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보름날에 먹어보는 나물밥상

nami2 2023. 2. 6. 22:23

지난 일년동안 텃밭에서 농사 지은 것들의 나물종류를  

냉동실에 저장해 놓았기에
정월 대보름이라는 전통적인 날을 핑계로 주섬주섬 꺼내고 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쏟아져나왔다.
겨울식량을 준비 해놓는 개미 처럼, 그동안 준비해 놓은 것이

이렇게 많은 것들이 있었나?

놀랠 만큼이나 많이 쌓아 두었다는 것이 우습기도 했다.

 

냉동실 정리를 할겸, 꺼내 놓은 것들로 나물을 만들고 보니
생각보다 훨씬 푸짐한 나물밥상이 되었다.

혼자먹는 밥상인데...  또다시  손이 크다는 생각을 해봤다.

정월대보름은
한 해의 건강에 대한 염원이 담긴 날로서
영양가가 많은 풍부한 견과류와  햇빛에 오래 말린 묵은나물과
색깔이 다른 다섯가지 곡물로 밥을 해먹으며 

겨울철에  부족했던 영양소를 채우자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한다.

나물을 만들어놓고 가짓수를 세어보니, 9가지 나물이 되었다.
무엇이든지 재료만 있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유일한 취미생활이였기에

식탁이 나물밥상으로 풍성해졌다.

 

원래 오곡밥은  

찹쌀과 차조, 찰수수,찰기장, 붉은팥 ,검은콩을 넣어 밥을 짓는다고 하는데...
평소에 우리집에서는 늘 잡곡밥(보리쌀 흑미 찰현미,쌀, 옥수수)을 먹으니까
특별하게 찰수수를 더 넣고
농사지은 강낭콩 그리고  밤, 은행, 생땅콩을 냉동실에서 꺼냈다.

말린호박과 말린 가지는

여름에 농사 지은 것으로 말려놨었다.

그리고 농사지어서 말린 무청 ,고구마줄기 ,쑥부쟁이 나물이고
무나물을 하려고 농사지은 무우...

냉동실에 얼려놓은 죽순
그리고 구색 갖추려고 콩나물만 시장에서 사왔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에는

부럼을 깨물어야 부스럼이 안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하니까

간식으로 먹으려고 시장에서 땅콩과 호두를 사다놨다.

묵은나물을 하기 위해서  준비한 재료는
국간장 ,들기름 ,참기름 ,식용유, 마늘 ,대파, 깨소금이다.

 

일단 묵은나물은 국간장과 들기름에 밑간을 해야 하고

식용유를 약간 넣어서 볶은후

물을 살짝 둘러서, 약한 불에  5분간 뜸을 들이고나서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마무리 하면  고소하고 맛이 있다.

 

정월 대보름에 나물을 먹는 이유는
여름내 더위 먹지않고 건강하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나물에는 비타민, 식이섬유, 철분등과 같은
영양분이 많이 함유 되어 있어
겨울철에 자칫 잃을 수 있는  원기를 북돋아준다고 했다.

묵은나물과 오곡밥이 아닌, 여러가지 잡곡밥을
김에 싸서 먹으니 먹을만 했다.

비빔밥에는 절대로 잡곡밥이 어울리지 않아서
보리밥을 별도로 해서 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삭힌 고추를 다져서 만든 양념장에 나물을 넣고 밥을 비벼서

잘 익은 동치미와 먹으니까
반찬이 없어도 이 정도면 당분간 입맛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았다.

 

*삭힌고추 다져서 양념장을 만드는 것은 절집에서 배웠는데..*

고추장을 넣고 밥을 비비는 것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곳곳에서 달집태우기를 하는데

달집태우기를 구경가려면 어두운 저녁에 바깥나들이를 해야겠기에

초저녁에 바다에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이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