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에 장마예보가 있어서인지, 자주 내리는 비가 장마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할 만큼
텃밭의 잡풀은 자고나면 ,모내기 한것 처럼 파랗게 쑥쑥 자라고 있다.
어찌나 풀이 많은지, 요즘은 이슬이 내려앉은 첫새벽 부터 호미를 들고 청승을 떠는 날이 많다.
까치에게 익은 토마토 빼앗기고, 고라니에게 상추 도둑맞고, 파란 벌레에게 케일 뺏앗기면서...
내가 첫새벽부터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한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날씨는 점점 숨이 막힐 만큼 더운 날이 많아졌다.
봄사월에 예쁘게 피던 꽃들이 제법 열매를 맺어 있었다.
텃밭 한켠에 심어놓은 작은 살구나무에 달린, 잘익은 살구를 따먹다보니
산책길에서 눈에 띄는 열매들을 사진으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시골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뽕나무에 오디가 까맣게 익어가고 있었다.
오디 알레르기가 있어서 내게는 그림의떡이지만, 땅바닥에 까맣게 떨어지는 열매를 보면
아깝다는 생각을 할 만큼, 시골동네의 뽕나무는 지천이었다.
뽕나무의 오디열매
보리수열매는 먹을만 했다.
시골동네 산책길에서는 얼마든지 따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은 보리수 열매를
한웅큼 따서 먹다보니 그 맛이 좋아서 자꾸만 따먹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까치가 왜 자꾸 우리 텃밭에 잘익은 토마토를 훔쳐가는지,알것 같았다.
보리수 열매
빨간 구슬처럼 예쁜 분홍괴불나무의 열매이다.
먹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봄에 피었던 꽃나무의 열매를 눈으로 확인하니 신기했다.
빨간 열매속에서 아직도 피어 있는 꽃을 발견했다.
열매를 맺는 시기에 꽃이 늦게나마 피어주었다는 것이 고마웠다.
분홍괴불나무꽃'이다.
분홍괴불나무 열매보다 더 예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빨간 앵두열매이다.
입속에 한알 따서 넣고, 입으로 씨를 빼내고 오물오물 먹던 옛생각이 떠올랐다.
달착지근한 맛도 괜찮았지만, 정말 한개 따먹고 싶을 만큼 예쁜 것이 매력인듯 했다.
앵두열매
남부지방에서만 흔하게 볼 수 있는 '비파열매'이다.
언뜻보면 살구와 비슷하지만, 잎도 틀리고 꽃도 틀리다.
원산지는 중국 후베이성 및 쓰촨성 남부지역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남부, 일본 , 동남아시아, 중남미국가 등에서 널리 재배되는 아열대식물이라고 한다.
보리수나무가 울창한 숲으로 이뤄진 곳에서는 나무그늘에서 열매를 따먹을 수 있었지만
혹시 벌레 때문에 약이라도 쳤을까 싶어서 따먹을 수 없었다.
공원길이나 숲 그늘에는 벌레 때문에 약치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요즘 들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석류꽃이다.
아직은 석류는 흔적조차 볼 수 없지만 가을날에 빨갛게 익어가는 석류를 생각해보면
꽃이 더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텃밭에 몇그루 정도 심어보고 싶은 나무가 석류나무이다.
요즘에는 텃밭 한켠에 매실나무, 살구나무, 석류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많았다.
석류의 맛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꽃도보고 열매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어느집 텃밭에 심어놓은 석류나무가 가을이 될때 까지 제법 예쁜모습으로 눈인사를 하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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