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끝에 비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다른 날보다 유난히 소쩍새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늦은 오후에 산비탈을 내려오는데, 풀 숲에서 개구리소리도 시끄럽게 들려왔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도 약간은 차거운듯.....
5mm 안팍으로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귀가 번쩍 뜨이지만, 아직 빗방울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 밤이다.
큰 가뭄 끝에 내리는 5mm 안팍의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어째 희망사항으로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가뭄과 상관없이 집안에서 관리 잘했더니 ,우리집의 '글록시니아'가 5년만에 많은 꽃을 피웠다.
우리집 꽃 '글록시니아'
우리집 꽃이라는 감투를 씌워준 글록시니아는 꽃이 특이하게 예쁘면서
그리 흔하지 않은 꽃이다.
지인에게 선물 받은 화분속에, 글록시니아의 세포가 들어 있었는지
얼떨결에 업둥이 처럼 들어온 더부살이 식물이었다.
별도로 분갈이를 해서 독립된 화분을 만들어주고 싶어도 살아나지 못할까봐
망설이면서 몇해 동안 꽃을 보았는데
5년전에 분갈이를 해주었더니 해마다 꽃 한송이를 피울뿐
많은 꽃봉오리는 그냥 까맣게 썩어서 죽어가는 꼴을 보아야 했었다.
요렇게 꽃망울을 많이 맺혀 놓고는
해마다 처음으로 피는 꽃, 한송이 피워 놓고는 모두 꽃망울이 썩어서
더이상 꽃을 피우지 않은 것이 벌써 5년 되었다.
글록시니아는 화분에서 식구를 늘려 놓았지만
한번도 꽃을 피워보지 못했다.
한 화분에서 포기가 두포기 였음도 올해 알게 되었다.
꽃 한송이가 피었다.
나머지 꽃봉오리들을 살리기 위해 좀 더 환경이 좋은 곳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늘 있던 자리가 글록시니아가 꽃을 피우기에는 부적합 했었는지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우리집꽃 '글록시니아'는 원산지가 브라질이다.
암연초과/다년초(구근)이다.
잎은 바이올렛과 비슷하다.
5년만에 화분이 있었던 자리에서 다른곳으로 옮겨주니까
꽃봉오리가 생기가 돌았다.
왜 진작 자리를 옮겨줄 생각을 못했는지?
꽃 한송이 피우고 일주일 지나서 또, 한송이 꽃을 피웠으며
다른 꽃봉오리도 부풀기 시작했다.
5년동안 머물고 있는 자리가 불편해서 꽃을 피우지 못한것의 책임은
완전 내 책임이었다.
같은 베란다 안에서 좋은자리, 나쁜 자리가 있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꽃모양이 예뻐졌다.
5년동안 한번도 꽃을 피워보지 못한 화분 속의 또다른 글록시니아
꽃봉오리가 부풀기 시작했다.
한 화분속의 또다른 가족이다.
올해는 행운이 찾아올 모양이다.
해마다 꽃 한송이 피우고, 꽃봉오리를 썩게 만든 것은 순전히 내 책임이지만
그래도 까다로운 식물의 습관을 바뀌게 해준 순간적인 생각이 다행스러웠다.
한 화분속의 또다른 가족이라고 이름을 지은 작은 글록시니아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화분이 놓여진 자리가 아무리 좋아도, 꽃이 불편하다고 하면 얼른 바꿔줬을텐데
바보처럼 5년동안 꽃이 안핀다고 투덜거렸으니.......
터주대감 같은 우리집 꽃 글록시니아 에게 미안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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