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가을은 깊어만 가고 있는데

nami2 2023. 10. 11. 22:33

선선한 가을은 자꾸만 싸늘함을 만들어서 움츠리게 했고
들판의 가을걷이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은 분명 10월이다.
그런데 들판을 산책하면서 이곳 저곳으로 한바퀴 돌아봤더니
피고 있는 꽃들은 여전히 계절을 잊어버린 꽃들이 대부분이었다.

과일도 제 철 과일이 맛이 있고, 꽃도 제 철 꽃이 예쁜 것인데
요즘에는 제 철에 피는 꽃을 보는 것이 그리 힘든 것인가  우습기도 했다.
하기야 제 철에 피는 원예용꽃들은

꽃집에서 사람의 손으로 키워진 것이 넘쳐나니까 할말은 없었지만

 

그래도 들길에서 만큼은 요즘에 피는 자연의 가을꽃을 보고싶었으나
눈에 보여지는 꽃들은 예쁘기는 했지만
솔직히 계절을 모르는 바보녀석들만 계속해서 피고 있음이 유감이었다.
시간을 모르고, 계절을 모르고,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는 바보 같은 꽃들은
그래도 예쁘다는 소리에 귀를 귀울이며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웬지 애처롭기도 했다.

들길에 아주 예쁘고 앙증맞은 '아로니아'꽃이 피고 있었다.
원래 아로니아꽃은 5월에 피는 꽃인데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는 계절 바보가 된
아로니아 꽃이 측은했으나
예쁜 것은 사실었기에 반갑기만 했다.

이미 까만 열매를 수확한지가 오래 되었건만
누구를 위해 또다시 꽃을 피우는 것인지?

사람들에게 건강의 맛을 보여주는 
아로니아꽃의 꽃말은 '불로장생'이다.

요즘 들판 이곳 저곳에서 고구마 수확이 한창인데
어느  고구마 밭에 핀 고구마 꽃이 예쁘기는 했으나
곧 고구마 넝쿨을 걷게 된다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넝쿨 걷는 고구마 잎사귀 사이로 피고 있는 꽃은
꼭 시한부 선고를 받는 것 같아서  애처롭기 까지 했다.
그래도 고구마 꽃의 꽃말은  '행운'이었다.

나팔꽃을 닮은 고구마꽃은 귀한 꽃이므로

꽃말도 행운이 아니였나 생각해봤다.

 

돼지감자(뚱딴지) 꽃은

어쩜 제 철에 피는 꽃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직도 곳곳에서 많이 피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감자꽃의 꽃말은 ' 미덕'이다.

6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나팔꽃은 진짜 계절을 잊고 사는 것 같았다.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끊임없이 뻗어가는 넝쿨이 씩씩하기만 했다.

들길에서 피고 있는 나팔꽃은
가을이 제철인듯 요즘 엄청 피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들길에 나가면

눈에 보여지는 꽃들은 온통 나팔꽃뿐이다.

 

나팔꽃의 꽃말은  '풋사랑 ,덧없는 사랑, 기쁨'이라고 한다.

시골동네 허름한 집의 지붕을 타고
뻗어 올라가는 나팔꽃이  신기할 만큼 예뻤다.

공원길에 즐비하게 서있는

아그배나무에서 꽃이 피고 있었다.
지금은 봄날이 아니라 분명 가을날인데...
공원길에 서있는 아그배나무 마다

피고 있는 꽃들은 예쁘지만 뭔가 어설프기만 했다.

한켠에서는 이렇게 예쁜 아그배열매가 붉게 익어가건만...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어간다.

또다른 나무에서는 이렇게 예쁜  아그배나무꽃이 피고 있었다.
아그배나무꽃의 꽃말은 '온화 '였다.
아그배나무는

중부지방 이남의 산에서 자라는 낙엽 활엽떨기나무이다.

차나무꽃의 꽃말은 '추억'이다.

차나무는 동백나무의 속씨식물이며
원산지는 한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이며
산지에서 서식한다.
*찻잎을 발효시키거나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녹차 홍차 우롱차 등이 만들어진다.*

감나무의 감이 점점 색깔이
짙어지고 있는 깊은 가을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거의 추수가 끝났겠지만
이곳의 들판은 아직 황금들판이다.
머지않아 황량하기만한 빈 들판이 되겠으나

 

아련하기만 했던 고향 들판 같은 정겨움이 엿보이는 것 같아서
더 오래도록 이런 풍경을 붙잡고 싶지만
자연에게 저당 잡힌 가을의 시간들은 곧
추수가 끝난 빈 들판이 될 것임을 씁쓸하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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