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어쩔수 없이 방치 된 텃밭은..

nami2 2026. 6. 3. 22:53

이른 아침 5시30분에 텃밭에 나갔더니 상쾌한 바람은 불었으나 쬐끔 더웠다.
한여름도 아닌 초여름의 열기인데, 떠오르는 아침햇살 때문인지 덥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습관이라는 것이 꽤나 무섭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은...
그까짓 병원 생활이 오래도록 했던 것도 아니건만 습관이 생기게 된 것이 우스웠다.

병원에서는 5시20분쯤 병실에 불이켜지면서 '당뇨검사 있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당뇨약을 먹고 있다는 이유로 하루에 네번 피늘 뺀다는 것인데...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는 시기에 피를 빼내면,쬐끔 남았던 잠도 다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 12일 동안 하던 짓인데, 시차가 생긴 것 처럼 더이상 잠은 오지 않았다.
아예 세수와 양치질 하러 가는 시간은 이른 아침 5시30분으로 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늦잠을 잘 수도 있었으나 주인 발소리를 기다리는 텃밭 때문에
이른 아침 5시 30분에 일단은 텃밭으로 가봤다.
그런데 생각했던 만큼보다 훨씬 텃밭 꼬라지는 완전히 미쳐가고 있었음에 기가막혔다.
잡초들은 주인 없는 틈을 타서 아예 텃밭을 점령했다는 것으로 의기양양했다.

오이, 호박, 애플수박 넝쿨은 제멋대로 뒹굴고 있었고, 그 틈새에 잡초도 텃밭을 점령했는데
그것들을 바로잡는 것도 시간이 꽤나 오래시간으로 소비될것 같았다.
그래도 내밭이니까, 언제 하게 되더라도 원위치 해놓게 될 것이므로
내가 나에게 위로의 말로 중얼거리면서 아직은 뻐쩡다리 상태로 3시간 정도 일을 해봤다.

오이 넝쿨은 텃밭 이웃이 손 봐줬다고 했는데
수박 겉핥기식이었지만
그래도 오이 꼬라지 만큼은 그나마 괜찮았다.
싱그럽게 핀 오이꽃이 예뻐보였다.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애플수박의
꽃들이 제법 보였다.
그물망을 씌워서 넝쿨을 유인해야 하는데
그 시기를 입원 때문에 놓치게 되었다.

그물망을 타고 올라기야 할 수박넝쿨이
사방팔방 끝도없이 뻗어가고 있었다.

애호박들도 지지대 위로
넝쿨이 예쁘게 뻗어가야 하건만...
들여다보니 예쁜 어린 호박이
땅 위에서 제멋대로 주렁주렁이다.

로메인 상추가 아주 어린잎이었는데
열흘이 훨씬 지난 지금에는
완전 폭풍성장이었다.
먹을 입은 한개인데 상추는 푸짐했다.

오크상추잎을 따려다가 기겁을 해서
얼른 밭에서 줄행랑을 쳤었다.
예쁘게 생긴

오크 상추 뿌리옆에 두꺼비가 있었다.
얼마나 기겁을 했는지 '걸음아 나 살려라' 였다.

감자는 비가 내리면서 흙을 파놨다.
감자가 흙속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우선 흙으로 푹 덮어놨는데

더 자랄 것인지, 그냥 성장이 멈춤할 것인지

그것은 내몫이 아니고 감자 몫이다.

 

그런대로 오이 꼬라지는 봐줄만 했다.
텃밭 이웃이 손봐줬다는 소리를 들었다.
고마운 사람이라고 메모를 해본다.

밭에서 가장 큰 녀석들은 옥수수 였었다.
그러나 옥수수 틈새에는
이찌나 많은 풀들이 숨어서 성장을 하는지?
공짜로 그냥 더부살이인듯 했다.

강원도 찰옥수수 라고 해서
모종으로 심어봤는데  참하고 예뻤다.

더덕넝쿨이 아무곳이나
모두 휘감아 놓은 모습이 애처로웠다.
더덕 새싹이 나올때
지지대를 해줬어야 한건만
주인이 게으르면 손과 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한개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노각오이 넝쿨이
제대로 잡아줬어야 하건만
넝쿨이 철조망을 침범하여 빠져나오고 있다.

한번이라도 더 뜯어먹으려고
아끼던 상추였는데 이렇게 되어 있었다.

맛있게 상추잎을 따먹었던 것인데
이런 꼬라지...
몽땅 뽑다보니 씁쓸+ 허전= 그래도 시원했다.

토마토는 곁가지가 셀 수 없이 많았다.
깔끔하게 정리하느라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나물밭인데 풀이 더 많았다.
돌미나리가 어디 숨었는지?
깨끗하게 주변의 풀을 뽑았었는데
열흘 남짓의 시간속에서 도로아미타불 되었다.

나물밭을 보니까
비가 많이 내린탓인지?
그다지 억세지 않고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아주 깨끗하게 풀을 뽑고
쑥 역시 남김없이 뜯어놨건만
언제 풀을 뽑았냐는 식으로
쑥이 부드럽게 폭풍 성장하고 있었다.

하얀 샤스타 데이지 꽃이 제법 피었다가
사라진 텃밭에 '자주닭개비' 꽃이 피고 있었다.
꽃밭 역시 주인 발소리를 들어야 했건만
제멋대로 자랐으나 아주 예쁜 꽃이 피었다.
아마도 한달 정도 피고지고 할 것 같다.

자주닭개비는 북아메리카 원산지이고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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