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가을 정취가 예쁜 늦가을에

nami2 2023. 10. 18. 22:40

올해는 그다지 탐스런 감나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유감스럽기 까지 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아파트 공원 입구에 다닥다닥  열려있던 감나무 였는데
시골동네를 기웃거리며 살펴봐도 먹음직스런 감나무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무던히도 많이 내렸던 여름비와 유난스러울 정도로 태풍 영향의 거센바람은
감나무를 비롯해서 다른 열매들도 나뭇가지에서 견뎌내지를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가을꽃만은 예쁘게 피고 있었음이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들길의 이런저런 식물들은 삭막하기만한

텅 빈 들판 주변을 참 아름답게 만들어 놓는 것 같아서 고맙기는 했지만
하루 하루 자꾸 먼지만 날리는 가을 가뭄에 그냥 또다시 하늘만 쳐다보게 된다.

빗물이 보약처럼 필요한 시기에 하늘은 또 장난을 치는 것인가?

물 길어다가 김장 채소에 뿌려주는 것도  힘겨움이 되는 것 같았다.

 

길가에 아무렇게 뒹구는 꽃도 예뻐보이는 가을날이다.
싸늘한 바람이 자꾸만 움츠려들게 하는 날씨에도
이렇게 예쁜 모습의 코스모스꽃이 대견스럽기 까지 했다.

죽지않고 살아 있다는 것만도 고맙기만 했다.

 

먼 곳 까지 코스모스꽃을 보러가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것은
그냥  풀 한포기에도 정성을 들여봤던 텃밭 덕분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예쁜 색깔로 즐겁게 해주는
우리 텃밭의 코스모스가 볼수록  예쁘기만 했다.

4년 전에 코스모스 씨앗을 1000원에 구입하여
텃밭 한켠에 씨를 뿌렸더니 그 꽃씨들이

이리저리 바람에 날려서 텃밭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4년 후  올해는 더욱 예쁜 코스모스가 되어서

가을 텃밭 지킴이가 되고 있었다.

분홍색,빨간색 그리고 여러가지 혼합색
코스모스는 아마도 가을이 끝날 때 까지
맨드라미와 함께 텃밭을 예쁜 밭으로
만들어 놓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서 국화꽃들이 바톤텃치 중이다.

올해는 감나무의 감들이 참 귀한 풍경이 되었다.
해갈이를 하는 것인지
여름에 자주 내린 비 탓인지
그래도 이 정도로 감나무를 볼 수 있었음이 다행스러웠다.

텃밭으로 가는 길목에
아주 멋진 나무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파라칸서스'의 붉은 열매가

삭막해지는 가을날을 참 아름답게 하는 것 같았다.

들길의 돌동부 꽃은 참으로 끈질겼다.
지난 6월 부터 피기 시작했던 콩꽃은
열매도 맺히지 못한채 끝도없이 피고 있었다.

어느집 뜰 앞의 다알리아 꽃이 참 예쁘기만 했다.
내가 키우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집 뜰 앞에서라도  대리만족을 해봤다.
꽃 색깔이 참 매력적이었다.

우리 텃밭의 쑥부쟁이꽃은  시간이 갈수록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여름내내 낫으로 베어내고 또 베어냈어도
종족번식 때문인지
깊어가는 가을날에 참으로 예쁜 짓을 하고 있다.

가을무우 밭 옆에서 이렇게 예쁜 꽃으로 피고 있었음이

시간이 갈수록 보랏빛이 예쁘기만 했다.

 

공원길의 산수유 나무 열매가 너무 탐스러웠다.
그냥 따서 입에 넣는 것이라면
이렇게 예쁜 모습으로 남아 있지도 않았겠지만
통통 여문 열매가 참 먹음직스러웠다.

가을날에 자연스러움의 아름다움으로
주변을 화사하게 해놓는 것도 봐줄만 했다.
비둘기만한 커다란 '직박구리' 새가

아직은 건들지 않고 그냥 봐주는 것이 고마웠다.

왜냐하면 산수유 열매는 직박구리의 맛있는 밥이기 때문이다.

 

해안가 언덕 위에 핀 실유카꽃을

사진 찍느라 조금은 애먹었다.

그래도 5분 정도를 실갱이 하다가

이렇게나마 사진 찍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실유카 꽃말 처럼

접근해서는 안될 장소에서 피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유카는 원산지가 미국이고
꽃말은 '접근하지마세요, 위험'이다.

텃밭 옆의 들판에 핀 노란 서양 미역취...
이것도 어찌보면 가을 정취속  한폭의 그림이었다.
텃밭에서 일을 하다가 잠시  감상을 할 수 있는 자연속의 그림은
하늘과 주변이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다.
서양미역취의 꽃말은 '섬색시'였다.

바닷가 언덕의 수크렁이 멋져보였다.
수크렁의 꽃말은 '가을의 향연'이라고 했다.

텃밭 옆  언덕 위에  억새 무리들이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어찌나 서걱거리는지
더구나 억새 숲 속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작은 참새들의 둥지도 있는 것 같았다.
보기만해도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데
서걱거리는 바람소리와
와글 와글 거리는 참새들의 분주함에
텃밭에서는 심심할 새가 없었다.

텃밭을  가꾸며 시골스러움에 묻혀서
촌뜨기 처럼 살아도

날이면 날마다 느껴지는 자연과의 만남은
혼자서 텃밭 일을 하고 있어도

심심치는 않았다는 것을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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