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내리는 장마비에 어느 곳으로라도 꽃을 찾아 떠나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는 요즘이다.
수국축제가 있었던 지난해를 생각하니, 갑자기 태종대에 위치한 태종사가 생각났다.
40여년간 수국을 키워오면서 십여년 동안 해마다 수국축제를 열어서 많은 사람들의 발걸움을 설레게 했던
태종사에는 비를 맞아서 후줄근해진 수많은 수국들이 쓸쓸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올해는 징그러운 코로나가 모든것을 엉망으로 만들었음이 야속하기만 했다.
사흘째 내리는 폭우가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비는 내렸고...
그래도 수국을 보러 가자는 약속이 헛되지 않기위해, 우산을 쓰고라도 태종대의 태종사에 다녀왔다.
산수국은 장미목 범의귓과 쌍떡잎식물의 낙엽관목이다.
7~8월에 청남색 꽃이 가지 끝에 지름 4~10cm의 산방화서로 달리며
중심부에는 유성화, 가장자리에는 무성화가 피는데, 주로 산골짜기의 돌밭이나 물가에 자생하는데
꽃의 색깔은 백색, 붉은색, 파란색이 피며, 꽃말은 변하기 쉬운 마음이라고 한다.
탐스럽기만한 수국이 예쁘지만, 그보다 더 예쁜 것은 '산수국'이었다.
내 눈에만 산수국이 더 예뻐 보이는지는 몰라도
가장자리의 무성화속에 들어앉은 중심부의 유성화가 활짝 피는 것이 신비스러워서
산수국꽃을 만나게 되면, 자꾸만 가장자리 꽃보다는 가운데 꽃을 들여다보게 된다.
지난해 이맘때, 지리산 피아골계곡을 산행할때 진짜 야생 산수국을 만났었다.
3시간 산행하는 동안에 어찌나 많은 야생 산수국이 지리산 산속에 퍼져 있었는지
거치른 돌틈과 암벽사이에서 부터 계곡 주변 까지 피어 있었던 산수국에 비하면
곱게 관리를 받아가면서 자란 절집의 산수국은 그냥 예쁘기만 했다.
중심부가 유성화라고 했으니까, 활짝 꽃이 핀것을 찾다보니 예뻤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가장자리에 핀 분홍색꽃은 무성화라는 것이 가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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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갓 피어날 어린 꽃의 꽃봉오리가 구슬처럼 예쁘다.
빡빡하게 꽃이 활짝 핀 중심부의 유성화
셀수없이 많은 꽃송이가 모여서 하나의 꽃송이를 만든다는 것이 신비스러웠다.
산수국 종류에도 여러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에 보여지는 산수국보다 뭔가 틀린 것이 있어서 이상하다고 여겼더니
이꽃은 '제주 겹산수국'이라고 한다.
산수국보다는 조금 더 예쁘다는 느낌이었으며, 차분하게 펼쳐진 모습이 더 매력적이었다.
이꽃은 산수국인지, 수국인지 정체를 모르겠다.
무언가 돌연변이 된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해봤지만
잎은 산수국과 수국과 같았기에, 꽃이 밋밋한 수국이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가운데 유성화가 활짝 핀 산수국을 찾게 되었다.
토끼풀이 많은 곳에서 네잎 크로바를 찾듯이, 전체적으로 가운데 꽃이 활짝 핀것을 어렵게 찾아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그냥 산수국이 아니라 '제주겹 산수국'이었다.
그냥 예사로 보았다면 산수국인줄 알았을텐데, 이상하다는 느낌으로 꽃을 바라보니
그리 흔하지 않은 '겹산수국'이라는 것에 반가움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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