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음은 어느덧 12월도 중순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다른 지방에서는 이미 김장을 끝내서 한참 김장김치를 먹고 있을때지만
이곳은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김장했냐고' 하는 인사가 대부분인데...
재래시장이나 큰 마트에 가더라도 풍성하게 김장시장이 열리고 있어서
누가 뭐래도 요즘의 이곳은 제법 바쁜 김장철임을 저절로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이곳 한낮 기온은 여전히 14도~16도였다.
두툼한 옷을 입고 텃밭에 가서 일을 하고 있으니까 땀이 흘러내렸다.
들판은 생각치도 않게 차거운 바람 때문에 혹시나 해서 꽁꽁 싸매고 밭에 갔더니
결국에는 웃옷을 벗어놓고 일을 할 정도로 낮1시의 기온은 진짜 따끈따끈 했다.
그래도 언제 어느때 밤기온이 떨어지고 채소들을 추위에 얼게 할까 염려스러워서
그동안 자나깨나 텃밭 생각이었는데, 결국에는 월동채소들을 보호해주기로 했다.
추운 겨울 텃밭에 부직포 한장 덮어준다고 채소들이 잘 견딜까 하는 생각이겠지만
이곳은 겨울에도 애기동백꽃과 비파꽃이 예쁘게 피고 있는 '동해남부'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텃밭에 나간김에 부직포 한장씩 덮어주는 그런 작업을 하고 왔다.

지금이 겨울, 그것도 12월 중순인가 할 만큼
의아해 할 것 같은 생각은...
노란 민들레꽃이 너무 예쁘게 핀다는 것이다.
주변의 풀들도 아주 싱그럽다는 것인데
텃밭에 나가보면
지금이 진짜 봄인가 착각에 빠져들때도 있다.

앞으로 날씨가 추워질일만 남아 있어서
올해의 마지막 수확...갓을 뽑기로 했다.
그동안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다보니
꼬라지는 엉망이나,갓 자체는 부드러워서
갓김치 담그면 맛있을 것 같았다.

농사 지을때는 좋았으나
수확을 하면 김치를 담가야 했기에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었던 갓들을
오늘 어쩔수없이 뽑아야만 했었다.
몽땅 뽑아놓으니까 제법 많아 보였다.

갓김치가 맛있어서 씨를 뿌리긴 했었는데
갓은 고라니가 먹지 않는 채소라서
신경도 쓰지않고,방치하면서 키웠다.
그러다보니
아무런 벌레약을 뿌리지 않았으므로
잘 키워진 갓에 진딧물이 끼여 있었다.
한번 정도 농약을 뿌렸으면 좋았겠으나
무농약 이라는 이유로
진딧물과 배추벌레가 자신들의 놀이터인냥
정말 기가 막힐 만큼 벌레가 많이 붙어 있어서
갓 다듬는 시간이 제법 많이 소요 되었다.
진딧물 때문에 아깝지만 절반은 버려야 했다.

심어 놓은 갓이 제법 많아서
김치 담그는 것도 힘들줄 알았는데
진딧물이 끼어 있는 것을 많이 골라내니까
요 정도의 분량 밖에 되지 않았다.
갓김치가 맛있었으나 진딧물 때문에
절반 정도를 버렸더니 아쉽기만 했다.

텃밭에 심어놨던 풍선덩굴의 열매가
겨울이 되니까 이런 모습이었다.
풍선덩굴이라는 것은
잎도 예쁘고, 하얀 꽃도 예뻤고
풍선 같은 푸른 열매도 예뻤으며
겨울날의 퇴색된 누런 열매도 예뻤다.

당근은 아무래도
올해를 넘겨야 할 것 같았다.
생각보다 훨씬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당근이 어느 정도인가 뽑아봤더니
겨우 이 정도 였다.
올해 농사는 순전히 기후탓으로
뭐든지 못마땅할 만큼 엉망이다.

겨울에도 치커리를 뜯어 먹으려고
부직포를 씌워 주었다.
더구나 겨울에는
들판이나 숲속에 먹을 것이 없어서
고라니가 호시탐탐 노릴 것이기에
아예 부직포로 꼭꼭 덮어놨다.

이곳은 상추밭이다.
엊그제 오전 10시에 상추 뜯으러 갔더니
모두 얼어 있어서 이렇게 덮어 주었다.

작은 밭은 지금 한창 예쁘게 크는
어린 상추밭인데
추위에 다칠까봐 부직포로 보호해야 했다.

쑥갓도 추위에 강하기는 하나
그래도 겨울에 뜯어 먹으려면
이불을 덮어줘야 했는데...
유채(겨울초)는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덮어줄 필요가 없었다.

자색 갓인데
아직 어려서 뽑지도 못하기에
그냥 월동을 시킬 예정이다.
봄 4월에 쪽파를 캐서 함께
김치를 담그면 진짜 맛이 있었다.

시금치 역시 추위에 강하기는 했으나
겨울 내내, 고라니 밥이 될 것 같아서
그물망을 예쁘게 씌워놨다.

오늘 저녁 6시에 배추를 소금에 절이느라
배추를 반으로 쪼개봤더니
배추속은 노랗게 보기 좋았으나
묵직하지 못하고 배추 무게가 가벼워서
지난해 절반도 안되는 김장이 될 것 같았다.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겨울 한복판의 텃밭에서 (12) | 2026.01.07 |
|---|---|
| 겨울 텃밭, 당근으로 마무리 (22) | 2025.12.25 |
| 영하 날씨의 겨울 텃밭에서 (19) | 2025.12.15 |
| 초겨울날의 텃밭 채소들 (14) | 2025.12.09 |
| 사그러드는 늦가을의 텃밭 (17) | 202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