼 예뻤다.

그러나 곧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아서

즐겨보기에는 아쉬움만 남겨졌다.

 

제주의 해안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갯담(원담)은
움푹 패인 해안가에 돌을 둥그렇게 쌓아 만들었다.
돌담을 쌓고 밀물 따라 몰려든 고기떼들이
썰물이 되면 그 안에 갇히어
쉽게 고기를 잡을 수 있게 만든 장치를
"개" 또는 "원"이라고 한다.

천연적으로 생긴 '개'도 있고
인공적으로 돌을 쌓아 만들기도 하는데
인공적인 갯담은 옛날 부터 우리 조상들이
입지조건과 조간대의 위치를 생각하며
담을 쌓았다고 한다.

무두망개(갯담)은
구좌읍 하도리 서문동에 위치한 갯담으로
빌레와 빌레 사이를 겹담으로 쌓인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모래톱에 있지만 해초가 많이 자라고 있어서
식생 상태가 좋다고 한다.

세화해변에서 해안길을 따라
종달리 해변 까지 걷게 되는 길은
제주 올레 21길에 해당되며
숨비소리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과거에 제주의 해녀들은 물질외에도
밭일을 겸하며 생활을 유지하였는데
그 해녀들이 물질과 밭일을 하기위해
지나다녔던 길을
숨비소리길이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물질할 때 참았던 숨을 한번에 내뱉는데
그 소리를 가리켜서 숨비소리라고 한다.

서귀포 숙소에서 창문을 열면
마주 바라보이는 곳이 서귀포 섶섬이다.

이중섭화가의 그림 중에서
1951년에 그렸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의
그림을 생각나게 하는 섬이라서
섬을 바라볼때마다 멍때리게 했다.

서귀포 숙소 뒷쪽에는 귤박물관이 있었다.
귤박물관 언덕에서 바라보니
또다시 '섶섬'이 아름답게 보여졌다.

11월 중순의 늦가을
겨울색이 짙어가고 있는 계절이었으나
산비탈에는 야생감들이 보기좋았다.

야생감인지, 노지에서 재배되는 귤인지
서귀포의 늦가을 풍경은 멋지기만 했다.

멀리서 봤을 때는 귤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까 감이었다.

하루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숙소로 돌아가다가 마트에 들렸더니
마트 저쪽 하늘에 불이 붙어 있었다.
제주 서귀포의 일몰은 대단했다.

제주 갈 때 마다 머무는 제주 숙소는
여동생 가족이 별장 처럼 사용하는 빌라였다.

 

서귀포 귤박물관 주변이라서
사시사철 노란 귤나무가 즐비하게 서있어서

그 풍경만으로도 아름답기만 한데...
저녁식사를 준비하려고 마트에 갔었더니
이렇게 멋진 하늘이 또다른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서귀포 숙소 주변 동네는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온통 귤나무인데

숙소 마당 앞 주차장이 모두 귤나무였다.

 

숙소 주변에서 산책을 하다보니
멀리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11월 중순에도 온통 귤밭이었는데...

 

지난해 2월 17일에 제주에 갔을때

서귀포 숙소 주변에서 찍어둔 사진을 보니까

11월이나 2월이나 풍경은 똑같을 정도로

서귀포에는 귤들이 지천인 것을 인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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