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텃밭에 찾아온 진짜 봄,봄

nami2 2026. 3. 4. 22:34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면서 텃밭일이 자꾸만 신경 쓰였던 이유는
그동안 겨울 가뭄 때문에 노심초사 했었기 때문인지
봄이라고 일컫는 3월 첫날 부터 내리는 비는 끊임없이 계속 내렸으며
더구나 강풍 까지 동반을 하다보니 날씨 또한 감당이 안될 만큼 추웠다.
봄날의 실제 온도는 영상 10도였는데 강풍 때문에 체감온도는 영하 날씨 같았다.
그러다보니 텃밭에 나가는 일은 춥다고 못나가고, 비 온다고 또 못가고...
주말 이틀동안 알바 간다고 텃밭일이 또 멈춰지다보니 마음만 급한 것 같았다.

3월에 심어야 했던 텃밭 작물 중에 우선은 완두콩 심기가 급했고
그 다음은 감자심기였는데, 밭을 만들고 밑거름 해야 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비가 내려서 질척거리는 땅이 마르는가 하면 또 비가 끊임없이 내린다는 것...
그것이 주는 스트레스도 만만치는 않았다.

텃밭을 정비한다고, 주변을 돌아보니 이곳저곳에서 땅위로 새싹이 올라왔다.
그리고 골치 아픈 잡초 같은 식물에서 앙증맞은 꽃들도 앞다퉈 피고 있었다.

그것들을 작은 풀꽃이라고 불러주고 싶었는데...
들여다볼수록 예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으며, 자연의 오묘함이 고맙기도 했다.

모질게 추웠던 겨울을 무사히 견뎌내고 흙속에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는 것...
경이로울 만큼 예쁜 작은 새싹들이 꽃을 만드는 봄이라는 계절이 고맙기는 했었다.

텃밭 한켠에 있는 산수유 나무에서
제법 노란꽃을 피우고 있음도 신기했다.
매화 처럼 달콤한 꽃향기는 없어도
샛노란 꽃이 봄을 뜻한다는 것이 보기좋았다.

큰개불알풀이라는 잡초가
어느날 예쁜 이름으로 개명을 했다.
텃밭에서는 골치 아픈 잡초였으나
엄연한 야생화 '봄까치꽃'이었다.

봄까치 꽃은 유럽이 원산으로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두해살이 귀화식물인데...
봄까치꽃의 꽃말은 '기쁜소식'이다.

그저께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었고
어제는 밭이 질척거려서 못갔었기에
오늘은 이유불문 하고 가봤더니
그래도 마사토가 섞인 땅이라서
어느 정도 잡초를 뽑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 잡초라는 것이 몽땅 냉이였다.

완두콩  씨를 심으려면
우선 잡초를 뽑고 밭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잡초라는 것이 온통 냉이였기에
웃을수도 없고, 짜증낼 수도 없다는 것이
진짜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흰 양파밭에  잡초는 완전 냉이였다.

해마다 겨울에 냉이를 뜯어 먹으려고
봄날에 냉이 꽃이 피면
냉이 씨가 바람에 흩어지라고
뽑아내지 않은채 그냥 놔뒀더니

겨울 가뭄 때문에 자라지 않았던 냉이가
며칠 동안 비를 맞으면서
우후죽순 처럼 곳곳에서 모습을 보여줬다.

눈꼽만한 하얀 별꽃도
봄나물이라고 했으나
냉이가 너무 많다보니 별꽃 나물은
그냥 잡초로 취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하얀 별꽃은 앙증맞게 예뻤다.
별꽃의 꽃말은 '추억'이다.

자색 양파밭의 잡초는
100% 냉이라는 것에 그냥 웃어봤다.

풀을 뜯어서 담으려고 했던 그릇에는
풀이 아니고 몽땅 냉이가 담겼다.
그런데 이 냉이는 겨울 냉이가 아닌
봄 냉이라서 그다지 맛은 없을 것 같았다.

광대나물꽃도 완전 지천으로
언뜻 자운영 꽃 같은 느낌이 보기좋았다.
광대나물꽃의 꽃말은 '봄맞이'였다.

텃밭 한켠에서 수선화가
땅 위로 새싹을 보이는데...
자세하게 들여다봤더니
땅속에서 부터 노란 꽃대를

매달고 나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곧 노란 수선화가 피는 봄이 될 것 같았다.

4년 전에 딱 한포기의 양지꽃이
바람에 날아들어서 밭에 정착을 했다.

 

산에 사는 녀석이라서 그냥 정성껏 키웠더니
이렇게 큰 포기의 식물이 되었다.
곧 한아름의 노란 꽃이 필 것 같았다.

텃밭 언저리에서 홍매화가
달콤한 향기로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꽃향기가 그윽하니까
더욱 일 할 맛이 나는 것 같았다.

잡초 뽑아내듯 냉이를 캐냈더니
자잘한 냉이를 이만큼이나 캤다.
겨울을 지낸 냉이였다면 뿌리도 튼실할텐데
그래도 봄냉이라는 이유로 버릴수는 없었다.

흙을 털어내고 잘 손질을 한 후 집으로 가져가서
냉이국이라도 끓인다면
봄 맛을 느껴보지 않을까 좋은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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