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장마비가 내리던 날에

nami2 2020. 6. 25. 22:18

     지난밤 부터 내리는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여름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듯, 오늘 부터 내린 비가 내일 까지 이어진다고 한다는데

     텃밭의 풀이 얼마나 자랄것인지를 생각하니 골이 지끈지끈아파지는 것 같았다.

     때이른 코스모스는 여름꽃인지, 가을꽃인지 가늠이 안되지만, 청초하게 피어 있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들길을 걷는데, 복숭아 향기가 발길을 멈추게 했다.

      비가 내리는 날인데도 향기가 제법인데, 날씨가 맑은 날에는 얼마나 더 좋은 향기가 날런지?

 

        그냥 손을 뻗쳐서 따고 싶을 만큼 먹음직스런 복숭아가 색깔도 고왔다.

        볼 빨간 아기얼굴 처럼 예뻤다.

 

    빗방울을 구슬처럼 매달고 있는 빨간 석류꽃이 비내리는 날에는 더욱 운치있어 보였다.

 

      아직은 덜익은 풋사과였지만 귀여웠다.

 

      아파트 후문에서 시골동네로 가는 들길이다.

      옥수수 꽃이 피면서 옥수수 수염이 나오는 것 같았더니, 들길은 어느새 구수한 냄새가 진동했다.

 

     살구가 다닥다닥 먹음직스러웠다.

     잘익은 살구가 자꾸만 땅바닥으로 떨어지는데, 아까웠다.

     비내리는 날의 풍경 중에서 가장 먹음직스런 풍경이었다.

 

    아직은 풋내가 날 것 같은 단감이다.

    엊그제 감꽃이 피는것 같더니 어느새 감이 커가고 있었다.

 

     백도라지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올해는 들판에 보라빛 도라지꽃보다는 백도라지꽃이 눈에 띄었다.

     비내리는 날에는 보라빛 색깔의 도라지꽃이 운치있어 보이는데, 약간 아쉬웠다.

 

    시골동네의 아주 오래된 집 뒷곁에 포도나무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포도가 그리 많이 달려있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닥다닥이다.

 

      벌써부터 먹음직스러웠다.

      이육사님의 청포도라는 시가 생각난다.

      7월이 되면 청포도가 익어간다는데....

 

  비내리는 날에 아파트 주변의 시골동네 한바퀴를 돌아보는것이 이제는 일상이 된듯

  운동은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기에 우산을 쓰고 비내리는 날의 분위기에 빠져서

  주변의 모든 식물들도 그냥 눈여겨 보게 되었다
  특히 비를 맞아서 후줄근해진 접시꽃 보다는, 노란꽃이 길가에서 비를 맞으니까 애잔하게 예뻐보였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친 '루드베키아'꽃이 왜그렇게 예뻐 보였는지는 비가 내리기 때문이었다고 핑계를 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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