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변에는 봄꽃이 모두 사라졌다.
언제 봄꽃이 피었던가, 의심스러울 만큼, 꽃의 흔적은 어느곳에서도 찾을 수도 없었다.
그저 땅바닥에 뒹구는 꽃잎들의 잔재가 봄이 왔었음을 확인시켜줄뿐이었다.
산속의 봄날은 어떤 풍경인가 ,기대를 하면서 음력 3월 초하루에 통도사에 갔더니
그래도 봄꽃이 사라져서 식막해진 도심의 봄날의 비하면, 아직은 산사의 봄은 향기롭고 아름다웠다.
전각 옆에 핀 '홍도화'와 요사채 뜰앞에 핀 '박태기'꽃이 등불을 밝히듯 화사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으며
한달쯤 남아 있어서 준비중인 초파일 연등이, 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찰 경내를 멋스럽게 했다.
홍도화
약사전 옆 마당가의 '홍도화'가 예쁘게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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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전 뒷곁의 '앵두나무꽃'
요사채 뜰 앞에 핀 '박태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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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령각 뒷곁의 풍경
대광명전 뜰앞의 '수선화'
은방울꽃
장경각 화단에 핀 '자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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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전 앞과 황화각 앞에 핀 '흰동백꽃'
용화전 앞의 '봉발탑(보물제471호)이 하얀 동백꽃과 잘 어울리는듯 하다.
용화전 앞의 봉발탑은
불가에서는 스승으로 부터 제자에게 법(法)을 전함의 표시로 게송을 지어준다든지
또는 가사나 발우를 전하는데, 부처님의 의발(衣鉢)을 56억7천만 년 뒤에 출현할
용화전의 주불인 미륵불이 이어받을 것을 상징한 조형물이다.
하얀 조팝꽃과 벚꽃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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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사자목 5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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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흩날리는, 통도사 경내 벤취에 앉아서
준비해서 가지고 갔던, 간단한 먹거리와 따끈한 커피한잔을 했더니
혼자서 먹는 맛도 괜찮았다.
눈이 내린 것 같은, 벚꽃잎이 쌓인 거리의 인증샷이다.
몇군데의 암자를 순례하면서 원없이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을 걸어보았다.
하염없이.....라는
글귀가 딱 어울리는 짓을 혼자서 1시간 넘게 했더니, 입가에서는 긴 한숨만 나왔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가장 슬픈 달이 될것 같은 4월이다.
지난해 4월6일 부터 4월21일 까지의 긴박했던 순간들, 그리고 그후의 비통함과 서러움이 함께 했던 시간들...
1년이 되어가는 지금은 영화속의 영상처럼 또렷한 기억으로 가슴과 머리속을 자꾸만 어지럽힌다.
첫기일이 다가옴에 또다시 우울증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살기위해서 숱한 날들을 어릿광대 처럼 울다가, 웃다가 , 멍해졌다가 반복되는 서러움을 억지로 버텼는데
4월이란 계절이 또다시 힘들게 한다.
곧 이팝나무꽃이 하얗게 필 것이다.
함께 슬퍼하자는 무언의 결사대처럼, 장례식장 주변에 온통 하얀 이팝나무꽃으로 뒤덮였던 그날의 풍경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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