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추석쯤에 피고 있는 예쁜꽃

nami2 2023. 9. 25. 22:29

추석을 며칠 앞둔 요즘의 날씨는 여전히 흐리고 우중충이었다.
어디선가 또다른 태풍 조짐이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고 가끔씩 빗방울도 흩뿌리기도 한다.
맑고 푸르고 멋진 하늘을 본 것이 언제였는가 생각해 보았지만

기억에도 없는듯 아주 먼 옛날 이야기 같았다.
그래도 해안가 주변의 아침 저녁은 서늘했으나 한낮에는 26도 까지 올라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는 확실했다.

날씨 탓인지는 몰라도 이곳 저곳에서 본격적으로  가을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무더위에 대한 스트레스는 끝이 난 것인가 생각해보는데...
한마디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살맛나는 세상에서
가을꽃들이 하나 둘씩 자꾸만 꽃망울을 맺는 것이 즐거움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방 처럼, 멋진 파란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이 있는 풍경을 보고싶으나

그것 까지 바란다는 것은 욕심인 것 같고

그저 세찬 바람이 수그러들고 당분간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어제 까지는 바쁜 일이 있어서 들판 길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는데
오늘 텃밭으로 가면서 눈여겨봤더니
어느새 뚱딴지(돼지감자)꽃이 피고 있었다.
예쁜 꽃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석쯤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반갑기만 했다.

뚱딴지(돼지감자)꽃은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이며, 한해살이풀이다.
전국의 밭에 심어서 재배를 하거나,길가에 저절로 자라는 귀화식물이다.
꽃말은 '미덕'이라고 한다.

공원길에 산수유 열매가 점점 빨간색으로

보석 처럼 예쁘게 익어가는 가을날이다.

텃밭에서 피고 있는 맨드라미 꽃위로
여뀌가 사뿐이 앉아 있는듯, 꽃이 피고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손을 댄 것 처럼...

 

꽃사과나무 열매도

제법 가을 소식을 전해주는 것 처럼 예뻐 보였다.

한개 따서 입에 넣고 싶을 만큼 먹음직스런
꽃사과나무 열매의 유혹은
그냥 사진 찍는 것으로 마무리 해봤다.

여름내내 텃밭 옆 도랑가에서 지긋지긋하게

스트레스를 줬던 '고마리'가 이렇게 예쁜 꽃을 피어주었다.
꽃은 예쁘지만
번식력 좋은 잡초는 진짜 싫었다는 것을 웃음으로 대신해본다.

흐뭇한 웃음이 아니라 기가막힌 웃음이다.

 

가을날에 꽃이 활짝 피는 고마리는 진짜 예뻤다.
꽃말은 '꿀의원천'이라고 했을 만큼

아주 작은 꽃 위로 덩치 큰 꿀벌이 날아들었다.

 

이렇게 무성한 잡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우리 텃밭 도랑가의 모습인데

뽑아내고, 낫으로 베어내고, 또 뽑아내도 살아남은...

이것은 화초가 아니라 죽기살기로 번식했던 잡초였다.

고마리는 물을 정화 시켜주는 작용을 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축산 농가 주변에 많이 심어서
폐수를 정화시키기도 한다는데
충청도에서는 돼지가 잘 먹는 풀이라고 해서 '돼지풀'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느집 담장 옆 꽃밭에 피고 있는 꽃무릇

90세 정도의 나이드신 어르신께서 가꾸시는 꽃밭에는
아주 소복하게 꽃무릇이 피려고 한다.

들판에 피고 있는 콩꽃의 정체를 모르겠다.
콩 꼬투리가 단한개도 열리지 않고 잎과 꽃만 무성했다.

야생인지, 재배를 하는 것인지 그것도 알 수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꽃은 더 많아지고, 콩잎도 길 위로 넘쳐났다.

 

이질풀꽃은 가을이 깊어 갈수록  더욱 예쁘게 피고 있었다.
꽃말은 예쁜 '새색씨'인데
꽃이름은 설사와 연관되는 이질풀꽃이라는 것이 우습다.

이 풀을 달여 마시면 설사병인 이질이 낫는다고 하여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이질풀'이 5대 민간 영약으로 여긴다고 하며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에서도 이질풀이 자란다고 했다.

 

오늘 마트에서 햅쌀을 사왔다.
아무래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서 수확한 햅쌀은 아닌듯...

다른 지방에서는 벼를 수확해서 햅쌀이 이곳까지 오는 것 같았다.

 

이곳 들판의 벼들도 점점 누런색깔로 변해가고 있었다.
황금들판이 되려면 아직도 멀기만 한 10월 중순이 되겠지만
이렇게나마 추석쯤의 가을 들판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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