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우중충한 회색빛 하늘 밑에서 재미없게도 20여일을 살다보니까
맑고 푸른 가을 하늘을 언제 봤던가?
그냥 우습기도 하고, 기가막히기도 했으며 어처구니없게도 했었는데...
이른아침 눈을 뜨자마자 일기예보를 봤더니 7시~9시 까지는 완전 맑음이었다.
어린시절 그림일기에 그려넣었던 햇볕 쨍쨍 표시를 '🌞' 예쁘게 그려서
달력의 오늘 날짜에 기념을 해야 하는 것인가?
혼자서 멋쩍게 웃으면서 7시쯤 텃밭으로 나가는데 하늘이 진짜 예쁘기는 했었다.
모처럼 아침나절에 햇볕을 보게되니까 풍경 자체가 예뻐서 사진도 찍어봤다.
비록 쓸데없는 사진이 될지라도 오랫만의 햇볕이 있는 사진은 보기 좋았다.
이른 아침 기온은 약간 한기를 느끼는 18도였고, 낮기온은 선선한 22도였다.
맑은 하늘이 전형적인 가을하늘이라고 좋아했는데 10시 이후에는 또 흐림이었다.
한여름날 부터 가뭄이 들었던 9월 까지는 아침 햇살이 뜨거워서 텃밭일도 못했건만
요즘은 늘 비가 내리고 날씨가 흐려서 텃밭일 하는 것이 좋기는 했었으나
햇볕 없이 자라는 텃밭 작물들은
어둠속에서 자라는 콩나물 처럼 혹시 웃자라지 않을까 괜한 걱정이 근심을 만든다.
내일은 또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고, 비 내릴 확률은 80%였다.

이른 아침 7시쯤에 텃밭으로 가는데
진짜 아주 오랫만에
저런 하늘을 보게되니까 황송하기도 했다.
흰구름이 있는 저곳은 바다 위인데...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은
오늘 아침에 일출 장면도 봤을 것 같았다.

텃밭으로 가는 들길에
단감나무가 휘어질 것 처럼 다닥다닥이다.
가을은 깊어만 가고 있는데
매일 매일의 날씨는 한마디로 꽝이라는 것...
참 재미없는 가을은 확실했다.

텃밭에 도착해서도 하늘이 예쁘니까
자꾸 사진을 찍어봤다.
오늘의 맑은 하늘은 딱 3시간
제한적인 하늘의 선택이었기에
아깝기도 하고, 많이 아쉽기도 했었다.

두번째 생을 살아가는 봉숭화는
날씨가 어떻든간에
아주 예쁘고 싱그러운 모습이다.
6월 중순에 꽃이 피고, 7월에 씨를 맺고
8월에는 그 씨가 흩어져 땅에 떨어진 후
봉숭화 자체는 흔적없이 사라졌고...
9월에 다시 씨가 발아되고 싹이 자라나서
10월에는 꽃이 피면서 이렇게 두번째 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봉숭화 인생이다.

고라니 때문에 텃밭은 그물망으로
너저분한 모습이 되어 있으나
하늘이 맑고 푸르기만 하니까
텃밭 자체가 싱그러워 보인다.

식물들은 햇볕 쨍쨍거리는 가뭄보다는
우중충 할지언정
흐리고 비가 내리는 것이 좋은 것 같았다.
텃밭 한켠의 밭둑은 완전 꽃밭이 되었다.

유채와 쑥갓이 예쁘게 자라고 있는
텃밭가에도 가을꽃들은 계속 피고 있다.
해국의 꽃망울도 커져만 가고
국화의 노란 소국과 대국의
꽃망울도 한껏 부풀어서
아마도 10월 중순이 지나면
꽃을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추밭은 완전 감옥이 되었고
텃밭의 풍선덩굴도 풍성했는데
회색빛 하늘 보다는
푸른 하늘이 더 더욱 밭을 멋지게 했다.

이웃집 텃밭 한켠에 심겨진 핑크뮬리...
어디론가 핑크뮬리를 구경 가려고 했었는데
덕분에 구경가는 것은 일단 보류가 되었다.

핑크뮬리는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고 부르며
미국 중서부가 원산지라고 한다.
환경부에서는 핑크뮬리를
2급 유해종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핑크뮬리의 꽃말은 '고백'이다.

7~8월에 꽃이 피는 구기자나무에
또 꽃이 피고 있었다.
구기자꽃의 꽃말은 '희생'이다.

구기자나무에 꽃이 피니까 당연히
열매도 맺게 된다.
앙증맞고 예쁜 구기자열매이다.
구기자나무는 가지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이다.

날씨가 우중충했었다면
이 열매도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른 아침의 하늘이 너무 예뻤으므로
빨갛게 익어가는 피라칸타 열매도 예뻐보였다.
피라칸타는 유럽 남동부와 아시아가 원산지인데
장미과에 속하는 가시가 달린 상록활엽관목이고
피라칸타의 다른 이름은 피라칸사스이다.
우리나라 한국본초도감에서는
피라칸타 열매를 '적양자'라고 부른다.
적양자는 소화력을 증진 시키고
위장의 염증을 치료하며
설사와 이질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또 부인병의 자궁출혈을 멈추게 하고
산후에 어혈을 제거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능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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