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린다고 해서 대수롭지않게 여겼더니 하늘이 뚫어진 것 처럼 폭우가 쏟아졌다.
여름에도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보지 못했건만...
세상이 모두 물속에 잠길 것 처럼 내리던 비가 멈춘~ 휴일에는 거짓말 처럼 화창한 가을날이었다.
차거운 바람에 점점 은발이 되어가는 억새를 찾으러 호숫가에 나갔다가
깊어가는 가을날의 여유로움에 몸 속 가득 들어 있는 스트레스를 바람에 날려 보내고 왔다.
코스모스와 억새가 없었다면, 이 가을이 얼마나 쓸쓸했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한번 정도는 누군가와 꼭 걸어 보고 싶은 길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을날의 풍경화 속에는 늘 고향이 함께 한다.
예전에는 그냥 그렇게 보여지던 풍경들이 새삼 멋스럽게 보여지는 것은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요즘에는 전국의 어느곳에 가더라도 걷기 좋은 길이 많이 생긴다.
호수 공원의 산책로.....
쑥부쟁이
미국 쑥부쟁이
여유로운 깊은 가을의 향기가 코 끝을 달콤하게 만든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작은 텃밭에 배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날에는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이 마음을 다스리는 것 같다.
억새들의 은빛 물결 사이로 점점 빈 들판이 되어가는 쓸쓸함은 덧없는 한 해의 끝자락을
또다시 맞이해야하는 부담스러움이 있다.
따끈한 밥 한그릇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들녁에 그리운 메뚜기는 보이지 않는다.
예전의 어린시절에는 메뚜기 잡느라고 논으로 들어간 적도 있었건만..
한번은 참회하고 떠나야 할 시간들이 있을 것이며
한번은 모진 맘 먹고 버려야 할 내 인생의 모든 것들이지만
한번 정도는 누런 황금들판 같은 마음의 풍요로움도 있었다고
빈 들판이 되기 전에 누군가에게 메세지를 남기고 싶어진다.
이 가을을 보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