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비 내리는 9월의 첫날

nami2 2023. 9. 1. 22:28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는 것은 진작 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어제와 오늘이라는 시간 개념속에서

느껴지는 감정 기복은 어쩔수 없는 것 같았다.

하루종일 쉼없이 비가 내리다보니 기온이 22~23도로 떨어지면서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함에

곧바로 가디건을 찾아서 걸쳐야 했던 것이 어이가 없었다.
어제 저녁 까지만 해도 덥다고 짜증스러움을 호소 했었건만
하룻만에 그렇게도 변덕이 심한 것인지?

간사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실체가 이런 것인가, 우습기만 했다.

그래도 달력을 한장 더 넘기면서 찾아온 서늘함은
9월이어서가 아니라 태풍 영향 때문이라고 애써 변명을 해본다.

지난밤에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기에 마음속은 온통 텃밭 생각뿐이라서
9월 첫날에
부슬부슬 내리는 빗줄기를 우산속에서 즐기며 텃밭으로 가봤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였다면 집에서 꼼짝도 못할텐데
착한 태풍의 간접 영향은
우산을 쓰고 돌아다녀도 괜찮을 만큼 곱게 내려주었다.
그러다보니 텃밭에서  우산을 쓴채, 고추를 따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텃밭 한켠에서 노란꽃을 피운 '삼잎국화'꽃이 빗속에서 참 예뻐보였다.

나물로 계속 뜯어 먹다가, 꽃을 보기위해 주춤했더니

종족번식의 법칙에 의해 꽃을 참 예쁘게 피워주었다.

 

비 내리는 날의 연보라빛 '배초향'꽃도
분위기 있는 보기좋은 모습이었다.

아주 흠뻑...비를 맞고 서있는

왕고들빼기 꽃은 올해 처음 꽃이 피기 시작 한듯...
이제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까 아직은 귀한 꽃인데

꽃을 피우자마자 흠뻑 비를 맞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길가 담장 옆에 피어 있는 봉숭아꽃

무궁화꽃도 거의 꽃이 지고 있었는데
새롭게 꽃이 핀 모습이
빗속에서 참으로 예쁜 모습이었음이 느껴졌다.

비가 많이 내렸어도 텃밭은 그런대로 멀쩡했다.
밭고랑 마다 가을채소 새싹이 나오고 있는데
빗줄기에 물멍이 들지 않았을까 살펴보았다.

 

쑥갓, 청경채 ,양상추 ,꽃상추, 가을무우, 쪽파, 치커리...
텃밭은 아주 어린 싹들이 예쁘게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청상추는 조금 일찍 씨를 뿌렸기에

곧 뜯어먹어도 될 것 처럼 크고 있었다.

 

호박 하나 딸 것이 있어서 겸사겸사 텃밭에 가봤더니
아주 어린 호박은 빗물에 의해 툭 떨어졌다.
그래도 호박이니까  

버리지 못하고 집으로 가져왔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다면 제대로 클 호박인데...아깝기만 했디.

우산을 쓰고 기왕 집 밖으로 나왔기에
비가오거나 말거나 시골동네길 한바퀴 했더니
어느집 담장가에 붉은 '병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병꽃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피는 꽃인데...
비를 맞은 모습이 예뻤고 그리고 반가웠다.

햇빛이 있는 맑은 날보다
비가 내려서 더욱 선명하게 예쁜 '꽃범의 꼬리' 꽃이다.

우중충하게 비 내리는 날

그냥 발길 닿는대로 길 따라 걸어가보니

무슨 꽃인가는 중요하지 않은채
길가에서 화사하게 핀 꽃들이 반갑기만 했다.

진짜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비가 내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비 바람이 치지 않는 그냥 부슬부슬 내리는 비였기에
텃밭도 무사했고, 다른 곳도  비 피해는 보이지 않았다.

 

희뿌연한 물안개속의 시골동네길...
걷기운동을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나의 법칙에 따라서 우산을 쓰고 그냥 빗속을 걸어봤다.
누가 보면 청승을 떤다고 한마디 하겠지만

비 내리는 날 우산 쓰고 걷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나처럼 한번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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