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보다는 8월이 더욱 무더운 것은 여름이 절정에 도달했기 때문도 있겠으나
그것보다는 대략,태풍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무더위가 많으므로
이번 태풍은 언제쯤 소멸될 것인가?
태풍의 경로는 어느 곳으로 갈 것인가에 자꾸 관심을 가져보게 되는데...
그 태풍이라는 것이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릴레이식도 골치가 아팠다.
해안가 주변에 살면서 배가 육지로 모두 올라가 있으면 태풍이 심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건만
왜 무엇 때문에 이번 태풍은 바람 한점없이 지독한 폭염이 계속되는 것인지?
진짜 감당이 안되고 있음에 시간 보내는 것 조차 지루하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해마다 겪어내야 하는 수없이 많은 태풍들인데...
그렇지만 아주 가끔은 서늘한 바람을 동반해줘도 좋겠다는 생각이거늘
이번 여름은 폭염속에서 마냥 지쳐갈 것을 생각하니 그저 끔찍할뿐이다.
아무리 더워도 텃밭에는 매일 나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법칙이지만
하루에 딱 2시간씩만 일을 하려니까 좀처럼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어제 당근을 캐다가 너무 더워서 남겨놨던 당근의 잔챙이들이라서
오늘 나머지 모두를 캐오는데, 괜한 갈등이 생겨났다.
못생기고 무언가 부족한 당근들이지만 그것들도 분명 당근이었는데
그렇지만 그것들을 몽땅 버려야 하는가
집으로 데려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다가 결국 집으로 가져왔다.
무엇을 어떻게 할런지는 나중 일이고,일단 농사지은 것이니까 소중했었다.

아침 6시 부터 푹푹 찌는 더위는
매미소리 까지도 짜증스러웠다.
그래도 10분 정도의 들길을 지나서
텃밭에 도착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텃밭에서 꽃을 피운 녀석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의 텃밭 풍경 자체가 멋졌다.

올해 토마토 농사의
마지막 남은 방울토마토이다.
노랗게 익으면 나무를 뽑아낸 후
그자리에 가을 쪽파를 심을 예정이다.

여름이 절정으로 더워지니까
맨드라미꽃들이 예쁘게 피기 시작했다.
맨드라미는 아열대 식물인 것 같다.
그 옆의 봉숭화꽃도 덩달아 예쁘다.

주렁주렁 넝쿨을 뻗어가면서
꾸준하게 피고 있는 더덕꽃도 여전히 예쁘다.
주변은 꽃이 없는 무더운 여름이지만
우리 텃밭에는 늘 꽃이 피고 있으니까
그냥 기분이 좋기만 했다.

나팔꽃 넝쿨이 끝도없이 번져가기에
넝쿨 자체를 자꾸 잘라냈더니
겨우 모진 목숨 처럼 꽃 한송이 피웠다.
내가 너무 했나 하면서도
나팔꽃이 피니까 사진 부터 찍는 내가 우습다.

참나리꽃은 아마도 여름이 다가도록
꽃을 피워줄 것만 같은 예감인데...
어느날인가
예고없이 사그러지면 참 쓸쓸할 것 같다.

뻗어가는 호박 넝쿨을 보니까
갑자기 호박잎 쌈이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아주 연한 잎만 땄더니 제법 되었다.
밭에 쭈그리고 앉아서
호박잎 줄기를 벗겨내며 다듬었다.

어제 당근을 캐면서 못생긴 것과
어린 잔챙이들을 남겨놨는데
모두 그냥 버릴까 하다가 갈등이 생겼다.
이녀석들도 애써 키운 것들인데...
버려진다는 것이 얼마나 억울할까 생각하니
다듬어서 집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아침 부터 얼마나 더웠던지?
이것들을 집으로 가기위한 것이 청승인가
아니면 당연한 것인가 우습기만 했다.

봄에 심었던 채소들이 완전 끝물이었다.
쭉쭉 뻗은 오이는 기대할 수도 없다.

호박잎을 찜기에 쪄내고
양념 간장을 만들었다.
호박잎은 빡빡된장과 어울리지만...
양념 간장도 맛있었다.

집으로 가져온 당근 중에서
가장 어린 것들과 못생긴 것을 씻었더니
쥬스를 내리면 한컵은 충분할 것 같았다.
여름 당근은 그다지 맛이 좋지않아서
사과 한조각을 넣고 쥬스를 만들었다.

쥬서기로 당근 쥬스를 만들었다.
보잘 것 없는 당근이었지만
당당하게 당근쥬스 1컵이 완성되었다.

만들어 놓은 단호박 샐러드와 모닝빵
그리고 당근쥬스...
든든한 한끼의 아침식사가 되었다.
점심에는 보리밥과 호박잎쌈
저녁에는 지난번에 담근 열무김치와
엊그제 만든 오이 밑반찬으로 비빔밥...
그럭저럭 텃밭에서 제공되는 것들은
누가 뭐래도 완벽한 나의 건강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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