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물러가고 ,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를 만나러 가는 날에
아침부터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설레임을 뒤로한채 몇번이나 비내리는 창밖을 내다보았지만, 멈추지 않는 봄비는 하루종일 내릴 것 같았고
금방이라도 바람에 꽃들이 날아가버릴 것만 같은 조바심에 비오는 휴일에 낙동강이 있는 원동으로 향했다.
봄비가 내리는 강물에는 물안개만 자욱하고,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 매화에서는 눈물같은 빗방울이 내린다.
꽃이 없어도 아름다운 강변에 매화꽃의 향기가 하늘도 감동시켰는지
비는 멈췄으며,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여기에 꽃이 있었기에 빗속을 달려 오면서도 즐거움이 있었나보다.
내리던 봄비가 그쳤는가 싶었더니 다시 이슬비는 내리고, 강물에는 희뿌연 물안개가 자욱한채~
그윽한 향기는 알 수 없는 그리움만 만들어내고, 빗방울이 눈물이 된 꽃송이에 아련한 그리움은
그냥 가슴을 시리게 한다.
어느집 매화농원에 들어가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보니 밭에는 말똥이 가득 가득하다.
튼실한 매실을 따려면 말똥만한 거름이 없다고 하는데
나무 밑에는 말똥이고, 나무 위에는 향기에 숨이 멎을것만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빗방울에 젖어드는 꽃잎은 하염없이 내리는 봄비에 적막함과 그리움까지 찾아든다.
희미한 추억속의 고향집에서 느낄 수 있는 푸근함이 곁들인 저녁연기와도 같은 봄비는 웬지 마음이 시리기만 하다.
이 비가 그치면 꽃망울들이 훨씬 더 많이 터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향기에 취하고, 매력적인 아름다움에 취하면서....
옛사람들은 매화꽃의 그림자가 달빛을 받아 창문에 비치는것은 매창 (梅窓)이라 했고
매화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어렴풋한 이미지는 소영 (疎影)이라 표현했다고 한다.
추위가 모두 물러갔다고 생각했던것이 잘못되었음을 알려주는 꽃샘 추위가 기승을 떨고 있건만
그래도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봄의 전령사인 매화가 이곳 저곳 들녁에서도
매화농원에서 매실을 만들어내기위해 저마다의 강인함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매화나무 꽃 차는
꽃을 한송이씩 조심스럽게 채취한다.
한지를 깔고 채취한 꽃을 널어 놓는다.
따뜻한 방이나 바람이 있는 서늘한 그늘에서 6일 정도 말린다.
매화는 꽃잎이 특히 약하므로, 꽃 차를 만들 때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또 꽃이 활짝 핀 것보다는 반쯤 피어 있는 것이 향기가 더 좋다.
아직은 음력으로 정월이다.
옷속으로 스며드는 차거운 바람과 함께 비는 내리고
화사하게 핀 매화나무였지만 차거운 빗속에서 어찌 견디려는지?
일찍 꽃을 피울 수 밖에 없는 매화나무의 삶이 이런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다시 길을 떠나본다.
길가에 또다른 매실농장의 매화를 찾으러....
양지바른 곳에 핀 꽃은 2월에 피는 설중매뿐이고
아직은 좁쌀에서 수수알 수준인 꽃송이가 콩알만해지면 곧 팝콘이 될것이다.
매화를 다시 보려면 이곳에 다시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낙동강이 있으며, 서울을 향한 경부선 철길, 그리고 매화농원
다시 이곳을 찾을 때는 만개된 꽃을 보면서 저절로 나오게 되는 노래라도 불러야 할것 같다.
홍매화 사이로 흐르는 강물이 너무 아름답다.
매화를 찾으러 다니다보니, 노란 산수유도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매화, 그리고 봄의 화사함을 알려 주는 산수유
삶의 가치를 깨우쳐 주고,자연의 기운까지 선물해 주는 꽃은 가을에 맺는 빨간 열매와 같이 희망이 담겨 있다.
온 세상이 얼어 붙은 겨울에 찻잔 위에 꽃잎이 동동 떠 있는 차를 마시고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순간의 행복을 누렸던 어느 친구의 여유로운 모습이 담긴 글을 보고
부러움을 느꼈던 날들...
이제 화사한 봄꽃들은 여기 저기 , 산과 들 그리고 집 주변에 흐드러지게 필것이다.
비가 내렸던 휴일에 매화를 찾으러 쏘다녔었다.
그윽한 향기가 묻어나는 매화나무 밑에서 매실차를 마시고
천천히 사진을 찍고, 놀다가라고 하시던 매화농원 사장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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