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늦은 봄날에 피고 있는 들꽃

nami2 2024. 5. 13. 22:51

모내기 준비를 하려는지

아파트 앞 들판의 논에 물이 가득 넘치는가 했더니
개굴 개굴...참으로 오랫만에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제법 들려왔고
아파트 뒷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는 초여름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침 저녁의 기온은 텃밭 채소들에게 냉해를 입힐 만큼 추웠다.
한낮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은 분명 초여름이었으나
초저녁이나 새벽녘의 춥다는 느낌은 아직 늦봄이라는 것을 실감케 했는데...

지난해 가을에 텃밭에 코스모스 씨가 떨어졌었는데

봄이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코스모스의 새싹들이 자라고 있는 것은 알았으나  

어느새 그곳에서
코스모스 꽃이 피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것은 아니다' 하면서 웃어봤다.

요즘 피는 꽃들은 계절도 모르고, 국적도 모르는 이상야릇한 식물이라고 하면서도
그들이 꽃핀 것을 인증사진 찍듯 ...
사진을 찍어보는 나자신도 참으로 우습다는 생각을 해봤다.

텃밭에서는 계절도 모르는 녀석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늦봄인지,초여름인지, 초가을인지 가늠을 못하는 것은
식물 탓인지, 알 수 없는 기후탓인지
그것은 정확한 답이 없는 것 같았다.

뻐꾸기 소리가 너무 구슬프게 들려와서
아파트 베란다 창문에서 바라본  풍경 역시
초여름인지, 늦봄인지 구별이 안되었다.
그러나
아카시아 향기가 창문으로 들어올 만큼
하얗게 핀 아카시아 나무가 멋져보였다.

찔레꽃도 아주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요즘
찔레꽃 향기도 아카시아 향기와 더불어

참으로 괜찮았다.

어느새 초여름에 피는 '메꽃'이
아주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호박꽃이 필 때 쯤에 함께 꽃이 피면 더욱 예쁠텐데...
성질이 급한 녀석들 같았다.

메꽃은 우리나라 진짜 토종식물이다.
꽃말은 '속박 ,충성, 수줍음'이다.

붓꽃이 피기 시작했다.
갸냘프면서도 예쁜 보라색깔의 붓꽃은
초여름에  피는 꽃 중에서 좋아하는 꽃이다.

붓꽃의 꽃말은
기별 , 존경 ,신비한 사람이라고 한다.

물가에 '꽃창포' 꽃도 피고 있는 계절이다.

갑자기 확~피었다가 금새 사라져버린
'홍가시나무꽃'인데
꽃의 수명이 약 일주일 정도 였다.

꽃 피었나 했더니 어느새 흔적없이 사라진

홍가시나무꽃의 꽃말은 '검소'였다.

상록성 작은 키나무의 홍가시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식재한다.

어느집 장독대 옆에 하얀꽃이 피어 있었다.
장독대와 참 잘어울린다는 생각이라서
사진을 찍으면서 검색을 했더니
만첩 조팝나무꽃이라고 했다.

조팝나무 종류는 참 많다고 생각해왔지만
만첩 조팝나무꽃은
처음 보는 꽃이었으며, 신기하고 예뻤다.

 

늦게 피고 있는 철쭉도
흔한 색깔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그냥 예쁘다는 생각뿐이었다.

봄날 4월에 피는 무우꽃이
새삼스럽게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계절 감각이 없는 식물들이

하나 둘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무슨 꽃이든지 꽃은 예쁘니까 사진을 찍어봤다.

예전에는 무우꽃을 장다리꽃이라고 했는데
자세하게 검색을 해보니
*장다리꽃은 무우 배추 따위의
  줄기에 피는꽃들을 일컫는다고 했다,

텃밭 도랑가에 하나 둘  피기 시작하던
'개구리자리'꽃이 제법 성숙한 모습이었다.
꽃이 사라질 줄 모른채
끝도없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개구리자리의 꽃말은 '님의모습'이다.

텃밭에서 지겹도록 자라던 '뽀리뱅이' 역시
꽃이 사라질줄을 모른다.
점점 꽃이 피면서 더욱 큰 꽃을 만들고 있다

뽀리뱅이 꽃말은 '순박함'이다.

요즘 텃밭의 웬수는 이녀석들이다.
낮은 자세로 밭고랑에  늘어붙어 살면서
호미로 긁어내도
죽기살기로  꽃을 피우는 '큰개미자리'이다.

큰개미자리는
해안가 들판의  양지 바른 곳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꽃말은 '나는 당신의 것'이라고 한다.

아주 눈꼽만한 꽃인 '꽃마리' 꽃을
접사로 사진을 찍어보니

꽃 색깔도 아주 예쁜 모습이었다.

꽃마리의 '마리'는
말이를 소리나는대로 표기한 것으로

꽃이 필 때 꽃차례에 말려 있어서
꽃마리라고 이름을 불렀다고 한다.
꽃마리의 꽃말은 '기쁜소식'이다.

요즘 들판에 엄청 피고 있는 꽃은
벳지(털갈퀴나물)....
유럽이 원산지이며, 귀화식물이다.

사료작물로 도입을 하였는데
내한성이 좋아서 중부지방의 녹비작물로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공원을 산책하다가 시가 적혀있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시를 읽다보니 가슴이 짠해지는 싯귀가 있어서 적어봤다.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 정채봉 -

하늘 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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