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여름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

nami2 2023. 8. 31. 22:21

흔히 알고 있는 여름의 끝은 오늘 날짜  8월31일이다.
그리고 내일 부터는 9월 그리고 가을...
그렇지만 여름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될것이고
가을은 계절의 길목에서 서성거리며 눈치만 볼 것 같다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아직도 이곳의 낮 최고 기온은 28~29도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을이라는 단어를 맘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9월이라는 것...
그것만 해도 한시름 놓을 만큼
마음은 벌써 선선한 가을을 향해 가고 있음이었다.

하루종일 폭우가 쏟아진다고...

산사태와 침수피해 우려 하는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지만
이곳에 하루종일 내린 비의 양은  종이컵으로 2컵 정도였다.

텃밭에 놓아둔 빨간 플라스틱, 작은 그릇에 절반도 못채웠다.

 

일기예보의 불신, 날아드는 문자메세지는 귀찮은 존재
가을채소들을 심느라 바쁜 일정에서의 엉터리 일기예보는  
그저 그런 스트레스일뿐이었다.

그래도 폭우보다는 낫지 않을까 애써 두둔을 해본다.

그나마 부슬부슬 내리던  가랑비가 걷힌 들길을 한바퀴 걷다보니
어둠이 깃든 늦은 오후의 들길은 무덥기는 했지만
그냥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고즈넉한 풍경이 되어 주었다.

하루종일 조금씩 내리고 있는 비였지만
그래도 텃밭은 어떤가 들여다 보러 갔더니
비를 맞은 모습이

더욱 예뻐보이는 '맨드라미'를 못본체 할 수 없었다.

꽃사과나무에 열매가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가을바람이 불고 있다는 뜻이다.

들길 곳곳에 하얀 오가피 꽃이 피고 있었다.

특이하게 생긴 것도 꽃이니까 예쁘게 봐주기로 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추석...
대추를 따먹어 보니 단맛이 들었다.
아무리 더워도 계절은 속이지 못하는 것 같다.

대추가 영글어 가는 여름의 마지막 날에는
하루종일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빗방울이 대롱 대롱...
빨간 보석 같은 구기자 열매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초여름에 꽃이 피던  자귀나무 꽃이
아주 예쁜 모습으로 새롭게 피어나서
마지막 여름을 배웅하는 것처럼 보여졌다.

텃밭 한켠의 자목련은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꽃을 피운다.

들길의 풀숲에서 아주 예쁜 꽃 색깔을 보았다.
밀림 같은 풀숲의 풀잎들을 헤치고 보니
아주 예쁜 죽단화(겹황매화)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풀이 무성한 풀숲에는 분홍 찔레꽃도 피고 있었는데
찔레꽃은 비에 젖어 후즐근 했으나
죽단화꽃은 비록 제 철 꽃은 아니었지만
참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늦은 오후 6시40분
산등성이에는 물안개 자욱했고
간간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줬다.

목가적인 시골풍경...

이런 곳에서 10년을 넘게 살다보니 도심에서는 절대로 살 수 없는

자연인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우중충하게  비내리는 날
들길을 산책하다가 마주 친 콩꽃!!
땅거미가 짙게 깔리는 어스름 초저녁에
선명하게 예쁜 연보라빛 콩꽃이 분위기를 만들었다.

콩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는 들길이었으나
사람의 인기척에 달려드는 모기떼들...

매미소리 보다는 귀뚜라미와 풀벌레소리가 요란했지만
모기 덕분에 아직은 여름이라는 것을 실감해본다.
카렌다 한장 넘긴다고, 금새 가을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9월의 바람은 무언가 틀리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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