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늦가을날의 장안사 풍경

nami2 2019. 11. 25. 23:19

         오랫만에 법회에 참석하려고 장안사에 갔었다.

         초가을에 다녀온후, 어느새 늦가을이 끝나가면서 초겨울이 된듯 했다.

         찾아가는 길이 좋았고, 계곡에 물흐르는 소리가 좋았으며, 그냥 풍경이 아름다워서 20년 가까이 자주 찾아갔던 곳인데

         어느날 부터인가 장안사를 생각하면, 슬픈 마음이 가슴을 억누르게 되어서 자꾸만 발길이 뜸해지는 곳이 되었다. 

         초파일과 백중을 비롯한 온갖 법회에 참석 하기위해,우리집 아저씨와 늘 함께 했던 20여년의 세월인데

         우리집 아저씨의 49재를 지내기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일곱번(7X7=49)을 서러운 눈물을 흘리며 다녔던 곳이라는 것이 자꾸만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래도 설법전에는 우리집 아저씨의 이름 석자가 적힌 하얀 연등이 매달려 있기 때문에

         아니 갈 수 없는 애잔한 그리움이 있는 장안사였기에, 가을이 끝나갈 무렵에 다녀오게 되었다. 

                   며칠 더 늦게 갔더라면  샛노란 은행잎을 보았을텐데

                   올해도 장안사 은행나무의  노랗게 물든 모습을 또 볼 수 없었음이 아쉬웠다.

                       담장 너머 숲 가까이 서있는 느티나무는 적절하게 물이 들은 것을 올해 처음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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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장 밑의 국화꽃 향기는 추운 날이었기에 더욱 짙었던 것 같았다.

                   국화향기가 좋아서 오래도록 국화옆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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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화축제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듯, 경내 이곳저곳에서 국화향기를 즐길 수 있었다.

                    지난해는 온통  플라스틱 국화 화분으로 축제를 했었는데

                   올해는 절마당에 제법 많은 국화꽃들이 심겨져 있어서, 국화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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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마당에서 가장 멋스럽게 보여지는 것은 다름아닌 감나무였다.

                   앙상한 나무가지에 꽃보다 아름다운 ,붉은감이 시간이 갈수록 홍시가 되어가는 모습이 예뻤다.

                    지난해는 볼 수 없었던 국화꽃이 올해는 이곳저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 부터 정성을 들였음이 눈에 보였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장안사의 늦가을 풍경이 국화라는 것에....

                   꽃을 가꾼 사람에게 감사함을 전해본다. 

                       20여년 동안 장안사에 다니면서, 한번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 또 있었다.

                       담장 곁에 자리잡게 된 빛바랜 '핑크뮬리'였다.

                       핑크뮬리가 제 색깔을 냈었던  10월의 어느날에 다녀가지 못함을 아쉬워 해봤다.

                    해맑은 미소의 포대화상님과 부처님들의 여유로운 미소가 늦가을을 더욱 포근하게 하는듯 했다.

                    이곳저곳, 마당가에 피어 있는 국화에서 나오는 짙은 국화향기도 한몫을 했었고...

                    오랫만에 찾은 절집, 장안사에서의 하루는 고향집에 다녀온 것 처럼, 마음까지 편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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