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매화가 피고 있는 2월 텃밭

nami2 2026. 2. 11. 22:36

눈이 내린다고.. 비가 하루종일 내린다고 문자메시지는 실시간으로 날아들었는데
결국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빗방울이었고, 내린 빗물은 밥숟갈로 한숟갈 정도로...
겨우 흙먼지만 잠재운듯, 비가 내린 흔적도 거의 없었다.
그래도 빗물이라고, 맛을 봤을테니깐 하면서 텃밭으로 나가봤던 이유는
11월에 씨를 뿌려놨던 시금치가 얼마나 더 자랐을까 하며 점검하러 갔었다.
지난번 1월에 기제사 때 겨우 한접시 가량 뜯었다는 것을 빼놓고는
아마도 봄비가 내리는 봄날에나 더 자랄  것 같은 시금치 몰골은 기가막혔다.

겨울 내내 단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던 비였기에 극심한 가뭄이 문제가 된듯했다.
월동 시금치 씨를 뿌릴때는 기제사와 명절과 대보름에 나물로 쓰려고 한 것인데...
결국 월동 시금치는 봄나물이 지천으로 나오는 봄날에는 무용지물이 될 것 같았다.

땅바닥에 늘어붙어서 더이상 성장을 멈춘 것 같은 시금치를 제쳐놓고
겨울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도 쓸데없이 잘자라는 잡초를 제거하다보니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자라는 냉이를 호미로 캐는데, 그다지 작황은 좋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이 겨울내내 단한번도 내리지 않았던 비탓...
비가 아니면 눈이라도 한번 정도 내려줬으면 하는 것이 희망사항인 이곳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것 같아서 괜한 씁쓸함에 헛웃음이 나왔다.

텃밭에도 매화가 제법 피고 있었다.
매화가 피고 있었음은
봄농사 준비를 하라는 것인데
텃밭은 뽀송뽀송...겨울가뭄이 원인이라서
뭣을 먼저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낮11시 부터 오후5시 까지 기온은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영상11도였다.
그래서 텃밭에 매화는 피고 있었으나
이런저런 월동작물들이 볼품 없었다.

들판을 걸어서 텃밭으로 가는 길에도
매화 향기가 코 끝을 자극시켰다.
날씨가 더 추워진다면
그것은 겨울 추위가 아닌 꽃샘추위일 것이다.

텃밭 한켠의 매실나무에는
희끗희끗 눈이 내린 것 같은 꽃들이
봄을 재촉하는 느낌을 주었다.

고라니 때문에 그물망을 씌운 시금치는
바람 불때마다 흙먼지만 날릴뿐...
빗물이 귀한 겨울에 그냥 성장을 멈춘듯 했다.

추위에도 얼어죽지 않았던 케일인데
목마름이 심한 것 처럼 보여졌다.
물을 주고 싶었으나
밤새 기온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망설여졌다.

쪽파 밭도 역시 뽀송뽀송이다.
뿌리는 살아있었으나
쪽파 잎은 거의 낙엽수준이다.

그래도 대파 밭에서 자라고 있는 냉이는
그런대로 자란 것 같았으나
가뭄 때문에 더이상 성장은 없었다.

이맘때면 냉이꽃을 피우느라 바쁠텐데
꽃송이가 단 한개도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나
냉이 뿌리가 그다지 굵지 않았다.

12월에 당근을 캐면서
뿌리를 잘라냈던 당근 잎으로
푹~덮어놨던 상추였기에

2월이라서 당근 잎을 들춰내니까
상추는 얼어죽지 않고 잘 자라고 있었다.

당근 잎이 이불처럼
꽤 따뜻한 보온효과가 되었는지?
상추쌈거리가 있어서 뽑아봤다.

한겨울을 지내면서 이만큼 살아있음은
순전히 부직포 덕분이다.
얇은 하얀 천이 치커리를 살려놨다.

그런데 흙 위에는 아예 물기가 없었다.

 

얼어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설명절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상추들은 먹음직스럽게 자랄 것이다.

 

그때 쯤이면 물을 퍼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물을 줄 수 없는 이유는

밤새 기온이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려웠다.

 

텃밭 고랑에 노란꽃이 제법 피고 있다.

개쑥갓은 겨울도 잘견디고
꽃도 아주 잘피우는 야무진 녀석이다.
유럽이 원산지인데
겨울! 그까짓것" 하면서 잘 지낸다.
꽃말은 '밀회, 괄시마세요' 였다.

텃밭에 광대나물꽃은 봄의 전령사였다.
매화보다 먼저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꽃말 역시 '봄맞이'였다.

광대나물은 꿀풀과의 이년생초이며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와 아시아 였다.

어린잎으로는 식용이 가능한데
용도는 무침, 볶음, 생식 약용이라고 한다.

냉이를 캐봤으나
지난해 보다는 뿌리가  풍성하지 않고
냉이 잎  꼬라지도 그저 그랬다.

냉이는 겨울철에 얼었다 녹았다 하는 것을
캐기 때문에 보약이 따로 없다고들 했다.
그러나 올해는 겨울 가뭄이 너무 심하다보니
너무 빈약하게 자랐다고 투덜대본다.

냉이 나물 한접시를 먹게 되면
칼슘 철분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고
냉이 잎은 비타민A 가 많아서
간 과 눈을 튼튼하게 해준다는데...
올해의 냉이 꼬라지는 한마디로 그저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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