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겨울 텃밭, 당근으로 마무리

nami2 2025. 12. 25. 22:02

어제는 하루종일 겨울비가 내리더니 따뜻하기만 했던 이곳 동해남부도 겨울이 된듯...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추워지는 것 같았다.
초저녁 부터 영하로 내려가면서 바람까지 동반한 날씨는 말로 표현이 안되었다.
이제 진짜 겨울이 되는 것 처럼 두꺼운 패딩옷을 저절로 걸쳐입게 되었다.
내일 아침에 영하 7도 까지 내려간다는 예보가 이번에는 헛소리가 아닐듯 했다.

성탄절이라고 해서 집에 꼬맹이 손님들이 왔었다.
도심에 사는 꼬맹이 손님들이 텃밭 체험을 하고 싶다고 해서 밭으로 가봤는데...
바람이 심하게 부는 추운 겨울 텃밭에서는 그다지 할 일이 없었으므로
아직 월동준비가 필요한 상추밭을 덮어준 후
밭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당근 캐기를 했었으나 당근 꼬라지가 너무 기가막혔다.

취미삼아 농사를 짓는다고 했어도 어찌하여 당근 꼬라지가 늘 그러한 것인가?
진짜 당근은 몇개 없었고, 당근 밭에서 인삼 닮은 것들이 나오니까 웃음도 아까웠다.
일부러 그렇게 농사를 지으라고 강요를 해도, 그런 농사법은 나오지 않을텐데
이상기후 탓인지 아니면 나의 당근 농사 솜씨에 한계가 온 것인지?
그냥 민망한 웃음으로 끝을 낸, 올해의 진짜 마지막 수확은 당근농사였다.

겨울인데 텃밭의 대파밭에서 자생하는
냉이가 벌써 꽃을 피우고 있었다.
12월 중순 까지 기온이 18도~20도 였으니
꽃을 피우는 것은 당연한 것 같았다.

냉이를 캐보겠다고 호미를 든
꼬맹이 손님의 어린 손이
냉이 보다 더 예뻐보였다.

곧 1월이 되어서 진짜 겨울이 된다면
대파 밭이 얼어 붙을 것인데...

밭이 얼어붙기 전에 냉이 캐는 것은
비가 내려 촉촉한 땅에서 쑥쑥 잘 캐졌다.

짜투리 땅, 여러곳의 상추 밭 중에서

엊그제 까지 상추를 뜯어 먹었던 곳인데

이제 영하로 제법 많이 내려간다고 하니까 

이곳 상추밭에도 월동준비가 필요했었다.

 

부직포로 덮어줘야 하는 상추밭이지만
남아 있는 부직포가 없었으므로
간판집에서 현수막 제거한 것을 얻어다가
이불 덮듯이 상추를 잘 덮어줬다.

지난번에 부직포를 덮어줬던 치커리가
부직포를 열어보니까

그것도 방한이 된듯, 이렇게 자라고 있었다.

 

부직포 밑에서 이 정도 자란다면
아쉬운대로 겨울 내내

싱싱한 채소를 뜯어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이제 당근 농사는 한계가 온듯했다.
당근을 캐고 나니까 웃음도 아끼고 싶었다.

 

그러나 밑거름 외에는

아무런 약을 치지 않고, 비료도 안줬기에

무공해 채소 그것으로 위안을 받고싶었다.

 

흙 묻은 것을 밭에 떠다놓은 물에 씻어서
먹어보니까 당근의 맛은 괜찮았다.

설탕 처럼 단맛에,아삭거렸다. 

텃밭체험 하러 온 꼬맹이들이
당근을 몇개씩 먹고 있기에, 물어봤더니
진짜 당근이 달착지근하고  맛있다고 했다.
그러나 당근 꼬라지의
모양 만큼은 당근도 아닌 인삼 수준이라서
그냥 어이없는 웃음으로 순간을 모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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