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영하 3도 였으므로 몹시 추운 날씨였으나 오전 10시에는 영상 5도였다.
기온은 영상 5도 였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체감온도는 더 많이 추웠다.
그런 날씨에 텃밭으로 나가는 것은 무리였는데, 부득히 나가야 할 이유가 있었다.
며칠전 부터 아파트 전체에 정전이 예고 되었다.
변압기에 부품을 갈아야 한다고 했었는지? 계속해서 방송을 했었으나
방송 내용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들었기 때문에 설명은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오전 9시 30분 부터~낮 1시 까지 정전이 된다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아파트 전체가 정전이 되니까, 아파트 內에서는 마땅히 갈 곳이 더 없었다.
정전이 되면서 뒤따르는 것은 일단 가스 공급이 안되니까 보일러가 멈춤했고
전기 매트, TV, 와이파이, 컴퓨터는 자동으로 멈춤이며, 수도 까지 그렇다보니
문명 세상에서 받아야 하는 혜택은 완전 꽝이이 된다는 것이 씁쓸했었다.
추운 집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도 우습기도 해서 텃밭으로 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춥다고 미뤄둔 할 일을 하다보면 집으로 갈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아침 부터 할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 보다는 텃밭은 핑계거리가 될 것 같아서
춥거나말거나 텃밭으로 나가봤더니 텃밭은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음이 다행이었다.
텃밭은 시골동네 한복판에 있어서 아늑했고 아침 햇살이 집보다는 견딜만 했었다.
텃밭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보니 정전이 끝나는 시간 까지는 지루하지도 않았다.

텃밭에서 풀을 뽑다보니 호미 끝이
1cm 정도 이상은 흙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땅이 얼어 있어서 호미질이 잘 안되었는데
민들레 꽃이 피고 있었음은
참으로 강인한 식물이라는 것이 놀라웠다.

이렇게 추울때 민들레 잎을 뜯어다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는데...
추위를 견뎌내는 것이 애처로워서
뜯어먹는다는 것이 염체가 없었다.
그래서 민들레 꽃 사진만 찍었을뿐이다.

보일듯말듯... 쪽파 밭에는
생각보다 훨씬 잡초가 많았는데
그 잡초속에는 냉이도 한몫을 했다.

두군데의 쪽파 밭에서 뽑은 풀은
생각보다 많았고
집으로 갈 시간(정전이 끝나는 시간) 까지
시간을 소비하는데는 풀뽑기가 최고였다.

쪽파 밭에는 민들레는 없었고
생각외로 개쑥갓 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었다.
개쑥갓은 유럽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 귀화된 잡초인데...
개쑥갓의 효능은 좋다고 한다.
전국의 들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한해 또는 두해살이 풀이다.
개쑥갓의 꽃말은 '밀회'였다.

양지쪽에는 어린쑥이 얼굴을 내보였다.
추운 겨울날에 뜯어다
쑥국을 끓여먹는 맛도 괜찮았다.

이렇게 크게 생긴 냉이는
추운 겨울이라도 곧 꽃을 피울 것이라서
호미로 캤으나 자꾸 뿌리가 잘렸다.
땅이 얼어 있었기 때문이다.
*냉이는 꽃을 피우게 되면 맛도 없어지고
뿌리에 심이 박혀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꽃이 피기 전에 냉이를 캐야 한다.*

이맘때 얼었다 녹았다 하는 냉이가
맛있기는 했으나 땅이 얼어 있어서
뿌리가 잘 캐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꽃이 피면 맛이 없기 때문에
억지로 캤으나, 뿌리가 잘라져서 나왔다.
겨울냉이의 맛은 뿌리에 있는데...
땅이 얼어서 뿌리를 캐내는 것도 문제였다.

한겨울에 쌈용으로 남겨둔 배추는
아주 튼실하게 크고 있었다.
고라니가 먹을까봐 망을 씌워놨더니
망가지지 않은 예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색 갓은 이른봄에 쪽파와 함께
김치를 담그려고 남겨두었더니
얼지도 않은채 잘 크고 있었다.

도랑가에 돌미나리도 이렇게 자라고 있는데
돌미나리도 추위와는 상관없는듯
아주 예쁜 모습으로 자라는 것이 신기했다.

그물망을 씌운 시금치도 무사했다.
그렇지 않으면 벌써 고라니 밥이었을텐데
월동식물이라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얼지도 않고 잘 크고 있었다.

이불을 덮어놓은 상추도
살짝 들여다봤더니 아주 잘 크고 있었다.
겨울에도 텃밭 상추 먹고 싶으면
뜯어다 먹어도 될 것 같았다.

덮어놓지 않은 유채(겨울초)도
아주 튼실하게 잘 큰 모습이다.
뜯어다가 쌈으로 먹어도 되고
겉절이로 먹어도 되는데
좀 더 키우려고 뜯어오지는 않았다.

요즘 한참 떡만두국 먹을 때라서
대파를 뽑았더니 뿌리가 아주 튼실했다.
얼었다 녹았다 하는 대파 뿌리는
감기 걸렸을때
생강, 대파 뿌리, 귤 껍질 말린 것
도라지 말린것, 배를 넣고 끓여서 마시면
완전 감기 뚝~이라서 귀중하게 쓰인다.

대파 뿌리가 튼실했고
풀을 뽑으면서 캐온 냉이도 제법 되었다.

1월이 시작된지 얼마나 되었다고
매화 꽃망울이 많이 부풀어 있었다.

텃밭 한켠의 청매실 나무에서
곧 매화가 피지 않을까 신기하기만 했다.

꽃망울 속에서 하얗게 꽃이 보였다.
아마도 2월이 오기전에
청매화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짧은 겨울이 더 짧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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