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알바하는집, 정원에 핀 해국

nami2 2022. 10. 24. 21:46

더이상  꽃이 필 것 같지 않은...
점점 추워지는 가을날에  해안가에는  신기 할 만큼  예쁜 꽃들이 피고 있었다.

해안가에 위치한 알바하는 집은  마당끝에서 부터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그러한 곳이 다른사람들은 부럽다고 하겠지만, 10년동안 드나드는 내게는
좋은 것인지,나쁜 것인지는 모르나  전망이 좋다는 것은 인정을 해본다.
그러나  이곳으로 일을 하러 갈때는
평소의 옷차림 보다는  신경을 써야 할  정도로 추운 곳이라는 것이
어쩜 내게 늘 붙어 다니는 ,감기몸살의 근원지가 되는 곳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해안가는 변덕이 심하며, 바람도 세차게 불고, 초겨울 날씨 만큼  추운곳인데 ....
추위와는 전혀 상관 없는듯,  꽃들은  참으로 예쁘게 핀다는 것이  아이러니 했다.

알바하는 집은 10월 중순이 지나면서

입구부터 시작해서 뜰앞과  뒷곁 그리고 작은 정원 주변에

온통 해국 천국이  되어가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해국의 색깔은 짙어진다는것....
휴일의 해안가는 완전 변덕이 심한 뺑덕어미  같은 날씨였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정말 추운 초겨울날씨였는데

그럴수록 해국의 색깔은 짙어지는 것이 신기했다.

 

뜰앞 바위틈새에서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운다는것이 놀라웠다.

흙도 없고 , 물기도 없는....

그렇다고 누가 물을 주는 것도 아닌데 , 정말 예뻤다.

 

알바하는 집, 입구는  9월초에는  맥문동 꽃이 피었고,

지금은  해국으로 장식한듯...
일주일만에 일하러 가니까 , 이렇게 활짝 피어 있었다.

해국의 꽃말은 "침묵, 기다림"이라고 하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듯한 해국이 애처로워 보였다.

 

해국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국화라서 해국(海國)이라고  하는데
해국의 특징은  

다른 식물들이 시들해지는 11월에도  탐스럽게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알바하는 집  뜰앞에는  해마다 12월까지 해국을 볼 수 있었다.

 

알바하는 집은 마당 끝이  호수 처럼 착각할 만큼의  넓은 바다였다.

휴일이었지만 ,조금은 한가해서 뜰앞의 화단을  정비했다.

내 손이 특별한 손은 아닌데, 꽃 가꾸기는 완전  내 차지였다.

내년 봄에는 더욱 예쁜 꽃을 보기위해  '제주 수선화'를 옮기고 거름을 해놓았으며

수국 또한 좀 더 예쁜 꽃을 보기위해, 구덩이를 파고 거름을 한 후 분리해서 심어놨다.

국화꽃도 지난주에는  어설픈 꽃봉오리였었는데

한 주 만에 이렇게 국화향기 풍기는 예쁜 꽃으로  아는체를 해줬다.

 

해안가라서 그런지

해풍 덕택에  마당가에서 '광대나물'꽃이  피고 있었다.

                    클레마티스꽃

계절을 잊은 해바라기꽃이  예쁘게 피어서 반가웠지만

꽤 추워보였다.

 

흔하게 피는 '미국쑥부쟁이'꽃도 알바하는집 ,정원에서는 꽤 멋져보였다.

지칠줄 모르고 피어대는 

이꽃은 아마도 한겨울에도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검푸른 바다는  추워보였지만  하늘의 하얀구름은  봐줄만 했다.

한낮의  바다 풍경은 예쁘기만 해서  사진을 찍게 되지만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람을 환장하게 만들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바람불고, 파도 치고,  날씨는 춥고, 옷은 허술하게 입어서 덜덜덜 ....

그래서 그이튿날에는 반드시 감기약을 먹어야 했다.

 

해안가에 피는  노란 '샤데풀꽃'이 점점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어느쯤에는  해안가는 완전 노란 물결이 될듯 했다.

 

해안가의  전형적인 요즘 풍경이다.

알바하는 집에서 일이 없을때는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습관이 있다.

그냥  이곳에서 멍때리기를 좋아한다.

 

파도가 무섭게 치는  바다는  하루 하루가  참으로 변덕스럽다는  것을....    

바다를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꼭  말해주고 싶었다.

이렇게 피도칠 때의  나의 표현은  바다가 또 미쳐가고 있다고 한다.

 

세차게 밀려오는 거센 파도의 물보라가 사진을 찍는 언덕위에 까지 날아왔다.

가끔 속이 답답할때는  무섭게 파도치는  모습을 바라보면

가슴이 뻥 뚫릴때도 있다는 것이 

늘 일주일만에 해안가로 알바하러 가면서 느껴보는 바다의 풍경이다.

 

감나무집이라는 간판이 붙은 음식점의 감나무에

올해는 감이 완전 다닥다닥이다.

지난해에는 감나무집이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감이 열리지 않았다.

 

언제나   바라봐도 멋진  등대앞에서
자판기 커피를 빼어들고  마시면서도 마음은 편안했다.
선착장 앞에는  선지국밥집은 있어도  커피전문점은 없었다.

가끔은  마음 맞는 친구와 간단한 식사후, 자판기 커피를 들고

커피 마시는 시간이 5분이었기에 

이곳 등대 앞에서 딱 5분 정도 휴식을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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