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겨울 한복판, 봄의 전령사들

nami2 2024. 1. 17. 22:33

기온은 영상이었지만 날씨는 눈이 내릴 것 처럼 우중충 했고
옷속으로 파고드는 찬바람은 영락없는 겨울바람이 었다.
걷기운동 핑계대고 이곳저곳의 공원길을 다니면서 기웃거리다보니
곳곳에서 앞다툼하듯

봄을 맞이 하는 전령사들의 예쁜 모습들이 자꾸만 눈에 띄었다.

아직은 춥기만한 겨울 한복판인데...
너무 일찍 찾아든 꽃소식이 신기하기도 했고 반갑기도 했으나

그래도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생각은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설명절이 지나고 나서 꽃이 피어도 늦지 않는 꽃소식일텐데...
뭐가 그리 바빠서 한겨울날에 꽃을 피우는 것인지?
시큰둥해 하면서도 어느새 발걸음은 꽃을 찾아다니는 내가 우습기도 했다.

바람이 차거워서 두툼한 옷을 입고 걷기운동 나갔다가 돌아올 때는
어느새 등줄기에 땀이 흠뻑 흐르는 것은  

알게 모르게 어디서 부터인가,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런 날씨였기에 곳곳의 지인들이 독감 걸렸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
그래서 겨울과 봄의 갈림길에 찾아든 환절기였음을 알 것 같았다.

바람은 아직 추운 겨울바람이건만
24 절기상으로는 '대한(大寒)'도  지나지 않았고
음력으로는 아직도 한겨울  섣달인데...
봄을 맞이하려는 봄까치꽃은  
곳곳에서 제법 예쁘게 피고 있는 요즘이다.

추위로 인해 꽃잎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는 토종동백(홑동백)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어디선가 부터 봄이 오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화단가에는
애기동백과 겹동백 그리고
토종동백 나무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애기동백나무는 이미 꽃피는 시기가 지났기 때문인지
꽃소식은 더이상 없었고
겹동백나무는 꽃봉오리가  다닥다닥 인데

꽃피는 시기가 아직인듯 머뭇거리고 있었지만
토종동백나무에서는 하나씩 둘씩 계속 꽃을 피우고 있었다.

활짝 핀 토종 동백꽃은 언제 봐도
우아한 아름다움이 있다.

자주 가는 공원길 한복판에는
정말 커다란 은목서나무가 있었다.
그런데 나무 전체에 눈이 내린듯한
희끗희끗한 모습이 눈에 띄어서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추운 겨울날에도 '은목서'꽃이 핀다는 것이 너무 신기할 만큼
하얀꽃이 다닥다닥 예쁘게 피고 있었다.

겨울 한복판에서 꽃이 피고 있는 은목서!!
그런데 향기도 은은하고 예뻤다.

집 주변  들판은 거의(90%) 매실농장들인데
그 중에서 올해 1등으로 꽃이 핀 매화는 '청매화'였다.
어제 사진을 찍어놨는데...

오늘 지나다보니 꽃송이 자체가 흔적도 없어졌다.
반갑다고,신기하다고 ,혼자보겠다고...
못된 손목이 꽃을 따가지고 간 것 같았다.
어처구니 없는 꽃도둑이었다.
은근히 화가났고, 아쉽기만 했다.

 

그 옆에 또다른 청매화가  피고 있었지만
이꽃도 내일 쯤에는
어떤 몹쓸 손목에 의해서 사라지면 어쩔까
괜한 걱정이 앞섰다.

이 청매화는 다른 공원에 핀 꽃이었고
높은  나무가지에 피었기에
누군가에 의해서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 믿어본다.

오전에는 우중충한  날씨였는데
오후로 접어들면서
하늘 풍경이 너무 아름답게 보여졌다.

아파트 옆 소공원을 지나다보니
앙상한 겨울나무와 잘 어우러지는 하늘을
오랫만에 보는듯 했으며
누군가 도화지에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 같아서 더욱 정겹게 보여지기도 했다.

'그림 >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쁘게 꽃이 피고 있는 2월  (16) 2024.02.06
영하의 날씨에 향기 짙은 매화  (16) 2024.01.22
늦가을 길 위에 핀 국화꽃  (29) 2023.11.22
해국이 피는 해안가에서  (25) 2023.10.23
가을 들판의 아주 작은 풀꽃  (36) 202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