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해질녘의 도심과 시골 풍경

nami2 2026. 3. 2. 22:44

거짓말 처럼 들리겠지만 오늘 날씨는 아침 부터 밤까지 진짜 쉬지않고 비가 내렸다.
그러다보니 오늘의 걷기운동 역시 본의아니게  건너 뛸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어찌나 바람이 심하게 불던지?
봄비는 예쁘게 내리는 보슬비 일텐데, 강풍이 심한 것을 보면 아직 봄비는 아닌것 같다.

창문이 부서질까봐 창문도 열지 못하는 그런 강풍속에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간다면
그것은 완전 미친짓이었기에 하루종일 창밖만 내다보면서 서성거렸는데 재미가 없었다.
그런 것도 길어지면 스트레스가 되지않을까 하는 골치 아픈 생각에...
내일은 비가 내리던, 강풍이 불던 한가지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가뭄이 심할때는 비좀 내렸으면 하는 간절함에 야속한 하늘이라고 빈정댔었는데
이번에는 비 좀 그만 내리게 해달라는 마음 보다는 그래도 맑은 날이 기다려졌다.
이러쿵 저러쿵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된다면 무슨 걱정 근심이 있겠냐만은
강풍을 동반한 태풍같은 비바람은 봄을 맞이하는 꽃바람과는 안어울리는 것 같았다.

모처럼 시골에 사는 쥐가 서울 구경 가서 어리둥절하는 동화속 이야기 처럼
엊그제 나가봤던 번화가의 해질 무렵 부터 어둠이 깃든 시간의 환상적인 풍경은...
얼마만에 봤던 모습이었는지,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너무 차이가 난 것은 사실이었다.

잠시잠깐의 무아지경 같은 도심풍경에 도취했다가 현실로 돌아온 이곳의
어둠이 깃든 저녁 풍경은 그냥 쓸쓸하기만한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이곳이 더 만족스럽다는 것은 나혼자만의 생각인 것인지는 모르나
인생을 살면서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쁜 것인지는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해본다.
그래도 어느날 부터인가 전원생활이 좋다고...
도시생활을 청산한 후 우리 아파트로 이사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위로가 된다.

며칠째 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까지 동반하니
피고 있는 매화가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래도 강인한 매화꽃이었기에
강풍을 동반한 비 바람에도 끄떡없다.

엊그제 나가봤던
부산 번화가의 초저녁 풍경인데
정신을 빼앗을 만큼 현란했다.
이런 풍경을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
우물 안 개구리 처럼 그냥 주눅이 들었다.

일단은 이런 풍경이 낯설기는 했으나
어째튼 나도 인간이었으므로
휘황찬란한 모습이 싫지는 않았다.

남포동에서 광복동으로 가는 길이다.

그냥 번화가의 밤 풍경인데
사진 찍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25년 정도...닫혀 있는 세상속에서 살다보니
이런 풍경은 처음이었기에
촌사람 티가 나는 것이라도 어쩔수 없었다.

현란한 도심 풍경에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무튼 신세계 같은 풍경이니까

남포동을 벗어나서 광복동 거리였다.
시간이 오후 8시 무렵이었다.

신데렐라가 타고 가는 황금마차...
설명서는 없으나 그런 상상을 해봤다.

도심 한복판에 선물 보따리도 예뻤다.

언제 다시 이런 번화가로 나오게 될지?
지겹지 않은 풍경들이라서
눈도장을 쾅쾅 찍어놓고 돌아섰다.

도심구경을 끝으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에 부산역을 지나가고 있다.
서울 갈때 부산역에서 KTX를 타고 가지만
부산역 야경은 처음 구경해본다.

집으로 가는 길은
좌석 버스로 꼬박 1시간 40분 가야하는데
해운대로 가기 전, 광안대교 주변이다.
기장 촌사람이 벼라별 구경을 다 해본다.

어둠이라는 것에 심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해가 떨어지면 거의 집에 있다보니
이런 저런 야경은 누구와 함께 할 때 뿐인데
지금은 오롯이 혼자였기에
야경....그것은 나에게 먼나라 이야기였다.

도로 위는 광안대교였다.
집으로 가는 시간이 9시가 훨씬 넘었기에
어둠이라는 공포가 점점 심해져 갔다.

버스에서 내리면 밤10시가 넘을텐데...
불안한 마음이 마음을 뒤죽박죽 하건만
그러면서도 버스 안에서
광안대교 사진을 찍으며 마음을 다스렸다.

집 주변의 해질녘 풍경이다.
이런 한적한 시골에 살다보니
도심속의 현란한 야경이 낯설기는 했었다.

어둠이 깃든 시골 들길이다.
아파트가 코 앞에 있었고
늘 다니는 길이라서 음악을 들으며
걷기운동을 할 때가 많아도 불안하지는 않다.

어둠이 깃든 들길에는
매화 향기가 그득하다.
혼자서 사색하며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어제 오후 알바를 끝내고
마을버스를 기다릴 때 사진을 찍어봤다.
카페 주변에도 온통 매화라서
어둠속에서도 매향이 바람에 실려 날아간다.

마을버스에 내려서 집으로 가는 길이다.
그냥 조용하고 약간은 쓸쓸하기도 했으나
나라는 존재는
어느 순간 부터는 불빛 찬란한 도심 보다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이런 시골을
좋아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는 것 같아서인지

앞으로 사는 동안 만큼이라도 절대로

도심속으로는 들어가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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