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비내리는 범어사 숲길에서

nami2 2024. 5. 6. 22:44

알바하는 집에서 일이 생겨서 생각치도 않게 휴일에 알바를 쉬게 되었다.
보너스를 받는 기분의 휴일이라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것인지 그런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일단은 산행하는 인파가 많은 휴일이니까

많은 인파에 휩쓸려서 혼자라도 괜찮게 금정산을 오르려고 집을 나섰다.

5월초 이맘때는 심심치 않게 금정산에서 야생화를 만날수 있었기에
겁도없이 혼자 산행을 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비 내릴 확률은 60%였고, 오후 3시 부터 본격적인 비소식이 있어서
설마 하면서 밀어 부치듯이 집을 나섰건만....
어디를 가더라도 늘 비를 몰고 다니는 팔자는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우산은 계속해서 썼지만, 금정산 범어사 일주문을 들어설 때 부터는
비옷을 입지 않으면 안될 만큼
내리기 시작하는 비는 하루종일 어찌 그리도 야속하게 내리는지?

 

아마도 산속이라서 더욱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금정산성 북문 까지 가려고 했던 산행 계획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방수가 되는 비옷을 입고 다녔던 덕분에
여러종류의 야생화를 만날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파일을 일주일 앞둔 사찰은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참 예쁜 풍경이었다.
연두빛 초목과 오색연등...
더구나 비까지 내려주니까 분위기는 참으로 봐줄만 했다.

범어사  숲길에서 우선 '골무꽃'을 만났다.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사진 찍기는 불편했어도 모른척 할 수는 없었다.

골무꽃은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골무꽃은 꽃이 지고 난 다음 열매를 싸고 있는
꽃받침통의 모양이 골무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골무꽃의 꽃말은' 의협심'이다.

범어사 일주문 주변 숲길에서
참 예쁜 꽃을 만났다.
진달래꽃도 아닌 것이 철쭉도 아니고..
꽃 모양은 작고 갸냘퍼 보였지만
바라볼수록 예쁘다는 느낌이었다.

즉석에서 폰으로 검색했더니
꽃이름은 '산진달래'였다.

그렇게 산을 많이 다니면서 연달래는 많이 봤어도

산진달래는 처음 보았다.

혼자보기 참 아까울 만큼 예뻤다.

산진달래는 쌍떡잎식물 상록관목인데
꽃은 진달래와 비슷하나
상록수 라는 것이 다르다고 했다.
한국(제주도,  금강산과 북부지방)
일본 중국 시베리아 동부에 분포하며
주로 고산지대에 서식한다고 ...

비 내리는 돌담장 밑의 죽단화가
분위기를  제법 만들어 주었다.
고즈넉한 풍경의 죽단화가 예뻤다.

비옷은 입었지만 장화를 신지 않았기에
풀숲으로 들어가서
꽃사진 찍는 것이 조금은 불편했다
그래도 야생화이니까...사진 찍었다
광대수염의 꽃이 요즘 많이 필 때이다.

광대수염은 꿀풀과의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말은 '외로운 사랑'이라고 한다.

가을이면 빨갛게 물드는 예쁜 단풍나무에
꽃이 핀다는 것이 신기했다.

푸른 잎사귀 위에

빨간 잠자리가 앉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단풍나무 꽃잎은
암꽃과 수꽃이 모두 없고 꽃받침 5장이
꽃잎 처럼 보인다고 했다.

금정산 숲길에서 금난초를 만났다.
금난초는 햇빛이 없으면
꽃이 오므라지는 것인지는 몰라도
어렵게 만난 금난초의

활짝 핀 꽃을 볼 수 없어서 아쉽기만 했다.

이곳 저곳에서 어렵게 찾아낸
금난초는 빗속에서 예쁘게 서있었지만
모두들 꽃을 오무리고 있었다.

금난초는 난초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이다.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다.

숲길의 이곳 저곳에서 꽃을 찾은 이유는
금난초가 있으니까
혹시 '은난초'도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나섰더니

보이는 것은 모두 금난초뿐이었다.

금난초의 꽃말은 '주의 ,경고' 였다.

숲을 헤메다보니 결국 '은난초'를 만났다.

노란색은 금난초, 흰색은 은난초...

아무래도 내 눈에는 은난초가 더 예뻐보였지만

은난초는 장안사 숲길에서도 귀했는데

금정산 숲길에서도 역시 귀하신 식물이었다.

은난초는 전국 산지의 숲에서
분포하는 다년생초이다.
꽃말은 '총명, 청초한 아름다움
꿈의 실현'이라고 한다.

숲길 계곡에서 '산괴불주머니'를 만났다.
현호색과에 속하는 2년생초이다.
꽃말은 '보물주머니'이다.

숲에는 산딸나무를 비롯해서
때죽나무꽃도 피었고, 하얀 으아리꽃도 피어 있었지만
바위가 있는 돌길은 미끄럽고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
풀숲을 헤집고 들어갈 수 없어서 사진 찍는 것을 포기했다.

산딸나무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교목으로
꽃말은 희생이라고 한다.

성 처럼 높게 쌓인 암자의 돌 담장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넝쿨도
비 내리는 봄날의 숲길을 연두빛으로 더욱 아름답게 했다.

빗속에서 길은 약간 미끄러웠지만 야생화를 찾아냈을 때의 기분은...
아마도 다음번에 갔을때 또 비가 내린다고 해도
주춤하지 않고 또다시 숲길을 헤메고 다닐 것이라고 말할 만큼
숲에서 야생화 찾기란 참으로 묘한 매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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