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집주변, 예쁜 봄의 전령사들

nami2 2023. 2. 14. 22:39

날씨가 며칠째 자꾸만 우중충해지더니 비를내려주고,바람이 불고
또다시 기온이 내려간다는 것이 꽃샘추위의 시작인가 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니까 다른지방에서는
여전히 영하의 날씨에 하얀눈이 내리는 삭막한 겨울이거늘...

매화 향기가 쉼없이 들판으로 퍼져가면서
땅위로 올라오는 새싹들의 앙증맞은 모습과 함께
이곳엔 확연하게 봄이오고 있음을 눈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집 베란다에도 봄소식이 있는가 눈여겨 봤더니
어렴풋하게나마 계절에 순응하는녀석들이 눈에 띄었다.
날씨가 춥거나말거나  자꾸만 봄을 의식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순전히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훈풍 같은 '해풍' 덕택을

톡톡이 보고있다는것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겨울이지만 하얀눈이 절대로 내리지 않는 야속한 댓가를
꽃소식으로나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나혼자만의 괴변 같은, 어설픈 중얼거림으로 봄마중을 해본다.

텃밭에서 노란 청경채꽃이 봄소식을 전했다.
고라니에게 수난을 당하면서도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 그냥 황송했다.

텃밭가에는 춥거나말거나
이 추운 겨울에는 아주 귀한 '광대나물꽃'이 이쁜짓을 하고 있었다.

삭막하다는 것만으로도 참 쓸쓸한 텃밭인데

꽃분홍 색깔의 고운 모습으로  텃밭을 돋보이게 했다.
나중에는 귀찮은 잡초일망정 지금은 귀하기만한 작은 야생초 꽃이다.

텃밭 한켠에서 '

당귀'의 새싹이 꽃 처럼 아름다움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얼었던 땅위로  새싹을 내미는 모습이 경이롭기 까지 했다.

우리집 베란다에서도 꽃소식이 있는가 ,기웃거리면서
화분들을 살펴보았으나  봄에 꽃을 피게 하는 '킬란디바'는
야속하게도 꽃소식을 전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봄을 맞이하는 준비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서운하기만 했다.

 

겨울내내 베란다를 싱그럽고 풍성하게 해주었던

'접란'에게서 꽃대가 올라왔음을 발견했다.
머지않아 하얀꽃을 피어주겠다는 약속이 고맙기만 했다.

해마다 3월 중순쯤에 꽃을 피우는 군자란에게

혹시 꽃소식이 있는가 살펴봤더니
5개의 군자란 중에서 겨우 1개의 화분에서 꽃소식을 보여주었다.

이곳에 있는 4개의 화분들에게서는

올해 꽃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서운하기만 했지만

내 능력의 한계인듯 ...어떻게 해야 할 방법은 없는 것 같았다.

 

꽃대가 올라오는 군자란은

겨우 화분 1개라는 것이 서운하기만 했다.

도로가의 어느 집 유리창에 보여지는 게발선인장이다.
유리창 너머에 있는 꽃이기에, 사진으로서는 약간은 흐릿했지만
입이 떡 벌어질 만큼 굉장한 모습이다.
집에서  '게발 선인장'을 키우는 나로서는 진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우리집 게발선인장이다.
6년을 함께 했지만 지난해에 2송이 꽃을 피운 것이 전부였다.
왜 우리집에서는 게발선인장이 꽃을 피우지 않는 것인지
인내력 테스트 당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 화단가에 서향(천리향)꽃이
몽글몽글 꽃망울이 맺혀있었다.
봄소식을 전하는 식물들 중에서는

서향도 끼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서향(천리향)의 향기가

천리를 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봄의 전령사이니까 예쁘게 봐주기로 했다.

산수유의 꽃봉오리가 점점 노란 색깔로 선명해지고 있었다.

산책길에서 매일, 매일 문안인사 여쭙는 것이 요즘 하는 일이다.

오매불망 활짝 핀 산수유를 기다리는 마음 때문에

자꾸만 공원길을 서성거린다.

 

노란 꽃술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관찰하게 되는 것...
참으로 추운 겨울날에

봄꽃 기다리는 것도 인내력이 필요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매향은 자꾸만 들판을 달콤하고 그윽하게 하니까
나의 시선은 노란 꽃망울인 산수유쪽으로 더 많이 다가가고 있음인듯...
자로 잰듯 하루 하루 산수유 앞에서

활짝 핀 꽃송이를 보기위해 눈인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우습기만 했다.
날씨는 그다지 포근하지도 않은, 춥기만한데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짓을 자꾸만 한다는 것이 어설펐으나
그래도 봄꽃이니까, 이곳은 해풍 덕택을 보는 해안가 주변이니까

하루 빨리 활짝 핀 노란 산수유를 보고싶다는 기다림이다.


그러나 꽃샘추위는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오늘 밤에 내리는 비가

눈으로 바뀔수도 있다는 문자 메세지가 마음을 이상하게 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싸락눈이라도 내려주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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