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에서 몇번째 태풍이 오고 가는지는 관심이 없어도
그 태풍의 영향으로 해안가에 살면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음을 즐거워 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폭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다른 지방의 소식을 알고 있기에, 시원함을 강조하는 것도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이곳 해안가는 아직 30도를 넘나들지는 않았다.
29도가 한계점인가 생각해보는데....
산 위에서 부는 바람과 산너머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합쳐져서 기쁨조가 된듯했다.
햇볕이 내리쬐는 아스팔트를 걸으면 더워서 견딜수 없겠지만
나무숲이 있는 공원길을 걷다보면
시원한 바람 때문인지 걷기운동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오늘 낮1시쯤에 알게 되었다.
나무가 많은 공원길을 반복적으로 걸어도 땀이 흐르지 않는 시원함이 언제 까지 특혜를 줄런지는 모르나
이런 정도의 태풍 영향이라면 여름내내 지속되어도 괜찮을 것이라는 욕심을 가져보았다.
해안가에도 역시 바람은 그냥 걷기좋은 시원한 바람이었다.
어촌마을에는 요즘 가장 흔하게 보여지는 꽃이 칸나꽃이었다.
다른곳에서는 공원길에 여러가지 색깔의 원예용 칸나꽃이 더러 눈에 띄이지만
이곳 어촌마을 어귀에는 예전의 어린시절에 보았던 붉은 칸나꽃이 멋진 여름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촌마을의 골목길을 걷고있는데
낮으막한 하얀 철책 울타리에 수박넝쿨이 싱싱하게 뻗어가고있었다.
아마도 대문안의 화단에 수박을 심어놓은 것 같았다.
노란 수박꽃을 가까이에서 처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철책 울타리 밑으로 축구공만한 수박이 두개나 눈에 띄었다.
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왔고,
몸을 구부려서 바라보다가 아예 쭈구리고 앉아서 사진을 찍었더니,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께서 한마디 하셨다.
수박은 그런 모습으로 재미있게 익어가고 있는데
수박주인은 아파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어서 큰일이라고...
어르신이 걱정하시는 수박주인도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부디 아무일 없이 건강해지시라고.... 기원을 해본다.
수박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녀석이 짖지도 않고,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주인께서 아파 누워계시니까 꽤나 심심했나보다.
철책담장 너머로 함께 놀아주고 싶었지만, 일하러 가는 바쁜 길이라서 그냥 손만 흔들어주고 돌아서야 했다.
검둥이 녀석의 눈망울에서 심심하다는 것이 역력하게 보여졌다.
어느집 담장 옆에 하얀꽃이 피었다.
여름이면 은근히 좋아하는 '하늘타리(하늘수박)꽃이다.
집주인께 여쭤봤더니 약용으로 심어놨다고 한다.
본격적인 더운 여름이었기에 보라색깔이 더욱더 짙어지는 '맥문동'꽃이다.
다른때 같았으면 들판에 제법 많은 하얀꽃이 필텐데
폭염과 가뭄에 하얀꽃들이 가뭄에 콩나듯이 피어 있다.
어쩌다가 피어 있으면 보기 예쁜 '사위질빵'꽃인데, 너무 흔하게 넝쿨이 뻗어가면 공해가 되는 꽃이다.
하얀 '사위질빵 '꽃과 넝쿨 뻗어가는 순위를 결정하라고 하면, 순번을 결정하기 어려운 '계요등'꽃이다.
끝도없이 질주하는 넝쿨의 번식은 여름이 끝날때 까지 이어질 것 같다.
'박주가리'꽃이 요즘에는 보기 힘든 꽃이 되었다.
여름꽃 중에서는 은근히 좋아하는 꽃이다.
연분홍 색깔의 박주가리꽃도 있었지만, 보기 귀한 꽃이 되었다.
어린 시절의 고향집 뜰앞 화단가에 여름이면 늘 피어 있었던 '한련화'꽃이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셨던 꽃이기에, 해마다 여름철 화단에 예쁘게 피어 있었음을...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감에 한련화꽃도 점점 그리움이 되어가는 꽃이라는 것을 알 수있었다.
아버지가 떠나신지 35년...
여전히 여름이면 어느집 화단가에서 한련화꽃은 계속 피고 있었다.
열흘이 넘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해안가에 '하얀 여뀌'꽃이 자꾸만 군락을 만들고 있다.
바람이 없다면 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택에 걷기운동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름날 오후이다.
귓가에 들려오는 매미소리도 여름의 소리라고 그러려니 생각하면서도 웬지 짜증스러운....
아침 저녁으로 들려오는 가을날의 귀뚜라미소리가 점점 그리워질 것 같은 폭염의 여름날에
노란 겹삼잎국화'꽃이 그림 처럼 예쁘게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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