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4월 중순의 비내리는 날에

nami2 2023. 4. 25. 22:33

몹시 바람이 불었던 추운 날씨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하루종일 바람 한점없이 예쁘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봄철 이상기온이라고 할 만큼

춥고, 바람은 세차게 불었고, 비는 내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텃밭 농사를 짓기에는 그다지 좋은 봄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봄채소들에게 냉해를

입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확률 60% 의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도 좋아서 
부랴부랴 봄채소 모종 심을 준비를 한다는 것이
어느새  진짜 농사꾼이 되었음을 실감을  하면서 픽~ 웃어봤다.

30평 정도의 주말농장을 힘겹게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음은

그곳에서도 살아가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변명을 해보게 된다.

토마토, 가지, 오이, 고추, 호박...등등
봄채소 모종심기는 할일도 많고  날씨는 좋아야 하는데
계속해서 비는 내리지 않고, 세찬 바람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다가
이제는 더이상 미룰수가 없어서 모종을 몽땅 사다놨더니
그것도 일이라고, 일을 방해하는 봄비가  하루종일 내려 주었다.

퍼붓는 빗줄기가 아닌  부슬부슬  소리없이 내리는 봄비는
바람 한점없이 내려주어서 산책하기 딱 좋은 비내리는 날을 만들어놔서
덕분에 여유롭게 우산을 쓰고 시골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비를 맞으면서도

화사함을 보여주고 있는 '매발톱'꽃이 왜그렇게 멋져보였는지?
처음에는 매발톱꽃이 아닌줄 알았다.

봄날의  '모란'이 하나 둘 시야에서 사라지는가 했더니
어느새  5월에 꽃이 피는 '작약'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빗물에 후줄근했지만 예뻤다.

 

올해 처음 만나게 된 작약꽂이  

시골동네 어느집 화단가에서 우아함을 보여주었다.

모란꽃이 예쁘냐 , 작약꽃이 예쁘냐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곤란한 질문 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예쁜 순서가 없을 것 같았다.

개량된 '불도화'꽃이 아닌가 의아해봤다.
시골동네 어느집 화단가에 아주 예쁘게 피고 있었는데

하얀 불도화꽃이 아니라서 긴가민가 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분홍 오데마리(설구화)였다.

처음보는 꽃이지만 예뻐보였다.

 

서양 산딸나무꽃이라고 했다.
하얀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토종 산딸나무꽃은
우리 아파트 정원에 많이 있었지만, 아직은 꽃 소식이 없었다.

4월이 가기 전에 어느새 장미의 계절이 되는 것 같았다.

벌써 이런 모습으로 장미꽃은 피고 있었다.

활짝 핀 장미보다
피어나려고 하는 장미꽃이 더 매력적이다.
더구나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은
왜그렇게 매력적으로 예뻐보이는 것인지?

음식에서 나오는 향은 엄청 싫은데, 꽃은 예뻤다.
월남쌀국수에 꼭 들어가야  한다는 '고수'꽃이다.

                 누운주름잎

                  풍로초

풍로초의 꽃말은 '새색시, 끊임없는 사랑'이라고 한다.

              끈끈이대나물꽃

                술패랭이꽃

수레국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5월쯤에, 아카시아꽃이 필 무렵에

산비탈이나 들길에 군락을 이루고 피는 꽃인데

어느새 5월 마중을 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올해에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모란꽃'이 아닌가 눈여겨 보게되었다.

시골동네 어느집 울타리에 '무늬병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숲속  계곡 주변에서 꽃이 피는 삼색병꽃을 좋아하는데
원예용 병꽃 중에서는 '무늬병꽃'도 꽤 관심있게 보게되었다.

무늬병꽃은

국산 품종의 매력적인 잎을 가진 원예용 병꽃이다.

잎은 다육식물 호야를 닮았고, 꽃은 병꽃을 닮았다고 해서

너무 신기해서 좋아하게 된 병꽃이다.

 

비가 내리는 날에 시골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어느집의 풍경이 참 괜찮아서 발길을 멈췄다.

 

꽃봉오리로 우뚝 서있는듯한 '붓꽃'이  
진짜 먹을 듬뿍 묻혀 놓은 것 같은 붓 처럼 보여졌다.
그 옆의 연두빛 감나무도 정말 눈이부실 만큼 싱그러워 보였다.

산책을 끝내고 아파트로 돌아가면서
아파트 후문 앞에서 비내리는 풍경을 사진 찍어보았다.
맑은 날 보다 비 내리는 날의 풍경이 멋져서
가끔씩  이곳에 멈춰서서 똑같은 풍경의 사진을 찍어보는데도
한번도 지겹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만큼,물안개 낀 산등성이가 보기좋았다.

따끈한 커피 한잔을 하며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산등성이도 멋졌지만

오늘 같은 날은 돌아다니느라 기왕에 옷이 축축해졌으니까 

아파트 후문 옆에서 물안개 피어나는 산을 바라보는 것도 괜찮았다.

 

젊은 날에는 바람  부는 날이 좋아서, 일부러 바람이 심하게 불때는  

헝클어진 머리로 미치광이 처럼 돌아다니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웬지 비 내리는 날에 꽃사진 찍는 것을 즐기게 되었고
비 내리는 날에 우산 쓰고 돌아다니는 짓도 즐거움이 되어주었다.
엊그제  비내리는 날에, 장안사에 다녀온후, 심하게 감기몸살을 앓았건만
또다시 정신 못차리고, 비 내리는 날에 날궂이 하려는듯  

비 내리는 길 위를 자꾸만 서성거린다는 것이 병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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